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나날들
세 식구가 일주일을 넘게 긴장 상태로 보냈다.
어쩌면 훨씬 더 긴 시간을.. 이 날을 위해 보낸 것 같아 억울한 생각마저 들었다.
아들은 울면서 공부한 적도 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책에서
눈을 못 떼던 아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던 시간들..
아빠는 그저 아빠 닮지 않은 아들에 감사했다.
겉 보습은 평소 같았지만 정신은 어딘가 딴 곳을
향하고 있던 세 식구.
아들이 가고 싶어 하고 엄마, 아빠가 원하는 대학의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일주일이었다.
각 대학의 조기 전형 결과가 지난 목요일 오후 7시에 있었다.
그날 아침부터 이미 세 식구의 얼굴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아마도 수험생이 있는 집안의 분위기는 모두 비슷했으리라 짐작된다.
할 만큼 했으니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등교하는 아들에게 애써 담담한 척했다.
아들 앞에서 당당한 척했지만
하루종일 아이의 입시 결과가 신경에 쓰였다.
오늘 이 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나!
오후 5시가 조금 넘어 아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밥맛 없다는 아이에게 억지로 밥을 먹였다.
7시가 넘으면 밥 못 먹을게 뻔한 일이었다.
결과가 좋으면 좋은 대로,
결과가 나쁘면 나쁜 대로 밥 맛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일 게 뻔했다.
아들에게 오늘 학교의 분위기를 물으니,
학교가 조용하게 느껴질 정도였단다.
공부하느라 고생한 아이들이 큰 스트레스 까지 받고 있는 모습이 연상됐다.
한국이건 미국이건 수험생의 심적부담은
안쓰럽기만 하다.
물론 조기 전형에 실패한다고 대학 문이 닫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장 가고 싶은 대학을 조기 전형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패하면 낙담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몇 년을 회상하며 든 생각들
어쩌면 나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마음
"아니 이렇게 까지 했는데 안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정확히 발표 예정 시각인 7시에 컴퓨터 앞으로 갔다.
아들을 둘러싼 엄마, 아빠
긴장된 얼굴로 컴퓨터를 켠다.
손이 떨린다.
그 와중에 비디오를 찍는 인싸 마인드의 아들.
학교 웹사이트에 로그인을 하니 뉴스가
업데이트 됐단다.
엔터 버튼만 누르면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아들의 얼굴은 거의 토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리고 세 식구는 정신없이 겅중겅중 뛰었다.
환호성을 질렀다. 2002년 월드컵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믿기지 않는 순간이었다.
아들이 아이비리그인 유펜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 합격했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그동안에 있었던 아이비리그 준비 과정을 여러분과 나눠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