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시대의 종료와 함게 인구감소시대에 접어들면서 확장형 도시계획에서 건축적 기법을 강조하는 도시재생이 요구되면서 전통적 도시계획기법이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도시계획 분야에서 건축가 역할의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에서 도시계획에서 건축가의 역할을 알아보고자 한다.
1. 건축가에게 도시계획의 의의
건축설계를 하는 건축가 입장에서 도시는 친밀한 대상이다. 건축가는 도시를 만드는 주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건축가는 도시계획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도시계획을 학문이나 전문분야로 인식하고 계획가의책무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러한 유혹은 건축가 뿐만 아니라 도시계획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에게도 있다.
이러한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도시계획은 생활에 밀접함에도 복잡한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계획으로 자기 집이 잘려나가기도 하고, 보잘 것 없던 땅 앞으로 지하철역이 생기는 바람에 벼락부자가 되기도 한다. 자기가 제안한 내용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을 보는 도시계획가의 희열 뒤에 얼마 되지 않는 보상비를 받고 정든 땅을 떠나야 하는 이주민의 비애가 있다. 도시계획을 전문분야로 간주하면서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으나 주부・운전사도 화제로 삼을만큼 우리 일상생활의 주변과 직접 관련된 사항을 취급하고 있다. 엄청난 이권이 걸려있으며 정보는 곧 돈이라며 화려한 만큼 비밀도 많을 것 같은 분야이기 때문에 도시계획은 복잡한 느낌으로 여겨졌다.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건축과 도시계획은 밀접하면서도 경계를 가지고 있었다. 1960년대의 경공업 산업이 1970년대에 접어들어 중공업정책으로 변화되면서 산업용 도로확충이 필요하게 되었고, 도시인구가 급증하였다. 그 결과 주택난으로 인한 부동산 투기 등 도시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토지이용 도면을 도시계획으로 인식하였다. 도로계획선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 지역․지구를 어떻게 색칠할 것인지 등 물리적 개념에 치중하면서 도시계획 정보를 사전에 알아내면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인식되어졌다. 이 시기에는 경제난과 주택난 해소에 역점을 두어 도시의 계획적 개발보다는 개발이 우선이었다. 일례로 지역・지구내 건축제한에 관한 사항을 「도시계획법」이 아닌 개발법령인 「건축법」에서 규정할 만큼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1960년대에 들어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행되면서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1970년대 들어서 경제부문에서 외형적 성장을 거두었으나 1980년대에 도시정책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하였으나 자유방임적 시장주의 논리에 밀려 실제 관련 제도는 마련되지 못하였다. 그 이후 1990년대 들어서 후기산업사회에서 고도산업사회로의 이행이 이루어지면서 양적팽창에서 질적변화를 추구하면서 도시의 계획적 개발이 본격 요구되면서 선계획-후개발 체계가 시행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과정을 분석해보면 도시를 계획적으로 관리하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도시인구 증가에 따른 주택공급 확대, 경제성장에 따른 삶의 질 향상,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입지선택의 변화로 들 수 있다.
첫째, 인구나 가구증가에 따른 수요의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계획적 개발이 필요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도시화율을 살펴보면 2001년 8.4%에서 2020년에는 90%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주택공급수를 살펴보면 평균 1년에 50만가구정도 공급되고 있다. 2014년의 경우 34만가구 분양하였다. 지역별로 경기도 89,687가구, 서울 33,387가구, 경남 33,158가구, 부산 31,794가구, 대구 25,631가구, 충북 20,151가구, 경북 17,629가구 순이다. 분당이 10만호이므로 매년 국내에 분당과 같은 신도시 5개정도가 공급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전체 공급물량의 약 2/3은 수도권에 공급되고 있고, 약 1/3은 비수도권에 공급되고 있다. 이는 수도권의 인구집중으로 인한 도시개발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가구수 증가도 도시개발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1995년 12,956천가구에서 2020년 19,093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구 증가의 원인은 1인가구 증가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여성들이 직장을 다니는 것은 어려운 실정으로 20살이 넘으면 혼인을 하여왔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서 시집을 가지 않고 1인 가구로 생활하는 추세가 급증하고 있다.
둘째, 삶의 질 향상을 들 수 있다.
도시의 산업화에 따른 대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병리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도시에서는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주거생활 양식의 변모 들을 들 수 있다.
셋째, 입지선택의 변화이다.
과거 자동차 보급이 되지 않은 우리 마을은 잡화점이나 생필품목점이 주거지와 혼용되어 입지되면서 걸어다닐 수 있었다. 산업혁명 후 많이 도시들이 공업도시로 성장하였지만 주로 보행으로 통근 및 이동을 함에 따라 도시는 고밀개발이 되었다. 그러나 철도, 도로, 승용차의 보급으로 도시의 외연적 확산을 가져왔다. 도시의 교외화에 따라 산업활동이 분산되고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증가로 외곽지역이 개발되었다. 도시 밖으로 가면 환경으로나 자연적으로 쾌적하게 되고 도심에서 방 3개짜리를 외곽으로 가면 4개가 되는 장점으로 외곽확산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었다. 이처럼 자동차 공급으로 인한 도시의 외연적 확산을 불러오면서 어떻게 계획적으로 도시를 관리하는지에 대한 숙제가 주어졌다.
2. 좋은 도시의 요건은 무엇인가
건축물을 계획하면서 도시차원의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 도시의 핵심요소인 건축물을 설계하는 건축가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도시가 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좋은 도시의 요건으로 쾌적성, 안전성, 편리성 등 3가지 측면을 논할 수 있다.
첫째 쾌적성이다. 공해가 없는 도시환경을 조성한다던지 저밀・저층의 다양한 주거유형 공급, 충분한 녹지확보 및 자연과 조화되는 도시경관 창출, 과거의 도시유산이 공존하는 도시환경 조성, 자연 순응적이며 지속가능한 개발 등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도시개발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쾌적성과 관련된 도시이론은 ‘도시미화운동’과 ‘전원도시’를 들 수 있다. ‘도시미화운동’은 우리나라 이름으로 최초로 참여한 세계 박람회인 1893년의 시카고 만국박람회에서 일어났다. 당시 시카고는 공장이 많아 모든 건물이 시꺼먼 그을림으로 끼어있었다. 미국입장에서는 전 세계 사람이 오니까 도시를 쾌적하기 위하여 도로, 공원을 정비하기 위하여 도시미화운동을 본격화 되었다. 이 운동은 점진적으로 도시를 식별성과 정체성 확보, 장래개발에 대한 유보공지의 확보, 역사 경관물의 보존 등을 골자로 기능주의적 도시건설로 방향을 틀게 된다.
‘전원도시’는 도시화에 따른 주택난, 교통안, 식수․대기 오염문제가 발생하여 이를 해소를 위하여 영국의 도시학자인 하워드에 의해 제시된 이론이다. 1960년대 우리나라의 도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 것처럼 영국에서도 1780년대 산업혁명으로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오게 오면서 주거지, 교통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 시대의 도시는 아주 한정된 공간에 몰려왔기 때문에 주거 환경이라든가 업무환경, 공장환경이 아주 열악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도시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도시에 무언가 만들어 봐야겠다라는 논의가 있어 왔다. 식수, 오염 문제 해소를 위하여 전원도시를 만들어 보자 해서 이 시대의 최고의 도시학자인 하워드 선생이 가든시티라는 것을 만들었다. 전원도시의 개념은 도시 한가운데 모도시를 놓고 주변에 6개의 위성도시를 만들고, 도시와 도시사이는 운하로 연결되고 또 도시와 도시사리를 철도로 연결하고. 가운데는 5만8천명의 인구가 있고 그 주변에는 3만 2천명의 도시가 6개가 있고. 이렇데 하여 총 28만명의 도시를 만들자는 이론이다. 도시간 사이를 농경지를 사용하여 자급자족하며, 도시 밖으로 나와서 직업도 있고 각종 편익시설이 있는 도시를 만들어보자 하여 인구 25만의 도시를 만들었다. 이것이 기준이 되어 우리가 분당. 일산 신도시도 이러한 전원도시 이론에 많이 참고하여 도시를 만들게 되었다.
둘째, 안전성 때문이다. 홍수와 화재 방지, 지진에 대한 저항성, 물과 공기의 오염에 대한 처리 등 공해물질의 최소화 및 위험요소의 제거를 하여야 한다.
예를들어 안전성과 관련하여 조닝(zoning)제도를 들수도 한다. 오늘날과 같이 심각한 수준으로 기능이 분리된 토지이용이 등장한 것은 산업혁명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주택가에 공장이 들어서면서 공해, 폐수, 소음 등으로 주거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산업화, 도시화가 가장 먼저 시작된 영국에서 1841년에 작성된 한 통계에 의하면 영국 국민의 전체 평균수명이 41세였던데 반해 공업도시인 리버풀, 맨체스터 등 공업도시는 24~26세에 불과하였다. 당시의 도시환경이 대단히 황폐되어 있는 것이 원인이었다. 당시 도시 노동자들의 주택지는 상․하수도 등의 시설이 없었고 통풍․일조가 되지 않는 4~5평의 단칸방 집에서 10여명이 거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였다. 산업혁명은 도시사회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기능분리 토지이용을 촉진시켰다. 기능분리 토지이용은 지역지구제(zoning)를 통해 제도화되었다. 그러나 기능분리현상은 도심공동화 현상, 토지이용의 효율저하, 과다한 교통량 발생, 에너지 낭비 및 환경훼손, 공동체 의식의 상실 등의 문제점을 가져와 또 다른 도시문제를 불러왔다.
이처럼 기능주의 도시계획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출발한 Team10은 장소성과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노력하였는데 “Golden Lane 주거단지” 계획안에서 스미슨(Simthson) 부부는 르꼬르뷔제의 “빛나는 도시”의 개념과 토지이용의 기능주의적 용도구분을 비판하면서 공중가로의 개념을 발전시켜 복도가 아닌 생활공간으로서의 넓고 개발적이며 인간적인 가로공간을 계획하였다.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지역지구제의 개선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지역․지구제는 도시전체를 대상으로 보편적인 규제를 함으로써 지구의 특성을 반영하기 힘들고 적극적인 기능의 도입에 의한 도시환경조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지구단위의 상세성과 능동성을 통한 계획의 구체화를 실현하고 도시계획 관리측면에서 일관성 유지와 물리적 환경의 계획적인 관리, 즉 각종의 도시기반시설과 개발용적을 조화시킴으로써 도시계획시설의 과부하를 막고 도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종합적 관리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전통적 토지이용규제제도인 지역지구제 이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지구계획제도, 특정가구제도, 총합설계제도, 건축협정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중에서 지구계획제도는 지구차원의 환경형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보다 나은 지구환경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일정한 목표환경 수준을 달성하는 경우 보상을 위한 특례를 부여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셋째, 편리성이다. 지금까지 도시와 건축은 젊은이를 위한 개발이 되었으나 이제는 도시를 차지하는 기준이 고령화 되면서 젊은이 뿐만 아니라 고령자를 위한 도시를 고려하는 Aging mix 도시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3. 어떻게 만들어야 잘 만드는 도시인가?
이러한 도시를 계획하고 관리하는데 어떻게 만들어야 잘 만드는 도시인가? 시대적인 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현 시대의 패러다임은 지속가능한 도시, 저탄소 녹색도시, 창조도시를 논의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다음 세대를 고려하지 않고 현세대만을 위하여 도시개발을 한 편이었다. 이에 따라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이 키워드로 도출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현세대들이 미래세대들의 생활에 필요한 기본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기본욕구를 충복시키는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을 구현하기 위하여 압축도시(compact city)란 개념이 논의되었다. 압축도시란 그동안 우리사회가 승용차 위주였는데 앞으로는 비승용자, 보행시설 위주의 도시로 만들어야겠다는 개념이다. 가능하면 집하고 직장의 거리를 줄여주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어든다는 생각이다.
도시사(都市史)적으로 돌이켜보면 자동차 보급은 중세시대 대포와 화약 개발이후 도시공간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중세도시는 성곽도시라고 한다. 성곽은 외적의 방어라는 본래의 역할 외에도 시민의 공동체 의식을 높여주는 효과를 높여주었다. 18세기 말까지 아무리 큰 도시라 할지라도 15분 이내에 어느 방향으로나 보행에 의해 도달하였다. 우리나라 읍성의 활동반경도 대략 800~1,100m였다. 그러던 성벽은 화약과 대포의 출현으로 성벽이 필요없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성곽이 철거되고 일제에 의하여 그 터를 도로로 개설하였는데 서구에서는 성벽의 문화재적 가치를 인식하여 그 자리에 공원이나 환상도로(boulevard)를 조성하고, 이를 인근의 오픈스페이스와 체계적으로 연결하여 오늘날 매력있는 도심공간을 조성하였으나 우리의 경우는 도시발전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묵살된 채 파괴되었기 때문에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이면서도 역사적 흔적을 찾기가 어렵게 되었다.
둘째, 키워드는 저탄소 녹색도시를 들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은 도시로 가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창문같은 커텐도 태양집열판으로 만들었다가 평소에는 태양을 닫고 있다가 필요하면 펼치고, 지붕까지 태양 집열판을 놓고 있는 기술까지 발전하고 있다. 에너지를 자족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은 청정한 대체에너지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원자력 같은 부분도 대체하는 환경운동으로서도 특히 독일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도시를 추구하기 위하여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다든가, 승용차 이외 보행가능하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도시, 토지를 혼합하는 계획기법이 등장하였다. 즉 주택과 사무실, 주택과 상가를 한 곳에다 혼합하여 한 장소에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기법 등이 있다. 이런 것을 활용하여 녹색도시로 가도록 시도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개발위주 정책에서 환경가치와 에너지절약을 중시하는 저탄소 도시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교통과 건물을 대상으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정책은 도시관리 차원에서 반영하여 강구하고 있다.
셋째, 창조도시를 빠뜨릴 수 없다. 창조도시라는 것은 없었던 환경을 창조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창조 동인의 핵심은 창조적 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적 인력이 창조적 환경을 만들고 그 환경이 그 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를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탤런트(talent), 기술(technology), 관용(tolerance)라는 것이 있는데 이 가운데서 창조도시의 가장 중요한 것이 탤런트 즉 인재이다. 창조도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인재이다. 우리나라 사정을 보면 2000년 이전의 산업화 사회는 도시가 발전하기 위하여 기업, 공장이 들어와야 했다. 당시에는 지자체 장의 역할이 공장을 끌어 들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산업화 시대에서 지식정보 사회로 넘어오고 있다. 2차 산업위주에서 3차 위주 산업으로 많이 바뀌었다. 지자체에 가서 3차 산업인구, 3차 산업 인구를 따져보면 대부분이 3차 산업인구이다. 2차는 산업사회라는 역할이었다면 3차 산업은 산업의 개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하는 지식정보사회이다. 지식산업을 끌고 가는 집단은 창조인력, 전문가 집단이다. 전문가 집단이 많이 밀집하면 밀집할수록 이제는 산업이 젊은이들이 있는 곳으로 몰려가게 된다. 패턴이 그렇게 바뀌어 가고 있다. 그래서 도시를 계획하고 관리하기 위하여 창조적, 창의적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가 몰려 올 수 있도록 공부도 하기도 하고 살기도 하고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인력들이 온다면 거기에 관련되는 기업이나 직장이 자연스럽게 창조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큰 기업이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도시를 견인하는 사회로 점점 더 바뀔 것이다. 물론 대기업 역할도 있겠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이나 소자본 사업의 역량이 커질 것이다. 찰스 맨들리라는 학자는 사회가 자꾸 침체되고 있는 심각한 도시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이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을 많이 흡수해오고 그 도시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지 않느냐 주장을 하였다. 플로리다라는 학자는 창조도시를 만드는데 기술, 인용, 관용 환경을 만든다면 도시는 성장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 마사에키라는 학자는 시민이 충분히 즐기고 예술에너지가 있으면 된다고 하였다. 기존 연구논문을 살펴보면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창조적 인력이 얼마나 있는지를 따져보았다. 창조적 인력을 3차산업에서 전문적 인력으로 보고, 어느 환경일 때 제일 많은지를 분석해보니 문화예술, 문화행사 등 문화적 환경이 많은 도시일수록 창조적 인력들이 굉장히 많이 몰려 있더라라는 연관관계를 찾았다. 지금 시대의 도시에서는 건축가의 창의력 동인이 요구되고 있다.
도시는 도전과 응전을 거치면서 쇠퇴하기도 하고 발전・진화하는 유기체이다. 한 개인도 인생을 살면서 고난이 오고 좋은일이 생겨 기뻐하면서 발전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어렵게 변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도시도 여러가지 외부 침략을 당하고 때로는 불이 나서 도시 전체가 타버리는 일이 있어 왔다. 그러한 도전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잘 사는 사람들와 창조적인 사람이 모여들기도 하고 다른사람들이 이주하기도 한다.
4. 누가 도시계획을 주도하는가?
도시와 건축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고성장 시대와 인구증가 시대의 도시계획은 산업, 주거, 관광단지를 계획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할 수 있다. 즉 물리적 개발이나 토목․건축쪽으로만 해설 하는 협의적 의미로 보아왔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도시성장을 관리하고 도시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경제, 사회 등 모든 개발행위 총체를 도시계획으로 볼 수 한다. 토목, 건축의 전문적 분야에서 벗어나 이제는 행정, 복지, 문화, 경제 등 전반적인 내용이 참여하는 행위로 변화되었다. 이에 따라 도시계획의 대상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토지의 토양, 지질, 지형 등 물리적 특성의 개발에서 이제는 토지이용, 토지규제, 토지용도 등으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도시가 복합적인 형태이자 인류문명의 요람지요 서식지라 할 때 도시계획은 단편적인 계획이 아니라 종합계획(comprehensive planning)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즉 건축, 토목 등의 공학적인 요소와 시장경제, 교통, 주택, 환경, 복지, 교육, 범죄, 인구, 재정 등의 비공학적인 요소와 인간 행태에 관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이들이 도시내에서 융합성장(mutual growth)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정립되게 되었다.
이처럼 도시계획의 담당분야는 상․하수도에서 토목으로 변화되었고 최근에는 건축에서 다양한 분야로 변화되고 있다. 19세기 중엽의 도시계획은 자유방임적인 건축자유의 전제 아래서 급격히 팽창하는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기 때문에 급속한 도시팽창에 대처하기 위한 도로의 개설, 공중위생을 위한 상․하수도의 건설이 도시계획의 대종을 차지하였다. 때문에 도시계획 업무는 도로, 상하수도 등을 다루는 토목공학의 한 분야로 취급되었다. 19세기 중엽에 베를린을 40만명 도시에서 400만명 도시로 키우는 도시계획이 수립되었는데 당시의 계획가가 베를린 경찰청에 소속되어 있던 상․하수도 전문가였다는 점은 흥미롭다. 20세기 초 도시계획을 주도한 영국의 게데스(P.Geddes)는 생물학자였다. 그는 도시계획 방법론으로 선조사․후계획(先調査․後計劃, survey before plan)을 제창하였다. 도시계획은 도시의 현황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분석이 이루져야 한다는 과학적 기법을 주장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도시계획은 도시의 물리적 측면만을 다루는 것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측면과 별개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어 도시계획을 토목공학 또는 건축학의 한 분야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 미국의 어반빌리지 포럼(Urban Village Forum)에서는 현존하는 도시쇠퇴의 원인으로 거대한 공동주택 창출에 의한 획일적인 도시문화를 들고 있으며, 대규모 슈퍼블록(super-block)으로 구성된 도시는 다양한 건축행위를 보장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역성을 붕괴시킨다고 비판하면서 전통적인 도시공간조직을 유지함으로써 건전한 커뮤니티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나타난 의미있는 변화는 산업유산의 재활용이 단순히 하나의 쇠퇴한 건물을 되살리는 건축적 범위를 넘어 지역이 지닌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한 가운데 경제적으로 도시와 지역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재생기법 중 하나로 등장한 것이다.
계획을 한다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는 능력을 전제하는 것이다. 도시계획의 분야는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향후 10년간 내가 사는 곳은 어떻게 변할까? 나의 이웃은, 나의 고장은, 나라는, 이웃나라는 또 세계는 어떻게 변할까? 무엇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가? 발생하지 않은 현상을 예측하고 그것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 계획이다. 따라서 건축가는 계획가 입장에서 도시를 바라보고 건축계획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성장시대에서 저성장시대로 이동함에 따라 확장형 도시계획이 종료되었다. 도시계획이 기반시설 계획에서 공간계획으로 전환됨에 따라 평면적 확장보다는 입체적 사항을 더 고려하게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계획의 방법도 변화되고 계획가의 역량도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건축가의 도시계획에 대한 접근은 어느때보다 많은 기회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