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정의되어있다. 사전적 의미처럼 마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나는 도시보다는 한적한 시골이 생각난다.
나는 현재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리고 당분간도 그럴 것 같다. 그나마 주변에 산과 호수가 있어 나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곳이 아파트라는 사실이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다.
저 멀리 수평선으로 노을이 지고 있다. 한 편의 그림 같은 경치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고, 오늘 하루도 행복했다고 말한다. 여기는 하와이 코나다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부슬비에 무지개가 아름다운 이곳은 지상 낙원이다. 어디든 먹고 살만 하면 한국이 가장 살기 좋다고 하지만, 만약에 인류 언어가 하나였다면 그런 말이 통할지는 모르겠다.
자신이 마주한 현재가 가장 힘들고 어렵기에, 서투른 위로 보다는 그냥 묵묵히 옆에 있어 주는 편이 낫 다. 어려움이 있을 때 자연과 함께 하며 자연에서 위로받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그것도 내가 살고 싶어 하는 곳에서 말이다.
일본 영화 하와이안 레시피(호노카 보이)의 촬영지인 호노카아 마을에 갔었다. 부드럽고 따듯한 바람과 산뜻한 꽃나무의 향기가 느껴진다. 내가 영화에서 본 곳을 마주 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영화에서 나온 건물이며 가게들이 그대로 있어서 더 반가움을 느꼈다.
하와이 하면 코나 커피를 빠뜨릴 수 없다. 커피 농장에 방문하여 이곳저곳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재밌다. 커피 체리를 직접 따 보기도 하고,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경치를 감상하며 마시는 커피는 달콤하다. 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훌륭한 뷰 맛집이다.
누군가는 이곳에 와서 바리스타의 꿈을, 누군가는 커피 사업의 꿈을 키웠을 것이다.
주말에 싸우스 포인트에 잠시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커피숍을 들렀다. 가정집과 붙어있는 커피숍이었다. 넓은 수영장도 있고, 놀이터에 온실에 커피숍까지 갖춘 곳이다. 소소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내는 주인장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이곳 코나에 온 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에게는 큰 의미가 있지만, 그 안에서도 더 큰 의미를 발견하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와이에서의 생활 이후 나는 일상에서 많은 의미들을 발견하며 깨닫고 있지만, 잊히지 않는 것이 있다.
우리 선조의 역사인 하와이 무명 조선인의 묘지이다.
코나 한인교회 목사님과 동행하며 이곳에 온 선조들의 모습을 떠올려 봤다. 자신의 살아온 터전을 떠나 이역 말리에서 이방인 노동자의 삶을 살았을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드렸다. 잘 정리된 일본인 묘지와 비교되는 조선인의 묘지를 보며 국가와 국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과거가 존재하였기에 현재의 내가 있는 것이다. 살아온 날의 후회보다는 미래의 희망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