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재단법인 넥슨재단 Jan 12. 2022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없는 일터
‘넥슨커뮤니케이션즈’

10년 차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의 8년 차 직원 김혜림 파트장을 만나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넥슨 코리아의 자회사로 넥슨 게임의 웹서비스 모니터링 및 고객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이다. 게임업계 최초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77명의 직원 중 47%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중증 장애인 비율은 62%에 달한다. 2011년 설립되어 작년 10월 10주년을 맞았다.


설립 후 지난 10년 간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고용부터 업무 진행, 사내 편의 시설이나 복지까지 모든 부분에서 차별과 불편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넥슨커뮤니케이션즈 웹서비스 운영팀의 김혜림 파트장을 만났다.




김혜림 파트장은 2013년 11월에 입사해, 8년째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서 일하고 있다. 넥슨 게임의 커뮤니티를 관리하고, 게임의 내외부 동향을 모니터링해 커뮤니티 품질을 향상을 도모하는 웹서비스 운영팀에 소속되어있다. 최근 파트장이 되면서, 직원 관리 등의 업무도 맡아 수행하는 중이다. 또한 그는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은 중증 지체 장애인이기도 하다. 성인이 된 후 얻게 된 장애로 인해 그의 삶은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 삶에 ‘일자리’는 큰 영향을 주는 요소였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의 77명의 직원 중 47%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중증 장애인 비율은 62%에 달한다. 


후천적 장애를 만나기 전 한복 디자이너였던 김혜림 파트장


“한복 회사에 다녔어요. 어릴 적부터 꿈이 디자이너였고,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거든요. 디자이너가 된 건 좋았는데, 단순하게 디자인만 하는 게 아니라 사이즈, 취향 등 고객의 정보를 기반으로 그 사람에게 맞는 옷을 마감일에 맞춰서 만드는 일의 연속이라 힘든 일도 많았어요. 하지만 완성된 옷을 전달했을 때 고객이 좋아하는 모습에서 만족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이렇듯 평범한 직장인이며 디자이너였던 김혜림 파트장은 후천적으로 중증 지체 장애를 얻게 되었고 한복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장애를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한 나는 ‘디자이너는 지체 장애가 있어도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닐까?’하는 궁금증이 먼저 들었다. 장애 다음에 올 법한 단어는 ‘좌절’이거나 ‘극복’이었으니까. 혹은 둘 다 이거나. 

나도 모르게 ‘장애를 극복하고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스토리’를 기대했던 것 같다. 실제로 우리가 매체를 통해 접하는 장애인은 갑작스럽게 갖게 된 장애로 좌절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이룬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보통의 우리들이 그러하듯 대부분은 극단에 있지 않다. 힘들지만 그래도 일상을 살고, 꿈을 이루지 못해도 오늘 하는 일에서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장애를 갖기 전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장애를 가진 후에도 여전히 평범한 직장인인 김혜림 파트장과 대화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장애 여부로 구분 짓지 않고 사는 삶’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아주 중요했다.


장애 여부로 구분 지어지지 않는 삶


“처음 장애를 가지고 1년 정도는 재활에 전념했어요. 처음에는 보행도 못하고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한다고 했거든요. 독하게 재활해서 휠체어 없이 보행이 가능하게 되었어요. 그러고 나서 제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6개월 넘게 1년 가까이했던 것 같아요. 다니던 회사에서는 저를 기다려주시고 계셨거든요. 하지만 내가 다시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힘들 거라고 판단해서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찾아보게 되었고요. 사실 지체장애인이 디자인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지만, 디자인을 할 때 몸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각보다 많아요. 가령 옷감을 찾고, 선택하고, 외부 다른 업체들과 만나고 하는 것들도 모두 디자인 업무지요. 당시에는 그런 부분들이 많이 어렵게 느껴져서 한복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서 여러 회사를 소개받는다.


“저도 장애인이 되고 처음으로 ‘사람들이 이렇게 편견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걸 깨달았어요. 정직원 전환과 같은 안정적인 고용이 힘들구나 하는 걸 많이 느끼고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포자기했을 때 넥슨커뮤니케이션즈를 소개받게 되었고, 지금까지 계속 일 하고 있어요. 지체장애로 걷는 보행에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사무직 업무는 수행하는데 한계가 없습니다."


'장애인표준사업장' 넥슨커뮤니케이션즈 회사 내부 모습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서 8년째 일하고 있는 이유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사람이 전공과는 거리가 먼 일을 8년이나 하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 입사했을 때 가졌던 기대가 있었을까? 그리고 회사는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을까?


회사의 위치도 중요했어요. 집에서 택시로 10분이면 출근할 수 있거든요. 누구나 회사가 가까운 걸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지체장애가 있으면 거리가 더 크게 다가와요.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고 가야 하는 회사는 아무래도 버겁죠. 그리고 회사의 시설도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게 여겨지더라고요. 보행이 불편한 저는 작은 턱이 있어도 넘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에는 제가 보행하기에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 없었어요.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 기본 시설이 아주 잘 되어있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장애인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회사의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였어요. 장애인 동료가 많아서 제가 이 안에서 일을 해도 어색함이나 어려움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장애를 가졌던 사람으로서 ‘평범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크게 다가왔던 거 같아요. 사실 사회 구성원에서 중도 탈락된 느낌을 가지면서 스스로 위축된 느낌이 있었는데,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간 느낌, 인정받는 느낌이라서 좋았습니다. 제가 다시 평범한 30대처럼 지낼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고요. 여기서는 내가 장애인이라는 타이틀 없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제가 다시 평범한 30대처럼 지낼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어요. 


일하면서 가장 보람이 느껴지는 때를 물었더니 각 게임에서 생긴 주요 이슈를 빠르게 확인하고 담당 부서에 전달해 유저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얻었을 때라고 답하며, ‘우수 직원상’을 받았을 때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내가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좋았습니다.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굳이 그런 걸 구분 짓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는 저’ 그렇게만 생각이 들어 참 좋았습니다. 물론 승진했을 때도 좋았지요. 양쪽 어깨에 무거운 책임이 함께 올라오더라고요. 무겁지만 잘 버티고 있습니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의 노력


회사 내에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에 업무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혜림 파트장은, 차이와 차별의 구분이 필요하다며,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없다고 강조했다. 업무는 개인의 직무 능력을 고려해서 배정할 뿐이고, 장애 여부는 영향을 주지 않는단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는 ‘장애 인식 개선 태스크포스(TF)’가 있다. 이 TF에서는  장애 직원과 비장애 직원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구성원 간에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넥슨커뮤니케이션즈만의 기업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 사내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은 2018년부터 법적으로 의무화가 되었지만,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2016년부터 이러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실 장애 인식 개선이라는 게 흔히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것뿐 아니라 장애인도 나와 다른 장애 유형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보행이 불편한 제가 넘어졌을 때 보통은 그냥 바로 다가와 일으켜 주려고만 하잖아요. 하지만 넘어진 사람의 의사를 먼저 물어봐야 하거든요. 도움이 필요하다면 정확하게 요청을 하고, 필요하지 않다면 ‘괜찮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거죠. 상호 간에 의사 표현을 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부터도 시각 장애나 청각 장애에 대해서 무지한 부분이 있었어요. TF를 통해 많이 배웠고, 지금은 회사와 별개로 ‘직업 생활 상담원’ 자격증을 따서 공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후천적 장애가 더 많습니다. 저 역시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되었고, 지금 회사에 계신 분들도 대부분 후천적 장애가 발생한 분들이 많아요. 이런 인식 교육을 통해 나와 함께 생활하는 동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었으면 하고요. 그것을 넘어서 언제든 나나 내 주변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든 다들 편견이나 차별이 없이 서로를 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두의 관심이 중요합니다.”


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이 보통의 직장인으로 성장하는 것. 성장에 한계를 두지 않는 것. 


“야심을 가집시다!”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서 그런가. 인터뷰가 끝날 무렵 괜스레 선배가 된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김혜림 파트장에게 응원의 멘트를 건넸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김혜림 파트장이 회사에 가지고 있는 애정만큼 쭉쭉 성장해 더 높은 자리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게 되었고 응원하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이 보통의 직장인으로 성장하는 것. 성장에 한계를 두지 않는 것. 10년째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서라면 가능할 것 같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와 김혜림 파트장이 함께 성장할 다음 10년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장애어린이가 성인이 된 후, 우리는 일을 할 수 있을까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