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맡기기

뉴욕 Nersery School

by Henry Hong

아기를 보러 한국에서 오셨던 어머니가 되돌아가시고,

아내의 두 달 출산 휴가가 끝나가면서,

우리 부부에게는 큰 고민이 생겼다.


기저귀도 못 뗀 갓난아기를 어디에 맡겨야 할까?

아내에게는 틈틈이 아기를 봐주시던 친정어머니가 계시지만,

아기를 계속 봐주실 수 있는 여건이 안됐다.

장모는 우리 부부만 보면 바쁜 스케줄을 읊어 주셨다.

이 동네 할머니들 손주 안 봐주시나 보다..


아직 젖먹이인 아기를 맡겨야 할 곳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먼저 우리가 한 일은 인터넷에서 집 근처의 모든 유아원(Nersery School)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별수 있나?

무식하게 하나하나 방문을 해볼 수밖에..


누구는 자식 교육 때문에 이사도 한다는데 이쯤이야..


5 마일 이내 그러니까 약 8 킬로미터 이내의 모든 유아원을 찾아갔다.

인터넷에 주소만 나와있고 이사 간 곳도 있었고,

수준 이하의 열악한 곳

아기가 너무 어리다며 거부한 곳도 있었다.

우리 부부가 면담까지 해 본 곳은 7 군데였다.


신발을 신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 미국식 문화가 무서워

우리 부부에게는 위생이 첫 번째 고려사항이 되었다.

그다음은,

뉴욕에 살다 보니 유아원 찾는데도 종교, 나라를 따져봐야 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유태인이 운영하는 유아원을 가보니

위생 상태는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는데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준다 거나

먹일 때 세심함이 부족해 보였다.

그냥 대충 막하는 느낌?!

솔직히 아기를 안고 있는 자세부터가 마음에 안 들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곳은 한 사람의 보모가 맡아야 할 아기가 많았는지,

젖병 관리가 안 되었다.

싱크대 위의 여러 젖병을 보니 위생 상태가 의심스러웠다.

믿고 걸러야 할 상황이었다.



당연히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곳도 방문해봤는데 그곳은 외부인의 출입이

너무 쉽게 이루어졌다. 문이 제대로 닫혀있지도 않았다.


부모가 돼보면 안다.

"유괴"라는 단어가 공포스럽게 마음에 자리한다.



이것저것 따지는 초보 부모의 선택은 별 수 없었다.


깨끗한 현대 식 시설에 아기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로 볼 수 있는 곳

지문 인식 장치로 출입이 가능한 곳

아기방 출입 시에는 신발을 벗어야 하는 곳

아기의 먹고 싸고를 기록해 주는 곳

선생님 한 명당 3명의 아기를 돌보는 곳


결국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는 유아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비싼 곳이었다.


한 달 비용이 1200달러였다.

아기에게 줄 모유, 분유, 이유식 같은 먹거리. 당연히 부모가 준비해야 했다.


뉴욕에서 아이를 키우며 가장 비싼 보육비가 들어가던 시기였다.


맞벌이 부부로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그중 마음에 드는 곳에 아기를

맡겨 놓았지만 안심이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기어코 일하던 교포 방송국일을 파트타임으로 바꿔가며 아기와의 시간을 좀 더 갖었다.

아침에 아기를 맡겼다가는 두어 시간 후에 바로 데리러 간 날이 수두룩했다.


아기가 자꾸 보고 싶었습니다..

타고난 아들바보입니다.


에이브리정면.jpg


에이브리웃.jpg


나에게는 그때나 지금이나 자식이라고는 딱 하나다.

아이가 지금은 16살이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그 아이 눈에서..

나를 발견하자마자 지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력으로 기어 오던 모습을 본다.



사춘기 아들에게서 아직도 아기의 모습을 보는 나에게..

대학은 집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겠다는 아이.

그 말에 섭섭함을 느끼는 나.

잠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해본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이다음에 미국 가서 살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지..



아들 유아원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코로나 시국이라 찾아뵙지도 못하는 데....

불효자가 따로 없습니다.

내 아들은 최소한 태평양을 건너겠다는 말은 안 합니다.

효자가 따로 없습니다.



뉴욕은 아이가 저 혼자 화장실 갈 정도가 되면 유아원의 무료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9시부터 2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고

그 이후 2시부터 6시까지는 따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프로그램 (After School Program)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한 달에 200 달러에서 500 달러입니다.

그리고 그 비용은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공립 유치원에 들어 가, 공립 고등학교까지 간다면 교육비가 거의 무료입니다.

아침, 점심 식사는 물론이고 학교에서 교통비도 나옵니다.


이와 반대로 사립은 책 값부터 스쿨버스까지 모든 것에 청구서가 따릅니다.


교육비도 당연히 가성비를 따져봐야 할 거 같은데..

가성비라는 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같아 고민이 많습니다.

제 생각에 분명히 가성비가 떨어지는 상황인데

아내는 가성비 갑이라고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부부 생활? 언제나 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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