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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원 Dec 18. 2021

실패로 끝난 숙성 연어회 온라인 판매

실패했지만 배운 것들

많이 배웠습니다

올여름, 우리 가게에서 파는 숙성 연어회를 온라인으로 팔아보면 어떨까 해서 추가로 영업신고와 통신판매업도 신고를 해서 스마트 스토어에 상품등록을 했다. 초반에는 지인들을 동원해서 스토어와 상품에 찜도 눌러달라고 부탁하고 실제로 판매도 이어져서 많이 들떠있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는 상품을 내린 상태다. 온라인 판매를 위해서 시청과 세무서도 들락날락하고 필요한 장비와 포장 용기도 구매를 했는데 지금은 가게 한쪽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첫 온라인 판매는 이렇게 실패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실패는 뼈아프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아서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므로 쪽팔림을 무릅쓰고 이렇게 나의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다.


실패했던 원인

온라인 판매 실패의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유는 무척이나 많았다. 그 수많은 이유들을 모아서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추려보니 다음과 같았다.


(1) 마음먹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긴 점 - 실행력이 좋은 거와는 별개로 아무런 사전 조사 없이, 그리고 학습 없이 바로 진행한 점은 조금 무모한 선택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생판 모르는 상대방에게 무작정 고백해서 걷어 차인 꼴이다.


(2) 마케팅을 하지 않았던 점 - 마음먹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긴 결과가 마케팅의 부재로 나타났다. 시장 조사 없이 상품을 등록하면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와 줄 거라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3) 지속적인 메뉴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 스마트 스토어는 초기에 상품을 등록할 경우 최상단은 아니더라도 최소 3페이지 내에는 내 상품을 배치시켜 주었다. 그 흐름을 이어가려면 지속적이고 새로운 상품의 업로드가 이루어져야 했는데 상세페이지 한 번 만들고 진이 빠지는 바람에 상품 1개만 올리고 말았던 점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연어회와 관련된 여러 종류의 상품을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4) 광고 집행에 소극적이었던 점 - 판매량이 떨어지면 광고 집행을 통해 반등을 노려볼 법도 한데 광고에 돈을 쓰는 것 자체를 껄끄러워했었던 것 같다. 


(5) 소구점을 잡지 못했던 점 - 상세페이지에서 고객의 시선을 끌고 상품을 구매하도록 마음먹게 하는 구간이 없었다. 그저 내가 말하고 싶은 것들만 쭉 나열해서 '이것 좀 사주세요'라고 사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충 이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생각할수록 백지상태에서 무모하게 맨 땅에 헤딩을 했구나 싶다. 


실패에서 배운 점들

하지만 이러한 실패에서 배운 것도 많다. 내가 뭘 했는지 그때는 몰랐지만 내가 했던 행동이 브랜딩이라는 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브랜딩이라는 걸 제대로 공부하고 다시 도전하면 괜찮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리브랜딩으로 갈 것인가 새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는 차치하고, 소소하게라도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만들거나 재탄생시켜서 세상에 내놓는다면 그것이 바로 브랜드가 아닐까 한다. 거창할 필요도 없이 말이다.


이렇게 실패를 통해 브랜드와 마케팅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브랜딩 작업을 하고 참패로 끝난 결과를 받아 들고 약간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무엇을 더 공부하고 어떤 방향으로 실행력을 틀어야 하는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앞선 실패의 원인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뭔가 괜찮은 녀석이 하나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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