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관계가 불편한 이유

by 시원시원



© jtylernix, 출처 Unsplash



나에겐 일 때문에 만났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한 사람이 있다. 서로의 신뢰를 밑거름으로 만난 사이여서 10년이 흐른 뒤에도 늘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그 사이가 점점 균열이 발생했다. 나는 생각하지 못한 균열에 몹시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몇 날 며칠을 고민을 했다. 마음속에선 한 번 더 믿어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가 나를 친하다는 이유로 너무 가벼이 여기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돈의 관계에서 신뢰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기에 신뢰에 균열이 생기면 돈의 관계는 지속되기 어렵다. 관계란 처음부터 균열이 생기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균열이 생긴 관계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관계는 신뢰를 매우 중시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돈의 관계에는 더욱이 그러하다. 돈의 관계는 보수적이고 명확해서 신뢰가 없으면 가차 없이 내친다. 물보다 진한 피를 나눈 가족 사이에도 신뢰가 깨진 돈의 관계는 균열을 일으키고 철천지 원수가 된다.


20년 자영업을 하면서 몇몇 돈의 관계를 쌓아왔지만 대부분은 2년을 넘지 못하고 허물어졌다. 돈의 관계가 다른 관계보다 어려운 이유는 이해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와의 관계는 10년의 세월 동안 신뢰를 쌓아온 변치 않는 관계였다. 그런 관계가 올해부터 균열이 생겼다. 균열의 원인이 나 일수도, 그 일수도 있을 테지만 어찌 됐든 분명한 것은 한쪽으로 치우친 시소처럼 누군가는 바닥을 향하고 누군가는 공중에 떠있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친하다는 이유였을까? , 내가 만만 해서였을까? , 아니면 내게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한 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에게 단호히 말해야 하는데 벌써 마음속에선 관계가 깨질까 봐서 두려웠다. 다른 사람 같으면 단호히 잘라냈을 거다. 하지만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그를 향한 지난날의 내 일방적인 노력이 허물어지는 공허함을 당당히 마주 볼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한 달이 흐르고 두 달이 흐르고 반년이 흘렀다.


그와는 돈을 떠나 좋은 관계로 맺고 싶었다. 하지만 돈의 관계는 그걸 나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돈의 관계가 그렇듯 그 균열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거짓말에 의해 시작하여 신뢰는 차츰 무너뜨린다. 친할수록 이해를 바라지 않아야 하고 더 보수적으로 신뢰를 쌓아야 하며 기다려 줄 거란 기대는 바라지 말아야 한다. 정말로 그 사람과 관계의 틀어짐을 원한다면 말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한들 그는 그것을 자신의 이해의 도구로 삼았다. 10년 세월의 관계에 이해는 더 이상 유지할 힘을 잃었다. 계속되는 그의 변명에 이제는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한다. 정말로 좋은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면 내 마음을 그에게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기에 그 후에 일은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라서 난 겸허히 받아들이라


"노력하되, 내가 흐려지지 않을 때까지, 그게 내가 아는 관계의 황금률이다"

김수현 작가의 말처럼 내가 흐려지지 않을 때 그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그에게 전달되어 다시 좋은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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