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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스무살 때에도 하지 않던 머슬업에 빠져있다. 작년 이맘때 시작한 10분 팔 굽혀 펴기가 머슬업까지 온 것이었다. 유튜브를 보며 헬창이들의 근육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라고 생각해 4개월 전부터 시작했다. 저번 달부터는 PT를 받으며 더 힘들게 운동을 하고 있는데, 가끔가다 내가 왜 이렇게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처음 10분 팔 굽혀 펴기를 시작했다. 하루 100개로 시작해 1000개까지 늘렸는데 과도한 욕심에 허리 부상으로 이어져 몇 주간 쉴 때도 있었다. 그 경험으로 목표를 하루 500개로 설정해 팔 굽혀 펴기를 8개월 동안 하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효율이 좋지 않았다. 자세가 틀린 건지 몰라도 처음에 생각했던 몸의 변화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나는 실망했다. 팔 굽혀 펴기를 빼먹는 날이 생겨났고 의지는 점점 사그라들고 있었다. 안 되겠다 싶어 팔 굽혀 펴기를 중단하고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피트니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피트니스의 힘은 대단했다. 한 달 두 달이 지나자 서서히 몸의 변화가 일어났다. 거울에 비친 몸을 볼 때마다 뿌듯했고 다시 의지가 생겨났다. 유튜브를 보면서 운동법을 익혔다. 하지만 흔히 유튜브에서 보던 석 달 운동으로 만든 몸이 될 순 없었다. 꾸준히 하면 될 거라는 생각이 점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원인을 찾아야 했다. 며칠을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자신과의 타협이었다. 몸 키우기는 고중량 고 반복으로 하는 단순한 원리이다. 그러나 나는 중량을 좀처럼 늘리지 못하고 매일 같은 무게를 하였다. 그러다 보니 꾸준히 하더라도 몸의 변화는 처음에는 변화가 뚜렷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마치 팔 굽혀 펴기를 8개월 동안 한 것처럼 말이다.
자칫 중량과의 타협이 피트니스를 가지 않게 만든 이유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의 피트니스에서 전문적인 피트니스 클럽으로 장소를 바꾸고 PT도 받게 되었다. 지금은 PT를 받은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중량과의 타협이 내가 아닌 강사의 손에 맡기고 나서야 몸의 변화가 조금씩 일어났다.
요즘 거울을 볼 때마다 "조금 더 빨리 시작했더라면.." 아니 "작년에 팔 굽혀 펴기를 하지 말고 처음부터 PT를 했더라면.."라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아이러니 하게도 만족하면서도 아쉽다. 언제 한 번은 아직도 볼록한 뱃살을 보면서 석 달 전에 시작했으면 지금쯤은 더 좋았을 텐데.. 라며 후회를 했다. 나는 왜 ?좀더 빨리 시작하지 못했을까?
시간을 잘 쓰기로 유명한 벤자민 프랭클린이 있다. 그는 매일 수첩을 적으며 시간관리를 했다. 그를 보면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한다. 정작 그는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할까? 아닐 것이다. 그 역시 자신의 시간을 좀 더 활용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어떤 이든 자신의 삶에 만족하더라도 마지막 순간에는 하지 못하 것에 아쉬움이 남아있기때문이다.
나는 왜 진짜 하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그때 시작했더라도 그 전의 시간에의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만족은 늘 아쉬움이 있다.. 그렇다면 내가 1년전에 하지 못한 것에 후회가 아니라 만족하는 아쉬움이다. 내가 팔 굽혀 펴기에서 몸 키우기로 옮겨 갈 수 있던 것도, 산책에서 산악 달리기로 옮겨 갈 수 있던 것도 아쉬움 때문 일 것이다. 앞으로 목표를 향해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지만 만족하는 아쉬움이 늘 내 곁에 머물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