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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단법인 넥슨재단 Apr 15. 2021

케냐 키베라 어린이들과 함께
'플레이베이즈'

케냐 키베라 지역에서 진행 중인 '플레이노베이션' 프로젝트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슬럼 '키베라'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면적 696제곱미터에 인구 300만명인 도시. 서울(605제곱미터)보다 조금 작다. 나이로비 중심가에서 남서쪽으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가까운 곳에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슬럼인 ‘키베라(Kibera)’ 지역이 있다. 키베라 총 면적은 2.5제곱미터. 서울 여의도(2.9제곱미터)보다 조금 작은 면적이다. 이 곳 인구는 2009년 통계상으로는 17만명. 하지만 현지 구호 기구들이 추산하는 수치는 100만명 정도이며 실제로 200만명 가까운 인구가 살고 있을 거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나이로비 인구의 1/3이 0.3%의 면적에 살고 있는 셈이다. 

플레이베이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키베라 주민들의 모습 ⓒ KDI

이처럼 높은 인구밀도의 키베라 지역엔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며 상하수도 시설도 없다. 집 안에 화장실이 없고 턱 없이 부족한 공공 화장실을 수만명이 공유하기 때문에 사실상 화장실 사용이 어렵다. 치안도 좋지 않아 집 밖에서 용변을 보기가 어려워 집 안에서 해결하고 비닐봉지에 모아서 밖으로 던진다. 이를 일컫는 ‘플라잉 토일렛(flying toilet)’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이다. 그 때문에 거리엔 오물과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고 악취가 심하다. 전염병도 끊이지 않는다. 각종 범죄에도 취약하지만 경찰도 진입을 꺼리는 지역이다. 


‘키베라’는 최근 갑자기 생긴 슬럼이 아니다. 20세기 초, 영국이 케냐를 점령해 나이로비를 동아프리카 영국보호령 수도로 지정했다. 영국은 ‘동아프리카 회사’를 운영하며,  케냐 몸바사 항과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를 잇는 철도를 세웠고, 그 철도의 중간 기착 지역이 ‘키베라’였다. 그래서 지금도 키베라 지역을 철도가 관통하고 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끌려온 노동자들과 일거리를 얻기 위해 나이로비로 온 케냐인들이 모여 살며 조성된 지역이 키베라이다. 그들은 1세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아침이면 일어나 나이로비 시내로 출근한다.

플레이베이즈가 생길 장소 ⓒ KDI

키베라 지역에 4곳의 '플레이베이즈'

지금 이 곳, 케냐 키베라 지역에 주민들이 직접 의견을 모으고 설계에 참여한 놀이보육 공간 ‘플레이베이즈(PlayBaze)’가 지어지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넥슨재단’이 함께 한다. 


넥슨재단의 ‘플레이노베이션’은 어린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로 놀이를 통한 혁신을 추구한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나 아프리카, 북미 등 해외 각지에서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역의 현실과 필요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하고 있다. 

키베라에서는 앞서 언급한 ‘플레이베이즈’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플레이베이즈’ 프로젝트는 컨큐이 디자인 이니셔티브(KDI)와 함께 한다. KDI는 케냐의 비영리 도시계획∙건축디자인 전문 기관으로 2006년 설립 이후 주민들과 함께 키베라 지역에 공공공간 11개소를 만들어 운영해왔다. 

브릭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 ⓒ KDI

‘플레이베이즈’는 ‘Play’에 ‘Baze’(노는 공간을 말하는 나이로비 속어)를 합친 단어. 이 프로젝트가 KDI가 만든 기존의 공공공간과 다른 점은 우선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놀이 공간’이라는 점이다. 키베라 지역에 어린이들이 마음 편하게 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은 언제나 필요했지만 다른 급한 이슈들에 밀려 항상 뒷순위로 미뤄졌다. ‘플레이베이즈’는 바로 이 놀이와 교육 그리고 보육에 집중한다. 


또한 기존에 공공공간들이 주로 성인 남성 주민들이 참여해 지어졌다면, ‘플레이베이즈’는 공간의 주 이용자가 될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적극 참여해 설계를 진행 중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특히 주요 이슈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자유롭고 편하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데에 넥슨재단이 건넨 ‘브릭’이 도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주로 성인 남성 주민들만 참여한 기존 KDI 프로젝트
브릭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어린이들
여자 어린이들도 브릭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작년 초 지역의 어린이들을 초대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워크샵을 통해 마을에서 꼭 필요한 것들, 공간에 있었으면 하는 것들에 대한 의견을 받았다. 글을 몰라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어려운 어린이들과 여성들에게 ‘브릭’으로 생각을 표현하도록 안내했다. ‘브릭’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사람이나 글을 모르는 사람 등 모두에게 공평한 언어가 되어주었다. 자신의 생각을 말로 꺼내는데 서툰 사람들도 ‘브릭’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공간을 ‘브릭’을 쌓아 설명했다. 덕분에 민주적이고 평등한 소통이 가능했으며 이에 어린이와 여성은 조금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플레이베이즈 공사 현장 ⓒ KDI

이러한 워크샵이 끊임없이 이뤄지며 어린이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듣고 반영해 컨셉을 잡아 현재 키베라 지역에 네 군데의 플레이베이즈가 만들어지고 있다. 두 군데는 커뮤니티센터에 하나는 학교에 건립 중이며 나머지 하나는 키베라의 현실을 반영해 ‘이동형 플레이베이즈’로 만들고 있다. 키베라 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옮겨 다니며 어린이들에게 ‘놀이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이 될 것이다.

Covid-19 차일드 이멀전시 키트

넥슨재단은 네 곳의 플레이베이즈를 설계하고 공사하는 비용부터 지어진 이후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인건비 등 운영비, 설계 단계에 쓰인 브릭 등을 지원했다. 또한 작년에는 Covid-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가정 400곳에 ‘차일드 이멀전시 키트(Child Emergency Kit)’를 제공하기도 했다. ‘차일드 이멀전시 키트’ 안에는 약간의 음식과 휴지, 소독제 등과 브릭 등을 포함한 장난감이 들어있다. 마땅한 놀이도구 없이 열악한 환경의 집안에서 격리된 채 지내는 어린이들에게 브릭은 작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또한 팬데믹 상황으로 어려움을 처한 양육자들에게도 작지만 알찬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일드 이멀전시 키트(Child Emergency Kit) ⓒ KDI 
차일드 이멀전시 키트(Child Emergency Kit) ⓒ KDI

네 곳의 ‘플레이베이즈’는 올해 완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 시설들이 키베라 지역 어린이들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놀이 공간을 제공해주기를, 그 안에서 어린이들이 건강한 꿈을 꿀 수 있기를 넥슨재단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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