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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민 May 07. 2019

뉴욕의 역사적인 건축물 TOP 5

건축물로 보는 뉴욕여행

육중한 빌딩을 견고하게 지탱할 만한 강도의 편암(schist)으로 이루어진 맨해튼 암반층 위, 1934년 뉴욕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집합체를 완성했습니다. 인간의 기술력을 집대성한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찾아 뉴욕 여행을 떠나보자.

19세기 초, 뉴욕의 거리. 약 5층 높이의 건물이 질서 정연하던 시기,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86m 높이의 트리니티 교회 정도였으나, 1892년을 기점으로 점차 100m 이상의 고층 건물들이 늘어난다.

[왼쪽] 1834년 뉴욕, 트리니티 교회 author [Public domain],  [오른쪽] 현재의 트리니티 교회
[왼쪽] 1840년대의 뉴욕, 브로드웨이 author [Public domain], [오른쪽] 현재의 브로드웨이

20세기 뉴욕의 초고층 빌딩 경쟁의 서막을 연 것은 1902년 완공된 플랫아이언 빌딩이었다. 경제 호황에 따른 부동산 열풍과 엘리베이터의 발명, 뉴욕의 문화적 상징성을 반영할 만한 건축물을 건설하려는 욕구가 맞물려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마천루-스카이스크레이퍼(skyscraper)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왼쪽] 1903년, 플랫아이언 빌딩 See page for author [Public domain], [오른쪽] 예전 모습 그대로 플랫아이언



마천루 시대의 서막을 열다, 플랫아이언 빌딩

거대한 선박의 뱃머리처럼 우뚝 솟은 플랫아이언 빌딩은 1902년 완공 당시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시카고 출신의 건축가(Daniel H. Burnham)는 당시로서는 최신 공법이었던 3680톤의 철근으로 골격을 세운 뒤, 건물 아래쪽은 석회석, 위쪽은 섬세한 무늬를 새긴 테라코타 벽돌로 마감하였다.

처음에는 skyscraper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풀러(George A. Fuller)의 이름을 딴 '풀러 빌딩'으로 명명하였으나, 5번가 브로드웨이의 교차점인 삼각형 지형 위에 세워진 건물의 모양이 마치 삼각형의 다리미 같다고 하여 '다리미(flatiron)' 빌딩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내려다 본 광경

오늘날 플랫아이언 디스트릭트의 랜드마크로서 여전한 위용을 뽐내는 플랫아이언 빌딩.



19세기의 기적, 브루클린 브리지

정교하게 얽힌 강철 케이블을 사용한 현수교 브루클린 브리지는 맨해튼의 동쪽에 흐르는 강(East River) 너머 브루클린 다운타운을 연결하는 다리이다. 독일 출신의 존 뢰블링(John Augustus Roebling)의 설계로 1869년 공사를 시작해 갖은 어려움 끝에 1883년 완공되었다.

이블을 지지하는 두 주탑의 높이는 84m, 다리 너비는 468m, 총 길이는 1825m로서,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이자 최초의 강철 케이블을 사용한 다리로서 19세기의 기적으로 불렸다.

뉴욕주 에섹스 카운티의 석회석과 메인주의 대리석, 얼스터 카운티의 로젠데일 시멘트로 만든 주탑 앞에 서면, 브루클린 브리지와 평행 선상에 있는 또 하나의 다리인 맨해튼 브리지와 미드타운의 고층빌딩, 그 아래로 흐르는 강의 흐름을 관망할 수 있다.

맨해튼 브리지와 함께  'Two Bridges'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다리의 한 쪽 끝은 자유의 여신상과 로어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오는 덤보로 이어진다. 브루클린 브리지의 웅장한 교각 아래 페리 선착장에서부터 깔끔하게 정비된 2.1km의 강변 산책로에는 시민들을 위한 바비큐 시설과 농구장, 축구장, 공연시설이 조성되어 여름이면 언제나 축제 분위기이다.



뉴요커가 지켜낸 중앙역,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맨해튼 서쪽에 펜 스테이션이 있다면 동쪽에는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이 있다. 44개의 플랫폼, 56개의 트랙을 보유했으며 5개 지하철 노선의 환승역으로서 연간 이용객의 1억 명에 달하는 뉴욕 철도 교통의 중심이다.

증기선 사업으로 가문을 일으키고 뉴욕 센트럴 철도회사를 세운 미국의 대부호 코넬리어스 밴더빌트(Cornelius Vanderbilt)가 추진한 대공사는 1913년 아름다운 기차역을 탄생시킨다.

그랜드 센트럴의 메인 콘코스

건물의 중앙홀 메인 콘코스는 오리온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등 밤하늘의 별자리가 새겨진 녹색의 반원형 천장으로 더없이 완벽하다. 프랑스 출신의 화가 폴 엘뢰(Paul C. Helleu)의 작품. 1990년대 후반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거쳐 세월이 지나며 훼손된 색상을 되찾았다.

한때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소유주인 철도청에서 역을 재건축하려고 했으나,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자는 시민들의 노력 덕분에 살아남은 대표적인 건물이다. 건물 지하와 1층에는 레스토랑과 푸드 코트가 들어섰으며, 다양한 마켓과 쇼핑매장이 입점해 뉴욕여행의 주요 관광명소로 남았다.



뉴욕의 황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현대 건축사의 7대 기적, 뉴욕의 황제라는 수식어가 완벽하게 어울리는 맨해튼의 심장,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02층까지 381m, 안테나를 포함하여 총 443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이다.

애초에는 50층 높이의 평범한 건물로 구상하였으나, 1929년 4월에 282m 높이의 40 Wall Street Building, 10월에는 319m 높이의 크라이슬러 빌딩이 완공되면서 고도 경쟁 끝에 설계를 변경, 결국 1931년부터 1970년대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건물 외벽은 인디애나주 석회석이 접합되어 옅은 베이지색을 띠며, 각 창문의 문설주가 수직으로 쌍을 이루어 시각적인 상승효과와 함께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빌딩 86층과 102층의 전망대에 오르면 뉴욕 시내의 전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미드타운 전경



보석처럼 반짝이는 크라이슬러 빌딩

1930년 10월 완공 11개월 만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뉴욕에서 가장 높은 빌딩 타이틀을 내주었으나, 어디에서나 돋보이는 크리스탈 왕관 형상의 스테인리스 스틸 지붕을 가진 크라이슬러 빌딩.

월터 크라이슬러 회장이 직접 건축가 반 알렌(William van Alen)과 함께 크라이슬러사를 상징하는 표식을 빌딩 여기저기에 새겨 놓았다. 건물 31층에 설치된 가고일 상은 스피드의 신 머큐리를, 61층에는 비행을 상징하는 독수리로 장식하였으며, 최상단 첨탑의 바늘도 크라이슬러 자동차 제조공정과 유사하게 제작하였다.

완공 당시에는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으나, 오늘날에는 아르데코 양식의 정수이자 미국인이 사랑하는 10대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크라이슬러 빌딩의 반짝이는 지붕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이다




글•사진• 여행작가 제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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