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라는 알에서 나오던 날

어른의 사춘기

by 시원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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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행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을 때였다. 매일 아침을 열어주는 산행은 더 이상 나의 도전이 아니었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 나의 하루의 시작이다. 그런데 이상했다. 처음 산행을 했을 때와 지금 산행을 했을 때의 마음이 틀려졌다. 처음에는 바쁜 마음에 여유가 생겨 편안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에 익숙해져 편안하진 않다. 그냥 몸이 움직여 아침에 산행을 가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익숙함은 새로운 습관마저 나의 안전지대로 만들기 때문이다. 산행을 하는 시간이 익숙함이 되면 그것은 나의 안전지대가 되어 더 이상 설렘이 없다. 우리의 욕망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새로움에 설레고 시작하려 한다. 이럴 때 우리는 다른 감정이 솓아오른다. 바로 새로운 것에 두려움이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 두려움은 새로움을 동경으로 만든다. 바라만 봐야 할 존재로 생각한다.


새로움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는 나의 의지겠지만 그 의지는 내 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의지를 만드는 것이 영감이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영감은 문뜩 떠오르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영감은 그런 것이 아니다. 어떤 자극을 받아 밖에서 만들어져 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영감은 나의 생각이 아니다. 자신의 안전지대에서는 얻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독서를 시작한 이유는 영감을 얻기 위해서다. 그리고 새로움을 시작할 용기를 얻기 위해서다. 그것이 내 안전지대를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실행할 의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나는 독서와는 거리가 멀었다. 기껏해야 군대 시절에 읽은 김용 작가의 소설인 영웅문, 천용 팔부 같은 무협소설을 읽은 것이 다였다. 그때는 그저 시간 때우는 용으로 독서를 했다. 그마저도 군대를 제대하면서 독서는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 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다독 가이다. 지금에서야 그 이유를 알았지만 독서를 하지 않을 당시에는 독서에 반감을 가졌는데 특히 책에 답이 있다는 말에 비웃었다. 하루 살기도 바쁜데 독서를 한다고 내 생활이 나아질 거란 생각을 손톱의 때만큼도 인정하지 않았다. 차라리 독서를 하는 시간에 일을 더 하는 편이 낫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 주위 사람에게 독서를 권하면 똑같은 대답을 한다. 사회생활에 들어서고 20년 동안 나는 나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독서를 시작한 것은 경매 때문이었다. 독서가 경매하고 무슨 관계가 있을까? 연관이 없어 보이겠지만 나는 그랬다. 그 당시 부동산이 활황이라 생각한 것이 경매였고 전문적인 영역이라 혼자는 할 수 없어 강의를 들었다. 강의장에 처음 갔던 날 나와 같은 목적으로 온 사람들이 30명이나 있었다. 나의 주위에선 느낄 수 없었던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었다. 그때 온몸에 짜릿함이 맴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두렵고 설레었던 것 같다. 게다가 그것이 나의 안전지대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


20년 동안 주위 사람들이 아닌 새로운 사람의 만남은 나에게 충분히 설레었다. 경매 강의를 끝내고 습관을 만드는 강의를 들었다. 이전에 나에게 강의란 대학교에서 들었던 강의가 전부였다. 그래서 그런지 돈을 내고 무엇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나에게 사치라고 생각했는데 경매 강의를 신청했을 때도 그런 생각이었다. 왜냐면 경매 강의를 내가 신청한 것이 아니라 아내가 신청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매 강의는 다른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만들었는데 지금 독서를 할 수 있게 만든 습관을 만드는 강의였다. 이 강의는 나 스스로 선택한 첫 번째 강의였다.


습관 고치는 강의의 첫 번째는 아침 기상이고 두 번째는 독서였다. 다행히 나는 첫 번째는 이미 실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침 기상을 안 한 사람들보다는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경매 강의에는 없었던 조가 만들어지고 서로 격려하며 과제를 실행했다. 나의 조의 이름은 다변작이었는데 의미는 다단계로 변하는 작품이란 뜻이다. 지금 생각해도 이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그 당시 내가 원했던 것 변화하는 나였다. 그래서 조장에게 변화라는 단어가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장은 여러조 원들이 원하는 단어를 조합에 다변작이 어떻겠냐고 했고 우리는 모두 동의했다. 이렇게 다변작의 조원들은 나의 안전지대 밖의 첫 번째 인연이 되었다.


새로움은 두려움을 만들기도 하지만 두려움을 이긴다. 단 자신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날 때 두려움을 이긴다. 영감은 의지를 만들고 의지는 안전지대에 벗어날 실행할 용기를 만든다. 그렇게 나는 안전지대를 깨고 나오던 날 독서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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