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짧지만 즐거웠던 여름휴가를 끝내고 다시 생업에 뛰어들려고 하니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져만 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장사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다음 날 원활한 오픈을 위해 휴가 마지막 날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가게로 갔다.
육수를 새로 끓이고 청소를 하는 동안 온몸이 땀범벅이 됐다. 에어컨을 틀었지만 소용없다. 주저 없이 가게 옆 미용실로 향했다.
'반삭 해주세요.'
익숙한 듯 바리깡이 내 머리를 곧바로 벌초를 끝낸 무덤처럼 만들어버렸다. 매년 무더위가 시작될 즈음에 나는 머리를 밀어버리는 게 습관이 됐다.
이유는 두 개다. 첫째는 더워서이고 두 번째 이유는 음식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1년 만에 머리를 밀어버리니 굉장히 머리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D.P.의 정해인을 상상했지만 현실은 그냥 빡빡이 아저씨였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삭발을 하면 굉장히 좋아했다. 내 머리가 보들보들하다며 계속 쓰다듬는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빡빡이 아저씨라며 놀려댄다.
가게에서는 항상 위생모와 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에 손님들은 내가 머리를 깎은 걸 모르는 눈치다. 확실히 긴 머리카락을 음식에 집어 넣으며 클레임을 거는 손님이 나타나야 자신있게 내 머리를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의외로 이런 손님이 많다는게 가슴 아프다ㅜㅜ)
당분간은 동네사람들에게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항상 웃는 표정으로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