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여행에 쉼표찍기
온통 책으로 빼곡한 공간, 매캐한 책 내음 감도는 서재에 대한 이끌림은 누구나 마음 한 편에 담아둔 향수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번잡한 바깥세상을 잠시 잊게 하는, 뉴욕의 독립서점에 관한 글입니다.
주소가 192 10th Avenue라서 서점의 이름도 '192 북스'입니다. 이 서점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제가 뉴욕에서 가장 첫 번째로 방문했던 서점이기 때문인데요. 첼시의 고풍스러운 성당 맞은편에 자리한 이 서점을 발견하고 이끌리듯 들어갔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주인이 아트딜러로 유명한 만큼 예술, 문학, 역사에 특화되어 있고, 어린이책도 많아요. 저녁에는 작가와의 만남 등 조촐한 행사도 열리곤 합니다.
PLUS
만약 아이들 책에 더 관심이 많다면 플랫아이언 쪽의 북스오브원더(Books of Wonder)가 유명합니다.
1890년~1960년 당시, 유니언스퀘어와 아스토르 플레이스 사이 거리에는 중고서점이 많아 'Book Row'로 불렸다고 합니다. 현재는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들어선 쇼핑가이자, NYU 대학가의 일부쯤으로 여겨지지만 단 한 곳 그런 인디서점의 마지막 대표 주자가 남아 있습니다. 바로 뉴욕 최대의 #중고서점 스트랜드입니다.
1927년 문을 연 이래 창업주의 손녀가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으며, 보유 중인 250만여 권의 장서를 펼치면 그 길이가 18마일(약 28km)에 달한다 하여 ‘18마일의 책’이라는 슬로건도 유명하지요. 추천도서마다 끼워놓은 정성스러운 손글씨 메모가 정겹고, 한쪽 코너에서 중고서적을 분류하는 작업으로 분주한 직원들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서점 3층에는 1900년대 초의 문학 살롱 모습을 재현해 놓은 방이 있는데 누구나 구경할 수 있으니 꼭 올라가 보세요.
스트랜드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바로 나오는 코믹북 전문 서점.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죠?
온갖 만화책, SF, 장난감과 각종 게임, 수집품으로 가득해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서점입니다. 할로윈 시즌이 되면 재미가 두 배! 뉴욕여행을 떠난다면 한 번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1925년 문을 열어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서점으로 불리는 곳. 고서적과 고지도, 희귀 초판본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어 일반 서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뉴욕의 고서점을 방문해보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합니다. 은은한 녹색 조명이 밝혀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합니다. $2~3 정도에 뉴욕 스케치 프린트물을 구입하거나, 근사한 중고책을 발견하는 것도 재미!
'스케치북 프로젝트'로 알려진 갤러리이자 아트샵. 온라인으로 스케치북을 구입해서 내용을 채워 보내면 프로젝트의 일원이 될 수도 있는데요, 윌리엄스버그의 서점에서는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보내온 작은 스케치북을 전시합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운영하는 만큼 규모는 영세하고, 윌리엄스버그의 중심지역에서 한 번 이사를 해서 지금은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내용도 많고, 다양한 관점을 구경하는 재미가 남달랐어요.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비영리단체이자 서점입니다. 1976년 작가와 퍼블리셔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세운 곳인데 (아마도) 비용 문제로 인해 계속 이사를 거듭하다가 몇 해 전, 하이라인이 아직 활성화되기 전인 시기에 지금의 자리로 다시 한 번 이사를 했습니다. 예술가들이 자비로, 혹은 영세한 규모로 출간한 작품과 정기간행물을 주로 전시하고 있어요.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인 #반스앤노블 은 미 전역에 600곳 이상의 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최대 규모의 서점인데요, 그 시작은 1800년대 뉴욕 쿠퍼 유니언(이스트 빌리지)의 한 서점이었다고 해요. 인디 서점에게는 위협적인 존재지만, 다양한 컬렉션과 깔끔한 시설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도 사실. 특히 유니언스퀘어의 반즈앤노블 3층 카페테리아는 언제나 자리가 넉넉하고, 예쁜 뉴욕 기념품도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뉴욕여행책 베스트셀러 < 프렌즈뉴욕 >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소식 전합니다. 올해는 뉴욕에 새롭게 문을 연 곳이 많아서 출간 시점이 여름으로 미뤄졌는데요, 산뜻하게 바뀐 표지도 구경해보세요:)
글•사진•여행작가 제이민
저서 <프렌즈뉴욕><미식의도시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