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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단법인 넥슨재단 Apr 27. 2023

우리가 만난 소중한 존재.
동화책 '보석구슬'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꿈틀꽃씨 센터에서 발간한 동화책 '보석구슬'

문이지 사회복지사와 신예지 나누미 선생님에게 듣는 '보석구슬' 이야기


지난 3월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통합케어센터 '꿈틀꽃씨'에서 동화책 '보석구슬'을 출간했다. ‘꿈틀꽃씨’는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으로 꿈틀꿈틀 꿈을 담은 꽃씨가 움트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다. 


넥슨은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꿈틀꽃씨 센터와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넥슨이 건립기금 100억 원을 보탠 국내 최초의 어린이 완화의료센터인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올해 말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에 개원할 예정이며 작년에는 사내 기부 이벤트 ‘더블유WEEK’를 통해 모금된 기부금 8,500만 원을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운영 기금으로 보태기도 했다.


동화책 '보석구슬'은 아래 링크에서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꿈틀꽃씨 센터에서 발간한 첫 번째 동화책의 제목 '보석구슬'은 '눈물'을 의미한다. 백혈병으로 형을 잃은 소년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며 읽는 이들에게 반짝이는 보석구슬을 안긴다.


동화책 마지막 부분에 이 책을 만든 소아완화의료팀의 편지가 실려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완화의료팀은 사랑하는 형, 누나, 오빠, 언니, 동생, 딸, 아들과 이별하신 모든 가족분들에게 작지만 따스하고 잔잔한 위로가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사랑스러운 친구들! 선생님들은 우리 친구들이 하늘나라에서 반짝반짝 빛나며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어요. 선생님들은 이 세상에서 함께한 친구들의 빛나고 소중한 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해요. 훗날 웃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러리라 믿어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완화의료팀은 하늘의 별이 된 친구들을 마음으로 기억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완화의료팀 김민선 교수는 넥슨재단과의 지난 인터뷰에서 "한 외국 다큐멘터리에서 어떤 보호자가 "완화의료는 따뜻한 블랭킷 같다."는 표현을 하셨어요. 저는 그 말이 되게 맞다고 생각해요. 사실 담요 별 거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있으면 좀 낫죠. 따뜻하죠. 저희가 중증 어린이 환자나 보호자를 위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이 힘들고 고된 과정을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동화책 '보석구슬'을 읽는 동안 누군가 포근한 담요를 덮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소아완화의료팀에서 어린이들, 가족들과 함께 하며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쓴 문이지 사회복지사와 그림을 그린 신예지 나누미 선생님에게 '보석구슬'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인터뷰를 청했다. 두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하지만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대답을 전해주었다. 문이지, 신예지 선생님의 사려 깊은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며 진심을 옮겨 적는다.




동화책 '보석구슬'을 소개해주세요.

(문이지, 신예지) '보석구슬'은 보석구슬을 가진 어떤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아이에게는 백혈병에 걸린 형이 있는데요, 용감하게 나쁜 세포와 싸우던 형이 어느 날 눈을 뜨지 않고 코로 숨 쉬지도 않고 귀로 듣지도 않으며 입으로 먹고 말하지도 않음을 알게 됩니다. 형은 이제 병원에 안 와도 되고 주사도 안 맞아도 됩니다. 하지만 직접 만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눈에 보석구슬이 흘러내립니다. 각자의 눈에서 방울방울 떨어진 보석 구슬이 유리병에 가득 찹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둘 모인 보석구슬이 커다란 빛을 만들어냄을 발견했고, 캄캄했던 가족의 마음이 환해집니다. 그렇게 빛나는 보석구슬은 모두의 마음속에서 항상 함께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되게 됩니다. 가족분들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 우리 친구들을 보석이라 생각하며 조심스레 '보석구슬'이라는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문이지) 꿈틀꽃씨, 소아완화의료 전담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상실의 슬픔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어려운 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더 이상 소중한 존재와 함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부모님, 그리고 형제자매들은 이별 이후 일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다양한 감정과 마주하시는데요. 누군가는 "이제는 잊어라. 이제는 괜찮아질 때도 되지 않았냐. 다른 좋은 것들로 채워라" 등과 같은 섣부른 위로를 전하기도 합니다. 이런 위로는 오히려 남겨진 가족과 형제자매들의 감정을 닫게 만들고 너무나 소중한 존재를 마치 없었던 존재처럼 여겨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합니다.


위로가 되는 유일한 것은 바로 우리가 만난 소중한 아이들의 존재입니다. 소아완화의료팀과 꿈틀꽃씨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가족들에게 가장 큰 위로를 전하는 따듯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그리고 그 존재가 여전히 여기 마음속에 함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함께 했던 모든 소중한 기억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나누며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아완화의료팀원, 그리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아이들을 만난 모든 의료진, 선생님들이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했음을 기억한다는 점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동화책을 받아보신 모든 분들이 ‘보석구슬’을 함께 지닌 소중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며 그림을 그리거나 떠오르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동화책 뒷면은 공백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위로가 되는 유일한 것은 바로 우리가 만난 소중한 아이들의 존재입니다. 


'보석구슬'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문이지) 김민선 교수님께서 해외연수를 다녀오신 후 "외국에는 이런 동화책도 있대요. 정말 좋죠."라며 사무실에 두고 가신 동화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The Empty Place, a child's guide through grief>라는 동화책이었는데요. 죽음, 상실이라는 소재를 동화책에 따스하게 녹여 위로를 주더라고요. 우리 팀도 그런 동화책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언젠가는 꿈틀꽃씨에서도 사별가족을 위한 그리고 상실을 경험한 아동을 위한 동화책을 발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내내 품에 안고만 있었습니다.


'보석 구슬' 중에서

소아완화의료팀에서는 사별가족께 작은 위로를 더하고 함께 기억하기 위하여 임종 후 2년까지 사별환자의 생일에 사별 편지를 발송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치료 과정에 가까운 친구로, 친한 언니오빠로서 역할을 하며 어찌 보면 직원들보다도 아이와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놀이 과정에 여러 표정과 반응들을 만나게 되는 나누미 봉사자 분들께 '남겨진 가족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만났던 아이와의 이별로 슬픔을 경험하고 있는 봉사자 본인들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놀이활동 경험을 떠올리며 사별 편지를 작성해 주시도록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어느 날 신예지 선생님께서 한 아이에게 보내는 마음을 그림으로 만들어 작업해 주신 것을 보았고 '아, 아이들을 직접 만나보신 봉사자 선생님이 그림 작업에 함께 참여하면 동화책 제작이 더욱더 의미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예지 선생님께 동화책 만들기 작업에 함께해 주실 수 있을지 여쭙게 되었습니다.


(신예지) 그때 제가 도화지로 책자를 만들고 글과 그림을 함께 넣어서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나는 ~을 할 때 ~를 생각해요."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야기였고요, 모든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를 잊지 않고 마음속에 간직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이지 선생님께서 이 동화 형식의 편지를 보시고 사별을 겪은 형제를 위한 동화책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주셨어요.


(문이지) 신예지 선생님에게 "사별가족을 위한 동화책을 만들고자 하는데 그림 작업에 함께해 주실 수 있는지" 질문드렸을 때 망설임 없이 "그림 그리기 딱 좋은 시기인 거 같아요!"라고 환히 웃으며 대답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림 그리기 딱 좋은 시기라니!! 꿈틀꽃씨 가족들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마음 다해 대기하고 있는 분이 있는 듯하여 너무 든든하고 감사했지요.


'보석구슬'의 글을 쓴 문이지 사회복지사와 그림을 그린 신예지 나누미 선생님


'꿈틀꽃씨 센터'에서 나누미 선생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신예지) 꿈틀꽃씨 센터는 중증 희귀 난치병과 싸우고 있는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놀이터이자 휴식처입니다. 나누미는 꿈틀꽃씨 쉼터에서 혹은 병동에서, 병원 안에서도 다양한 곳에서 활약합니다. 병원에 와서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아이가 지루하지 않게 좋아하는 보드게임을 함께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요, 소독을 마친 놀잇감을 가지고 신생아 중환자실이나 장기간 입원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병동에서 가서 함께 놀이하고 상호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나누미와 장난을 치며 까르르 웃어주지만, 때로 힘든 싸움을 하는 어린이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꿈틀꽃씨 나누미는 아이에게 모든 시간, 모든 마음이 전달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마음을 다해 아이와 눈을 맞추고 언제나 최선을 다합니다.


동화책이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가장 큰 이유는 섣부른 위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보석구슬'을 만들며 가장 염두에 둔 점은 무엇인가요?

(문이지) 신예지 나누미 선생님과 처음 동화책 만들기 전 미팅을 하면서 서로 이야기 나눈 것은 '그 누구의 마음도 다치게 하지 않는 것, 죽음과 상실을 따듯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진행하자는 부분이었습니다. 2017년에 신예지 선생님께 그림 초안 작업을 받은 이후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도 이것입니다. 물론 다른 업무에 바쁘기도 했지만 5년 동안 '해야 할 일' 폴더에 넣어두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섣부른 위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누군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요. 그래서 초안이 나온 후 스토리를 다시 재구성해보기도 하고 스토리 구성 이후에도 소아완화의료팀원 선생님들과 함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수없이 다듬는 시간을 거쳤습니다. 그래서 꿈틀꽃씨 첫 번째 동화책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 하나 염두에 둔 것은 '사별을 추상적으로 다루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형제와 이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소외되어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사별을 설명할 마땅한 언어를 찾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갔다.',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아이들, 특히 유아들은 추상적인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합니다. 갑자기 영문을 모른 채 형제가 사라진 어린이들에게 어린이의 시각과 언어로 '죽음'이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갑자기 영문을 모른 채 형제가 사라진 어린이들에게 어린이의 시각과 언어로 '죽음'이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보석구슬' 발간 후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요?

(신예지) 문이지 선생님께서 '보석구슬' 발간 소식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접하시고 동화책을 받아보고 싶다고 개별적으로 연락 주신 가족분들이 꽤 많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어요. 특히 2023년 4월 생일을 맞이하는 친구 어머님께서 동화책을 읽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 가족들 모두 아이를 마음에 품고 일상을 잘 지내고 있다는 연락을 주셨다고 해요.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 과정에서 결코 헤아릴 수 없는 정서적 상실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보석구슬'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는 과정에 함께한 것 같아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보석구슬' 중에서


다음 동화책도 기대가 됩니다! 계획이 있나요?

(문이지) '보석구슬' 발간 소식을 접하신 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했습니다. 비매용이긴 하지만 보석구슬에 담고 싶었던 가치와 의미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듯한 느낌이었어요. '꿈틀출판사'라는 이름으로 ‘보석구슬’을 첫 발간한 만큼 가능하다면 다음 버전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하고 있습니다. "다음 동화책은 제가 참여하고 싶습니다." 손을 번쩍 든 직원도 있답니다. 장애인식 개선을 돕는 이야기나, 중증장애아동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린 동화책을 만들고 싶어요. 넥슨재단에서 지원해 주신 덕분에 2023년 하반기 개원을 앞두고 있는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한창 공사 중에 있는데요. 가능하다면 중증소아 단기의료 돌봄 센터를 찾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동화책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고요!


그 외에도 전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해 주세요!

(문이지) 디자인 작업에 (주)아트숨비 소속작가 SOUDAA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저희 동화책 제작의 취지를 이해해 주셔서 예산도 최소한으로 잡아주시고, 여러 차례 수정 요청도 눈살 한번 찌푸리지 않고 작업해 주셔서 완성도 높은 동화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보석구슬'과 함께해 주신 것 같아 감동적이었습니다.


(신예지) '보석구슬'은 단지 좋은 마음으로, 단순하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별 이후 일상에서 함께 했던 소중한 존재와의 시간을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 함께 마음을 나누는 책이고, 이제는 괜찮아져야 하는 시간이라는 시선으로부터 감정을 숨기게 되는 수많은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의 마음을 존중하는 책이고, 모든 가족 구성원의 눈물을 말 그대로 '보석구슬'로 승화하는 책입니다. 더 나아가 필연적으로 이별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으며,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보석구슬'이 아픈 이별을 겪어야 했던 모든 어린이, 모든 어른들에게 작은 힘으로 보태지길 바라며 우리 꿈틀꽃씨 나누미들의 마음속에도 늘 보석구슬이 함께 있음이 전달되길 바랍니다.


동화책 '보석구슬'은 아래 링크에서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4월 24일부터 30일까지는 꿈틀꽃씨 주간. 꿈틀꽃씨 인스타그램에 응원 메시지를 남겨보면 어떨까?


4월 24일부터 30일까지는 꿈틀꽃씨 주간! 

마음으로 함께하면 어떨까? 댓글로 응원 남기고,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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