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말아요
어제 아주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나는 이상하게 책과 늘 함께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꾸준하게 책을 읽는 거에 대한 어려움이 종종 찾아온다.
어제는 지인의 인스타에서 왠지 모르게 마음에 끌렸던 책을 하루 만에 읽어버렸다. 짧은 책이기도 하고, 너무 공감되는 내용이라 멈춤 수가 없었달까. 출근길에 읽기 시작해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고, 책을 읽을 새도. 없이 정신없이 일하고 나에게 보상을 하고 싶어 퇴근길에 다시 읽기 시작했다. 나는 비염 때문에 휴지를 늘 가지고 다녀서 눈물이 날 때 눈물, 콧물이 두렵지 않다. 다만 사람들이 날 쳐다보고 ’ 저 여자 왜 저러지 ‘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적은 있는데, 이젠 상관없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없다. 미국에서는 더 그런 것 같다.
집에 와서 아이들과 밥을 먹고, 숙제를 하고, 이를 닦이고, 잠을 재우고 방으로 돌아왔다. 하루 일과가 거의 다 끝났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퇴근길에 읽던 책을 온전히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누구 눈치 안 보고 마음껏 울면서.
몽글몽글해진 마음으로 잠이 들었고, 그 마음이 남아있는 채로 출근을 한다. 오늘은 어떤 책을 발견할지 설레며.
버스에서 책을 읽을까, 창밖을 바라볼까 하는데 한 여자가 탔다. 쇄골까지 오는 길이의 머리를 가진 여자인데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전부 가리고 앉아 있다.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는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책도 없고, 핸드폰도 보지 않고. 아침부터 우는 이유가 무엇일까. 위로의 말을 건네주고 싶지만 지나가는 아줌마의 오지랖이 될 것 같아 마음속으로 위로를 한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지만, 나는 안 그런가 보다.
저 여자가 춥고 바람 많이 부는 오늘 하루를 잘 보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