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raveller Hoony Nov 21. 2020

런 런 라엘!

10.24 딸의 생일


아이는 어떤 인생을 살아갈까?   


딸은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줄넘기 씽씽이 철봉 자전거 수영 태권도 등을 다 좋아하고 또래들보다 조금 잘한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활동량이 많아 엄마를 고생시켰는데 ,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티브이를 보든 밥을 먹든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우리 부부는 우리 사이에서 어떻게 이 아이가 태아 났는지 알 수 없다는 얘기를 수없이 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와이에 있을 때에는 아이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었다. 매일 같이 놀아주고 지냈지만, 아이는 더 많은 시간을 부모와 함께 하기를 원했다. 항상 안아 달라는 이야기를 다른 또래보다 많이 했다. 그런 시기이거니 하며 넘겼지만, 지나와서 생각하니 이 아이는 좀 특별한 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뭔가 잘나서 특별한 게 아니라 손이 많이 가서 특별한 아이인 것이다.


하나님이 이  특별한 아이를 누구에게 맡기면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우리에게 준 것만 같다. 우리 부부는 평범한 삶을 살아와서 그런지 이 특별한 아이를 키울 때 종종 힘에 겹기도 하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나는 이 특별한 아이를 사랑하고 이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라는 점이다.




빅아일랜드 와이메아 파커 가문 유적- 딸과 함께



몇 주 전 딸의 9번째 생일 파티를 가족과 함께 보냈다. 딸의 생일 파티를 할 때면 하와이에서 맞이했던 아이의 2번째 생일 파티가 생각나곤 한다.


 



여기 특별한 한 아이가 나온다. 그가 성장하면서 미국 역사적 사건의  굵직한 장면들이 영화 장면에 나온다. 지능은 낮았지만 뛰어난 달리기 실력으로 다양한 삶을 산 포레스트 검프이다.


검프가 달리기를 하다가 미식축구 경기장에 들어가게 된다. 미식축구 선수보다 더 잘 달리고, 감독 눈에 그가 들어온다. 달리기로 인해 대학교 미식축구 선수로 입학한다. 그리고 베트남전이 한창일 때 군에 입대해서 베트남전에 가게 된다. 시키는 것은 모두 잘했기에 상사로부터 너는 장교학교 후보로 보내겠다는 말도 듣고, 검프 본인도 군대가 자신과 잘 맞다는 얘기를 한다.


제니와의 첫 만남인 스쿨버스 장면이 오버랩되며 군용 버스에서 흑인 친구  "버바"(Bubba)를 만나게 된다.


군대에서 흑인 버바는 새우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새우 산적, 새우 크리올, 새우 검보스튜, 레몬 새우, 코코넛 새우. 새우 수프, 새우 스튜, 새우 샐러드, 파인애플 얹은 새우, 레몬 얹은 새우, 감자 곁들인 새우, 새우버거, 새우 샌드위치 등의 온갖 종유의 새우 요리 이름을 쉴 새 없이 얘기한다.


전투에서 부바는 전사하지만 검프는 부바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우 잡이에 나선다. 그렇게 탄생한 곳이 새우요리로 유명한 부바 검프이다.


하와이 코나 부바 검프 - 라엘 생일

  

바다 뷰가 멋지다.

영화 속 이야기 이긴 하지만 새우 요릿집인 부바 검프는 우리가 거주하던 기숙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코나 알리 드라이브 옆 바닷가에 자리한 부바 검프는 멋진 하와이 바다 뷰를 보며 새우요리를 먹을 수 있는 맛집이다.   


저녁엔 기숙사에 돌아와 생일 케이크를 먹었다. 코나 시내에 베스킨라빈스가 있다. 거기 사장님은 약간 알코올이 취한듯한 전형적인 미국인 아저씨였다.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는 서울의 워커힐 호텔에서 일했다고 자신의 한국 생활을 이야기하셨다. 아저씨의 이야기를 잘 듣는 척은 했지만, 난 어떤 걸 사야 할지  고민하느라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여기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모두 크림이 아주 많이 발라져 있었다. 우리가 산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비슷한 종류였다. 나이스 하지는 않았다.  역시 케이크는 한국산이 맛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배스킨라빈스 케이크 - 2살 생일



이제 아이는 9살 생일을 맞이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10살이 될 것이다. 공부 때문에 기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삶을 살아가는 과정 가운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아이가 자신의 재능을 살려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공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살면서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은 한국이라는 나라 아산이라는 지역에 살 고 있지만, 더 넓은 곳에서 살아갈 아이를 기대해 본다. 아니 기대한다는 것은 나의 욕심일 것이다. 그냥 나는 아이가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다.


포레스트 검프는 1994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작품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며, 우리가 지냈던 하와이 시절은 결코 헛 된 시간이 아니었다. 이 시기의 경험은 아이의 삶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임을 알고 있다.


인생의 어려운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엄마 아빠가 딸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늘 생각했으면 좋겠다.

바람이 많이 불어 휜 나무


아이로 인해 주변 사람들도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런 라엘!!


딸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기도한다.

GOD BLESS YOU!

이전 09화 제시카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