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도 암흑기가 찾아왔었다. 주변 친구들이 취업난을 겪으면서 덩달아 나까지 알 수 없는 불안감(정확히 말하자면 부모님의 불안감)에 1년 휴학을 내고 공무원 시험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비슷한 상황을 겪던 같은 과 친구와 함께 짐을 싸서 부산으로 갔다.
고시원 생활은 나와 정말 맞지 않았다. 좁은 방만큼 내 속도 좁아져만 갔고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허리도 망가져 갔다.
2번의 시험을 치르고 난 뒤 이 길은 내 길이 아님을 깨닫고 다시 복학했다. 점수차가 얼마 나지 않아 미련은 조금 있었다. 하지만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며 나는 기력을 되찾았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지만 타인이 원하는 삶을 산다면 그것은 힘든 데다 불행하기까지 하다는 걸 1년의 암흑기를 지나며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