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아내에게 고마운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이해해주는 것이다. 누군가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기운을 얻기도 하고 친구와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만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부담일 때가 많다.(참고로 난 INTP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멍하게 앉아 있거나 책을 보는 것이 더 힐링이 된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를 테지만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동안 조금 더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기회를 얻곤 한다.
내가 나를 알아가는 것이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점점 익숙해져 갔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기 전에는 내가 나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큰 오산이었다. 과거의 나는 진정으로 나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했음을 지금에야 느끼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가 나를 사랑해야 다른 누군가에게도 사랑을 나눠줄 수 있음을 느꼈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에 대해 알아가고 자신을 사랑해가는 과정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점점 키워나갈 수 있었던 거였다. 이에 대한 방법은 엄청 많다. 명상, 요가, 사유, 산책, 독서, 글쓰기 등...
그중 나는 산책을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편인데 산책을 하는 동안 여러 잡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던 것이 정리가 되고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과거 혼자 있을 때 느꼈던 외로움과는 다른 차원의 기분이었다. 그때는 그런 외로움을 나와 맞지 않는 인간관계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했고 오히려 더 큰 부담을 받았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혼자 있는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고 고독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나이를 먹고 저절로 변한 걸까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뭐 어쨌든 나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에 큰 행복을 느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