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해두는데 정치적인 색깔은 아니라는 점!
색의 3 원색이라고 들어봤지? 흔히들 빨강, 노랑, 파랑이라고 하는 색 말야. 좀 더 자세히 보면 마젠타, 옐로, 시안 색이라고 하는 색의 3 원색은 섞으면 모두 검은색이 돼. 잉크젯 프린트의 잉크를 보면 CMYK라고 되어 있는데 그게 시안, 마젠타, 옐로, 블랙이고 이 비율에 따라 다양한 색깔이 나오게 되지.
너희들은 모든 걸 다 잘하고 싶지? 운동, 그림, 게임, 피아노, 수학, 영어 등 다방면에서 잘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며 아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단다. 물론 이 모든 걸 지원해 줄 경제적인 여유도 없지만 다 잘해야만 좋은 건 아니라는 결론은 색의 3 원색을 보며 느꼈지.
사람마다 각자의 개성이 있어. 성적이 좋은 친구도 있을 테고 어떤 친구는 달리기를 잘할 거야. 또 어떤 친구는 노래를 잘 부르고, 싸움을 잘하는 친구도 물론 있겠지. 너희는 너희가 가장 재미있어하고 잘하는 단 한 가지를 찾기 위해 학교를 다니는거라 아빠는 생각한단다. 그게 의외로 찾기가 어려워서 오랫동안 학교를 다니게 되는 것이지.(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빠의 학교에 대한 여러 생각 중 하나란다.)
재미있어서 시작했다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어딨을까? 그래서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해본다는 것은 좋은 것 같아. 그래서 아빠도 최대한 쉬는 날에 너희들과 야구도 하고 색칠놀이도 하고 도서관에도 가고 하는거야.
그런데 남들보다 뒤처지기 싫어서 하는 건 좀 반대란다. 너희들은 누구와도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고 꼭 말해주고 싶구나. 다른 애들은 다 다니는 학원에 보내달라고 할 때 아빠의 마음은 반반이었어. 너희들이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단지 친구들이 다니는 학원에 가고 싶다는 이유 혹은 뒤처지기 싫다는 이유만으로는 학원에 보내줄 수 없는 마음 반, 아직 아빠의 경제적 여건 때문에 그런 곳 하나 주저 없이 보내줄 수 없는 서글픔 반이야. 아빠는 첫 번째 마음에 조금 더 집중할게.
앞에서 언급했듯이 3 원색을 모두 섞으면 검은색이 돼. 검은색도 물론 그만의 개성이 있다지만 아빠는 굳이 너희들의 개성이 이리 섞이고 저리 섞여서(세상 풍파에 이리저리 섞이기도 하겠지) 평범해지는 것을 보고 싶진 않구나.
수학 못해서 울먹거릴 때 그것이 하기 싫어서 울먹거린 건지 안 풀려서 답답해서 울먹거린 건지 잘 생각해 보렴. 하기 싫어서 그런 것이라면 네가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인생은 짧거든. 수학 그거 조금 못하면 어떠니... (이런 말 하는 아빠도 공대를 나왔지만 수학 잘 못했어...)
지금 자전거 타는 걸 세상 무엇보다 재미있어하고 열심히 하고 있는 걸 보니 아빠는 너희가 자전거 하나를 타더라도 열심히 페달을 밟는 그 모습이 보기 좋더구나. 공부가 힘들 땐 그냥 차라리 아빠한테 같이 자전거나 타러 가자고 말해보렴.
타인과의 비교는 불행만 낳을 거야. 뒤처진다고 생각하기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데 시간을 더 쏟아보자. 부모와 아이의 공포심을 건드려 학교 성적에만 매달리게 하는 매체는 너희들을 검은색으로만 물들게 할 뿐이야. 아빠랑 엄마는 너희들의 원래 색깔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해 볼게.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열심히 해봐. 학교 성적은 걱정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