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나에게는
접시도 세 개.
컵도 세 잔.
수저도 세 벌.
삼겹살은 오 인분도 먹곤 했지만 말야.
이주 뒤면
삼십 년 동안 익숙해져 있던 셈법에서 벗어나
멀리멀리 떠난다.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으니까
더 이상 슬퍼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엄마가 지하철 안에서 문득
'이제 좀 슬프려고 해'라고 한 말이
계속 마음속에 왕왕 맴돌아.
전쟁터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다시 못 볼 사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가 생각해 보니
내가 또 성장하려고 그러나 보다.
지난 세월 돌이켜보면
흘린 눈물만큼 나는 아팠고
아플 때마다 조금 더 어른이 되었어.
이번은 좀 많이 슬픈 만큼
기왕이면 좀 더 좋은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올 가을 뉴욕에선 사위까지 합쳐서
접시 네 개로 만나자.
그리고 삼겹살은 무조건 오 인분.
그때까지 각자 자리에서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자.
접시 수를 줄이는 일은
최대한 늦게,
최대한 천천히...
접시 네 개, 아니 다섯 개, 아니 여섯 개의 행복을
마음껏 누릴 일만 있게 해 줄게.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