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더 지나면 워킹 홀리데이 비자도 못 받는 나이가 된다고 해서 그동안 장가가려고 모은 돈을 탈탈 털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장가를 갈 가능성은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그 돈으로 비행기표와 호주에서 지낼 경비를 마련했다. 직장 생활하며 친했던 동료들과 헤어짐의 아쉬움을 술과 함께 삼키며 한 달간 퇴사자로서의 자유도 맘껏 즐겼다.
9시간의 비행이 힘들어질 때쯤 겨우 시드니에 도착했다. 추운 겨울옷을 입고 출국했는데 시드니는 더운 여름이었다.
첫날, 여행자 숙소인 백패커(한인이 운영했던 곳이었으므로 바가지 진탕 씀)에 짐을 풀자마자 무작정 홀린 듯이 걸어간 곳이 바로 오페라하우스였다. 주변 경치에 감탄하면서도 낯선 타국 땅에 혼자 서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았는데 술 파는 가게에 소주 한 병 가격이 12달러인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