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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원시원 Apr 23. 2021

[서평] 끌리는 말투호감 가는말투

저자리우 난

출처 시원시원


상상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식 서평입니다.

이 서평은 출판사의 서평단에 참여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등장인물

리우 난, 시원시원


칭찬은 사람 마음에 스민다.


평소에 내 말투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 직설적으로 단답으로 말한다. 그래서 솔직하단 평과 성의 없다는 평을 듣는다. 손님에게 제품을 설명할 때에도 그 버릇이 나온다. 제품 설치 후 손님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건 이렇게 하는 겁니다,  저건 저렇게 하는 겁니다"


여기서 끝냈으면 좋으련만 한마디를 더한다.


"이해되시죠?"


항상 나의 말끝에는 이 말이 붙어있다.  내 목소리가 중저음이라 자칫 '당신 이해 못하면 안 돼'라는 말처럼 강압적으로 들릴 수 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만 몇몇 손님들은 불쾌를 들어냈다. 내가 언제 부러 이랬을까 생각해보면 아마도 대학생 때였다.  용돈을 벌기 위해 과외를 했었다. 그때 학생들에게 '이해하지?', 라는 말을 했다. 자꾸 반복된 설명을 하다 보면 어느새 억양이 변했다. 처음에는 '이해하지?'라는 말이 점점 '이해해야 돼' '더 이상 설명은 없어' ' 이해 못하면 이젠 네가 알아서 해'의 의미가 담기도록 말했다. 더 깊은 마음속의 말은 ' 같은 설명은 짜증 나'였다.


얼마 전 친한 형님과 대화 중에 있었던 일이다.

그 형님은 나에게 자영업에 관련된 것을 물어보았다. 나는 친절히 알려주겠다는 마음과 달리 무의식적으로 말끝마다 말했다.


"이해해요?"


형님이 같은 질문을 할 때마다 그 말의 억양은 강해졌다. 참다못한 형님이 나에게 말했다.


"그만해라!"

"안다고 유세 떠는 거야 뭐야"


나는 형님의 말에 당황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형님은 불만 가득한 소리로 말했다.


"말끝마다 '이해해요'라고 하잖아"


형님의 말에 선뜻 이해가 가진 않았다. 내가 아는걸 전부 말해주기 위해 되묻는 말이었다.  하지만 형님은 그만이 매우 불쾌했다.


"형님이 아는지 모르는지 그래서 물어본 건데...."


나는 화가 나 있는 형님 모습에 말끝을 흐렸다. 형님은 '이해해요'라는 말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해해요'라는 말이 결국 '이해해야 돼 알았어'라는 강요의 말로 들렸던 것이었다.


리우 난은 말했다.


"칭찬은 상대에게 즐거움을 주고 의욕을 북돋아 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칭찬에 상당히 인색합니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해서 이죠"

"칭찬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

"사소한 칭찬이라도 상대방에게 성의를 담아 현실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형님이 시원님에게 화가 난 건 자신을 다그치는 말투 때문입니다"

"'잘 이해하셨어요''역시 머리가 좋아서 금방 알아들으시네요'라는 칭찬을 하시면 대화가 잘 이루어졌을 겁니다"


나는 말했다.


"생각해보니 형님에게 칭찬을 해준 기억이 없네요"

"작가님의 말처럼 칭찬을 해주었더라면 좀 더 대화가 즐거웠을 것 같네요"

"제가 왜 그랬을까?  후회되네요"


리우 난은 말했다.


"그렇다고 너무 자책하진 마세요"

"앞으로 잘하시면 되죠"

"말이 지나치면 상식에 어긋나고 너무 절대적이면 반감을 부르는 법이죠"

"앞뒤가 맞지 않으면 약점이 되고 너무 직설적이면 상대를 격분시켜 갈등을 일으킵니다"

"시원님처럼 솔직한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면 장소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남에게 상처를 주고 인간관계에서 적을 만들죠"

"솔직한 표현은 이성과 지혜가 따라야 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우 난의 말대로 나는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직업상 때문인지 옛날 과외하던 버릇인지 모르겠으나 어중간한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남에게 불쾌감을 주었던 것 같다.  형님에게도  예전 과외받던 학생에게도 말이다.


인사가 대화의 물꼬를 튼다.


상대에게 먼저 인사를 한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인사 정도 가지고 큰 용기가 필요하다니 너무 거창한 거 아냐"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험은  자신이 인사를 했을 때 상대방이 모른 체하거나 못 보고 지나친 것을 떠올린다. 그 순간 얼굴은 화끈거리고 창피해서 혹시 누가 보았을까 봐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이 경험으로 인해 선뜻 먼저 인사하길 꺼려한다. 특히 처음 본 사람에게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서로 눈이 마주쳤자만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응시한다. 입에는 지퍼를 달아놓은 듯 굳게 잠겨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서로가 먼저 말해주길 바란다.


산행길에서 만난 처음 본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넬 수 있을까?


나는 매일 새벽 5시 30분에 산행을 한다. 지금은 낮이 길어 환하지만 몇 달 전만 해도 이 시간에는 어두웠다. 가로등 불빛 하나에 의존해서 산행을 하다 보면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든다. 간혹 나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은 만나면 반갑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만난이 들 중 대부분은 선뜻 먼저 인사를 하지 않았다.

어느 날이었다. 평소와 같이 산행을 하는데 저 멀리서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이 보였다.  점점 그와 가까워 지자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그는 나에게 인사를 했다.  산행을 하면서 인사를 받는 것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입안에는 '안녕하세요'가 맴돌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 게다가 그는 내려가는 중이라 금방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의 인사를 안 받아준 것에 미안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단지 인사하나 받았을 뿐인데 산행하는 내내 즐거웠다.  그 뒤로 몇 번을 그와 마주쳤고 우리는 서로에게 인사를 건넸다. 잠깐의 마주침이지만 서로에게 건넨 인사는 산행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한 번은 그처럼 나도 마주치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 적이 있었다. 그때 먼저 인사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리우 난은 말했다.


"다른 사람과 인사하는 법을 제대로 알면 대인관계가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우리는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 열정이 없는 사람,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아닙니다"

"단지 인사의 어려움을 겪고 말을 건네지 못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상대는 이런 사정을 감안하지 않아요"

"우리의 내면까지 깊숙이 터놓을 수 없기에 겉으로 보이는 모습대로 판단하게 됩니다"

"우리가 호의적인 사람, 의욕이 넘치고 활기찬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면 먼저 인사부터 하세요"


나는 말했다.


"인사가 주는 힘을 대단해요"

"인사를 하면 서로 관계의 끈이 형성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세상에 관계를 둘로 정의하자면 인사하는 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거창한 해석이었나요  하하"


리우 난은 말했다.


"하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우리가 흔히 인사를 잘 못하는 이유는 타이밍을 잡지 못해서입니다"

"인사는 눈을 마주침과 동시에 해야 합니다"

"먼저 인사를 건넸을 때 상대가 회피하거나 모른 척하면 창피하고 민망할까 봐 인사를 주저하게 되죠"

"그러나 인사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인사하고 당당한 게 낫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시원님"


나는 말했다.


"네 맞아요"

"인사를 받아주면 좋지만 안 받아주어도 했다는 것만으로 뿌듯함이 오더군요"

"작가님의 말처럼 당당한 내가 되는 것 같아요"


리우 난은 말했다.


"인사를 건넬 때 웃는 표정으로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기쁜 감정을 전달해 보세요"

"얼굴은 화난 표정인데 인사를 한다면 상대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인사는 최대한 기쁜 감정으로.... 특히 상대의 이름을 부르거나 지위를 말하고 상황에 부합하는 인사말을 건네면 더 좋아요"

"여기에 유쾌한 발성으로 유효한 피드백을 전하는 어조를 사용하면 금상첨화입니다"

"매일 만나는 사람이라면 날씨나 일상과 관련된 인사를 건네는 것도 좋아요"


나는 말했다.

"표정, 목소리가 부합될 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둘 중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인사가 이상해지잖아요"

"밝은 모습으로 청량한 목소리로 인사하면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뿌듯할 것 같아요"


리우 난은 말했다.


"처음엔 인사가 어색할 수 있습니다"

"시원님의 말처럼 큰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자꾸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집니다"

"안 되는 일을 할 때 연습보다 빠른 길은 없답니다"

"인사도 마찬가지죠 "

"인사는 나의 인상, 사람들과의 관계, 교류 협력에 유용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인사를 나누지 않으면 내가 그에게 혹은 그 일에 전혀 관심 없다는 오해를 사게 됩니다"

"이런 선입견을 주기 싫다면 가볍게'좋은 날입니다'라는 인사를 건네 보세요"

"그 한마디면 충분히 나를 돋보이게 만듭니다."


나는 말했다.


"작가님 좋은 아침이네요"

"인사가 너무 늦었네요 하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상대의 말을 잘 듣는 것은 상대의 존중을 의미한다. 예전의 나는 상대의 말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관심 밖의 대화가 나오면 내 시선은 어느새 천장을 보거나 손장난을 하고 다리를 심하게 떨었다. 상대는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어땠을까?  아마도 기분이 그리 좋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내 행동에 잘못된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단지 관심 밖의 대화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친구들과 모임중 있었던 일이다.


나의 친구들은 IT 회사에 다닌다.  그래서 대화가 주로 자신들의 직장 이야기다. 나는 직장에 다닌 경험이 없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항상 겉돌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내가 전혀 알 수 없는 용어와 상하 조직의 문화를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불만을 토로했다.  그들의 불만은 나를 이해시키지 못했고 점점 내 불만은 커져갔다.  참다 참다못한 내 불만이 입으로 흘러나왔다.


"직장 이야기할 거면 다음부터 부르지 마!"


그 후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라우만은 말했다.


"말을 재치 있게 잘하는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인기가 많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경청에 능한 사람이 신뢰와 호감을 얻습니다"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고 싶다면 당신이 먼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상대가 원하는 질문을 하고, 상대의 성과를 소재로 이끌어야 하죠"

"즉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자신을 선보일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나는 말했다.


"물론 상대의 말에 경청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내 의견도 말해야 되지 않을까요?"

"경청만 하다가 상대방은 저를 아무 말도 못 하는 바보로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라우만은 말했다.


"경청만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지혜로운 자는 경청하며 수시로 질문을 던져 상대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하도록 격려하고 적극적으로 대호에 참여합니다"

"비록 관심이 없는 분야일지라도 상대의 말에 질문을 던져 관심의 표현을 던져보세요"

"만약 시원님 친구들의 이야기에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졌다면 친구들의 관심은 시원님을 향했을 겁니다"

"인간의 본성은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모든 대화가 자신의 중심에서 이루어지길 바라죠"

"경청은 상대방의 존중과 인간관계를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자신이 대화의 고수가 되고 싶다면 먼저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나는 말했다.


"작가님의 말을 들어보니 내가 친구들에게 화가 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내 중심이 아니라 친구들 중심이어서 그런 것 같네요"

"만약 그때 친구들의 대화에서 경청을 해주었다면 어땠을까요?"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심의 영역에 내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친구들 역시 자영업을 하는 내 고충을 같이 공감해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말하기도 연습이다.


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아니 말을 잘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이런 생각은 매장에 오는 손님 대부분은 내 설명에 물건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말을 하는 능력이 월등하다고 생각했다.

작년 초에 있었던 일이다. 독서 모임 때 독서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 경험이라 긴장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이런 상황에 익숙지 않았다. 점점 내 차례가 다가오자 평소에 자신 있어하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결국 내 차례가 되었을 때  횡설수설하고 말까지 더듬었다.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큰 충격을 받고  한동안 그 일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머물렀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스피치학원에 등록했다. 그동안 잘못된 오류를 고치기 위함이었다. 처음 강의 듣는 날 강사는 즉흥적인 미션을 주었다. 역시 처음 본 사람들 앞에 나가니 긴장이 되었다. 모든 눈이 나를  바라보며 집중했다. 점점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파르르 떨린 입에서 첫 말은 나오질 않았다.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명상에서 그토록 원하는 무념을 여기서 만들다니....

첫말을 뱉은 건 1분 남짓이 흐른 뒤였다. 하지만 내가 느낀 시간은 매우 길었다. 눈은 어디로 두어야 할지 몰라 천장을 보다가 바닥도 보았다. 몸은 좌우로 흔들고 어떤 것도 내 의지가 담겨있지 않았다. 침묵만이 내 의지였다.  그때 침묵을 깨뜨린 건 강사의 말이었다.


"괜찮습니다,  처음은 다 어렵답니다"

"하다 보면 익숙해질 테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천천히 하시면 됩니다"


그제야 멀리 사라져 버린 정신을 돌아왔다.

몇 번의 강의와 몇 번의 말하기를 하고 나서야 내 입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마지막 말하기에서는 사람들 앞에 춤까지 추었다.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함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여하튼 그들의 눈을 보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전달할 때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


리우 난은 말했다.


"타고난 연설가는 없습니다"

"유명한 연설가도 첫 연설은 대부분 실패로 끝납니다"

"그들이 실패를 이겨내고 놀라운 성공을 거둔 비결은 꾸준히 열심히 했기 때문입니다"

"유용한 방법을 알고 부지런한 연습을 한다면 분명 말을 잘하게 됩니다"


나는 말했다.

"유용한 방법요?"

"그냥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었나요?"


리우 난은 말했다.


"대화의 목적은 다양하기에 그에 따른 말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시원님이 매장에서 손님들에게 했던 대화와 독서 토론할 때의 대화는 차이가 많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나는 리우 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중 앞에서 연설할 기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말재주가 좋은 사람들은 만나면 보고 배우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암송'은 기억력을 키우고 구두 표현력을 강화시킵니다"

"기억력은 말재주가 우수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자질입니다"

"충분한 지식이 축척되어야 다양한 표현과 내용이 말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모방도 학습 과정이니 말 잘하는 사람을 보고 따라 하며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그림을 보고 묘사해서 말하면 스토리텔링의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무미건조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살려 더 생생한 표현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나는 말했다.


"말은 정말로 연습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익숙한 사람들과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황에서의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언어 예절을 지키자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매장에 찾았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곧장 냉장고로 향하더니 문을 열었다. 이리저리 안을 살피더니 나에게 말했다.


"먹을 것좀 채워나라"

"어째 먹을 것이 하나도 없냐"


나는 당황하고 화가 났다. 남의 집 냉장고를 자신 집 냉장고 마냥 문을 연 것에 화가 나고 자신을 위해 먹을 것을 채우라는 말에 당황했다. 나는 꾹 눌러 말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냉장고를 함부로 여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자 그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냉장고 한번 연거 가지고,,,"


꾹 눌렀던 말이 입에서 거칠게 나왔다.


"내가 사장님 집에 가서 냉장고 문을 확 열어젖히면 좋겠어요?"


그는 보란 듯 말했다


"그러든가"


퉁명스러운 말에 심장박동이 주체할 수없을 만큼 뛰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내 안에 이성은 남아있질 않았다.

그를 향해 입에서 막말이 튀어나왔다.


"도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기에 그런 행동을 합니까?"


아차 싶어 그를 보니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지 같은 냉장고 하나 가지고 유세 떨고 있네"

'너야말로 가정교육은 그딴 식으로 배웠냐?"


그는 나에게 소리를 지르더니 매장 밖으로 나갔다. 그의 행동은 분명 잘못되었다 하지만 냉장고 하나 열었다고 가정교육 들먹인 나도 잘한 게 없다.  너무 친해서 발생한 일이다. 만약 한두 번 본 사이라면 냉장고 문을 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열었다고 한들 내가 이렇게 흥분하진 않았을 것이다.


리우 난은 말했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됩니다"

"예절의 얽매임 없이 편하게 말해야 더 친해진다고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관계가 가까울수록 조심해야 하는 것이 말입니다"


나는 말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자신의 말을 이해해줄 거란 생각을 하게 돼요"

"그래서 그런지 남과는 다르게 가족들에게 서슴없이 말하네요"


리우 난은 말했다.


"당신이 직설적으로 내뱉는 말이 가장 가까운 사람에서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한마디 말 때문에 대판 싸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죠"

"시원님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말했다.


"그럼요"

"편하게 생각해서  한말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싸우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는 왜 화를 내지는 이해를 못했어요?"

"그래서 제 입에선 거친 말이 튀어나왔죠"

"싸움은 점점 커지고 말은 성난 황소처럼 이리저리 날뛰었어요"


리우 난은 말했다.


"거친 언어는 상황을 나아지게 만들지도 않을뿐더러 상대의 마음을 돌리지도 못합니다"

"내가 상대에게 듣고 싶은 말투는 상대도 똑같이 바라고 있습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라는 속담도 있잖아요 하하"


나는 말했다.


"예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상대가 저의 잘못에 대해 말했는데 ' 알았어 다 내 탓이야'라고 인정해 주었어요"

"그러자 상대는 더 화를 내더군요"

"왜 그럴까요?"


리우 난은 말했다.


"그건 시원님의 인정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처럼 들려서입니다"

"억지로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죠"

"갈등 관계에서 상대방이 자신의 결점을 받아들이게 하되 나 스스로 가져야 할 책임도 회피하지 말아야 합니다"

"완곡한 태도는 곧 성실한 태도입니다"

"상대의 의견을 진중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는 성실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나는 말했다.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전 단지 그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어요"

"게다가 솔직히 제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래서인지 상대방도 제 성의 없는 인정을 알아챘던 것 같군요"


라우만은 말했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의 생활과 패턴은 갈수록 빨라지고 긴장도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습니다"

"끌리는 말투와 호감 가는 말투를 사용해 보다 즐기는 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상대에게 인정받고 존중받는 것은 당신의 말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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