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재단법인 넥슨재단 Nov 01. 2021

웹툰 ‘열무와 알타리’ 유영 작가를 만나다 (1)

"아이의 장애보다 편견  때문에 힘든 순간이 더 많아요."

카카오웹툰 ‘열무와 알타리’는 쌍둥이 아들 ‘열무와 알타리’를 키우는 엄마 소소의 생활툰이다. 2019년 12월부터 연재를 시작해 현재 누적 조회수 2천만 뷰를 훌쩍 넘는 관심을 받고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 열무와 그의 쌍둥이 형제 알타리를 키우고 재활하며 사는 일상을 솔직하게 공개해 공감을 얻고 있다.

넥슨은 어린이 재활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앞장섰으며 대전충남 넥슨어린이공공재활병원(가칭)과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경남권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가칭),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에 각각 100억을 기부하고, 설립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런 우리에게 열무와 알타리, 그리고 소소와 토토의 이야기는 큰 울림을 주었다. 


'열무와 알타리'의 유영 작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내내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가끔은 눈물을 참고, 대부분은 마주 보고 웃으며 나눈 이야기들을 공개한다. 




열무와 알타리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열무와 알타리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어요.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가정 보육을 하기도 했고요. 주로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고 게임도 하고 이러면서 지내고 있어요.


카카오웹툰 '열무와 알타리' 중에서


열무가 다닐 수 있는 어린이집이 따로 있나요?

열무는 장애 전담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어요. 알타리는 일반 어린이집을 다니고요. 지금 7살이라 내년에 초등학교에 가요. 초등학교 진학에 대해서 아직까지 계속 고민 중이에요. 열무는 입학 유예도 고민 중이고요.


입학 유예가 가능한가요?

아이가 발달이 느리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유예를 하기도 해요. 특수학교에 티오(T.O 남는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유예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공교육에 들어가면 상황이 또 많이 달라지시겠어요.

네, 어린이집 보낼 때보다 더 어렵고 힘든 거 같아요.


열무와 알타리를 연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열무와 재활을 다니면서, 또 장애 전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저처럼 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고요. 이런 이야기들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위로가 된다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조금은 특별한 육아를 하시는 분들이 공감하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볼 수 있는 그런 일상 웹툰이 있으면 어떨까?라는 마음에서 그리기 시작했어요.


원래 웹툰 작가가 꿈이었나요?

열무와 알타리를 그리기 전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출산 전에는 게임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었습니다.


카카오웹툰 '열무와 알타리' 중에서


이 작품을 통해서 작가님이 변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웹툰을 그리기 전에 열무는 저에게 아픈 손가락이었어요. 숨기고 싶은 아픈 손가락이었죠. 웹툰을 그린 이후에도 열무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지만 저는 더 이상 우리 가족이 장애 가족이라는 것도, 열무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습니다. 제 스스로 당당해진 거 같아요.

그리고 편견을 마주하거나 속상한 일이 생기면 그 전에는 한없이 우울해졌다면 지금은 "웹툰으로 그리겠어!" 라면서 기록하는 여유까지 생긴 거 같아요. 열무와 알타리의 존재(?)를 아시는 주변 분들이 아이들을 한 번 더 챙겨주시고 이뻐해 주시기도 하고요.



사실 아이의 장애보다 '장애는 불행'이라는 많은 편견과 장애가정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들에 힘든 순간들이 더 많아요. 




사실 어디나 있는 이야기인데 드러나있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웹툰이라는 좀 더 다가가기 쉬운 매체로 보여준다는 점이 좋아요.

음,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웹툰으로 쉽게 푼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막상 작업을 하려고 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아니더라고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만 2년 넘게 걸린 거 같아요. 연재를 시작하면서 ‘아이의 장애를 굳이 꺼내서 웹툰을 그리고 싶을까?’라고 생각을 하시는 독자분들의 반응도 두려웠죠. 저 역시도 '이런 소재로 웹툰을 그리는 게 과연 맞는 걸까'라는 고민도 많았고 연재 중인 지금도 그런 생각이 종종 들 때도 있어요. 제 의도와는 다르게 우리의 불행을 전시하는 이야기처럼 보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가장 컸던 거 같아요. 물론 아이의 장애 진단과 그 장애를 받아들이는 그 시간들은 정말 힘들었지만, 저는 지금 너무 잘 지내고 있거든요.


사실 아이의 장애보다 '장애는 불행'이라는 많은 편견과 장애가정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들에 힘든 순간들이 더 많아요. 그리고 재활이나 교육 같은 복지 제도 관련된 부분에서도 어려운 점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제 웹툰을 통해서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장애 아이의 부모로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카카오웹툰 '열무와 알타리' 중에서


웹툰 내용 중에 영국에서 재활을 받는 ‘해와 달’ 이야기를 보다가 영국에서는 부모들이 정보를 서칭 할 필요도 없다는 이야기를 보고 놀랐어요.

사실 해와 달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부럽기도 했고, 그러면서 제가 겪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막연하게 ‘영국은 복지가 좋지’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우와! 싶더라고요. 정말 알아서 찾아오는 복지였죠. 심지어 장애 가족의 케어와 부모가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감정적인 부분들까지 배려를 함에 더욱 놀랐어요. 

단적인 예를 소개하면 자세 유지가 힘든 뇌성마비 아이들을 위한 장애 전용 의자가 있어요. 그런 가구가 집에 들어올 때 부모가 받아들이는 충격이 되게 커요. 사람들은 ‘애가 장애가 있으니까 장애 기구를 사 온 거지’ 이렇게 생각을 하겠지만, 아이의 장애가 있다는 걸 현실로 받아들이는 순간이거든요. 아이가 사용할 장애 의자, 아이가 써야 하는 재활보조 기구들이 집에 들어오는 순간 또 한 번 무너지죠. 

그런데 영국에서는 보조 의자를 단계별로 나눠서 1단계 의자로 정말 너무 예쁜 의자를 가져다준대요. 일반 아기들이 쓸 거 같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의자를 주는 거죠. 그다음에 장애 관련 디자인을 한 단계씩 추가하는 거예요. 덕분에 부모가 천천히 적응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나머지는 제 웹툰을 봐주시면 …하핫


카카오웹툰 '열무와 알타리' 중에서
카카오웹툰 '열무와 알타리' 중에서


‘나라별 재활병원 수의 차이’ 같은 수치를 보고도 충격을 받았었는데, 상세한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 차이가 더 실감이 나네요.

사실 재활 병원의 수도 문제지만 재활 치료로 케어를 할 수 있는 나이도 문제예요. 치료실에 다니는 부모님들은 아실 거예요. 소아 치료실에는 영유아들이 대부분이고 성인 치료실에는 성인들만 있죠. 그럼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의 아이들은 어디서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심지어 병원은 2~3년 주기로 치료가 끊어지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녀야 해요. 결국 모든 게 부모의 숙제로 남겨지죠.



카카오웹툰 '열무와 알타리' 중에서



웹툰 내용 중에 ‘이탈리아에 가려고 여행을 준비했는데 네덜란드에 도착했다’는 비유가 인상 깊었어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주실 수 있나요?

다운증후군 아이의 엄마이자 미국 작가 에밀리 펄 킹슬리라는 작가가 쓴 시예요. 그 글을 처음 읽고 엄청 울었어요. 그리고 정말 내가 떨어진 곳이 네덜란드일까? 정말 이곳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죠. 시간이 지난 뒤 그 글을 다시 읽었는데 그때는 정말 모든 구절이 공감되더라고요. 생각과 전혀 다른 곳이었지만 네덜란드가 맞더라고요. 물론 계획대로 가지 못한 그곳의 삶이 앞으로도 부럽긴 하겠죠.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다른 이들이 놓치는 많은 행복들을 발견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발견한 그 행복들을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카카오웹툰 '열무와 알타리' 중에서


출산 후 열무와 알타리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열무의 영아 연축 장애를 진단받았을 때요. 자기 아이의 장애를 마주하는 순간 그 절망감과 슬픔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피눈물이 쏟아진다고 하잖아요. 그게 무슨 말인지 깨달았죠. 그리고 부모로서 그 죄책감은 정말… 아마 장애 아이의 부모 마음은 다 비슷할 거 같아요. 


열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점은 열무가 일란성쌍둥이라는 점이었던 거 같아요. 똑같은 얼굴로 잘 성장하는 알타리를 보면서 거기서 열무의 모습을 우리가 찾고 있더라고요. 아마 열무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더 그랬던 거 같아요. 영아 연축을 진단받고 약을 먹으면서 열무는 일 년 동안 시간이 멈춘 것처럼 잠만 잤어요. 열무의 장애보다 열무의 시간이 이렇게 멈춰버리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에 너무 컸어요. 그때 시간이 가장 버티기 힘들었던 거 같아요.


열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점은 열무가 일란성쌍둥이라는 점이었던 거 같아요. 똑같은 얼굴로 잘 성장하는 알타리를 보면서 거기서 열무의 모습을 우리가 찾고 있더라고요. 아마 열무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더 그랬던 거 같아요.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열무와 알타리를 키우며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너무 많았던 거 같아요. 그런데 그 순간만 기억에 남을 뿐 저는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 순간을 오롯이 기뻐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열무의 장애를 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했어요. 열무가 하나씩 무언가를 해낼 때마다 그다음 만을 생각했죠. 정말 그것만 생각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죠. 내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열무의 장애에 얽매여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제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모든 게 보였어요. 토토도 알타리도 열무도…그리고 제 자신도요. 저는 지금 다 함께 누워서 장난치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깔깔거리며 웃는 일상의 매 순간들이 너무 특별하고 소중해요. 아마 육아를 하시는 많은 부모님들이라면 제 이야기에 공감하실 거 같아요. 아이를 키울 때 행복한 순간들은 대부분 평범한 일상 속에 있더라고요.


카카오웹툰 '열무와 알타리' 중에서


독자들의 댓글까지가 ‘열무와 알타리’ 웹툰의 완성인 것 같아요. 다 읽어보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요

재활병동 편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적어주신 댓글이 떠올라요. '열무가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밝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할게요.'라는 댓글이었는데 그 글을 보고 너무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쩌면 내 웹툰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또 정말 감사하기도 했죠.


엄마가 웹툰 작가라는 걸 알고 있나요?

아뇨. 아직 웹툰 작가? 이런 디테일한 직업은 모르는 것 같아요. 그냥 엄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알고 있어요.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열무와 알타리 (유영 작가 제공)


매거진의 이전글 웹툰 '열무와 알타리'와 어린이재활병원 현황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