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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꼬룡 Jul 27. 2020

벌어도 벌어도 부족한 돈

장사하면서 간과하게 된 나가는 돈의 출처

 분명, 나는 이윤을 남기면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집에 생활비를 밀리지 않게 꼬박꼬박 챙겨줄 수 있었고 같이 일하는 어머니에게도 아쉽지 않게 급여 형식으로 챙겨드렸다. 매일 가게일을 마감할 때 정산을 하면서 늘어나는 매출에 웃음 짓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간과하고 있던 몇 가지가 있었다.


 바로 세금과 카드 수수료였다.

 

 장사 시작했을 때부터 세금을 납부하면서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나는 세금에 관한 비용을 따로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매출과 매입을 기록하면서 카드 수수료와 배달앱 수수료도 깜빡하고 있었던 것이다.


 올해 1월에 부가가치세, 5월에 종합소득세, 그리고 이번 7월에 다시 부가가치세 고지서를 받아보고는 적잖이 놀랐다. 좋게 생각하면 그동안 꾸준히 매출이 늘었으니까 당연히 세금도 늘었던 것이긴 한데, 막상 받아 들게 된 고지서는 내 심장 박동수를 거의 두 배로 뛰게 만들었다. (장사와 관련해서는 크게 신경 써야 할 것은 부가세와 종소세지만 집에 가면 재산세라는 존재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웬만하면 자료 매입 시에는 지출증빙이 되는 사업자용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을 사용했고 주요 거래처로부터는 전자세금계산서를 받아 꼬박꼬박 챙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공제 항목이 많아서 사업용도로 매입했던 내역은 국세청 홈페이지(홈택스)에서 일일이 찾아서 공제가 가능하도록 신청했다. 자료가 당연히 남게 조치를 취해도 공제가 되지 않으면 전혀 소용이 없었다. 일례로 다이소에서 구입했던 그릇 같은 비품들도 불공제 내역으로 남아있어 다 공제로 바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른 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주유소에 가서 주유를 할 때, 사업자용 신용카드를 긁거나 지출증빙용 현금영수증을 끊어 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았다. 식당, 주유소, 편의점, 목욕탕, 미용실, 항공편 교통 등 이외에도 좀 더 있지만 이런 곳들은 불공제에서 공제로 전환이 불가능하다. 아예 공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식당을 하게 되면 외식업중앙회에서 이런 세무신고를 대리해주긴 하는데 이 역시 크로스체킹이 필요하다. 처음에 외식업중앙회 직원으로부터 통보받은 납부 세액이 생각보다 너무 세서 회계사무소에 다니는 사촌동생에게 내 매출과 매입 내역을 알려주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거의 30% 정도는 세 부담이 절감되는 거였다. 그래서 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다시 외식업중앙회 직원분께 알려줬더니 그제야 다시 계산해서 착오가 있었다고 정정한 세액으로 납부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예상과 차이가 난다면 무조건 크로스체크를 해야 됨을 느꼈다.


 그리해도 세 부담은 어쩔 수가 없었다. 결국 이번 세금은 빚을 내서 납부했다. 코로나 여파로 적정 매출 이하의 사업장에는 간이과세자 수준의 세율을 적용해서 혜택을 준다고 했지만 나는 그 적정 매출을 약간 넘은 관계로 해당이 안돼서 전혀 혜택 없이 그대로 납부했다.


 이번 부가세를 납부하면서 내가 세무지식이 거의 바닥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어찌 됐든 나는 경험으로 무언가를 하나 더 배우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간과했던 또 다른 포인트는 바로 카드 수수료다. 정확히 구분하자면 카드 수수료와 배달앱 수수료다. 카드 수수료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모두 수수료가 발생된다. 손님께 1만 원 치를 팔고 카드로 결제를 하면 내 손에는 0.8%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했을 때 9,920원이 내 통장에 들어오는 것이다. 이마저도 다행인 게 예전에는 수수료율이 2.8%였다가 인하된 것이다. 하루 매출 100만 원이라 치고 카드 결제 비율을 90%라고 한다면 매출 90만 원에 해당하는 수수료인 7,200원을 VAN사가 가져가는 것이다. 이게 한 달이면 216,000원이 된다. 내가 간과하게 된 금액이 바로 이 정도 액수인 것이다.


 세금과 카드 수수료를 포함하면 한 달에 50만 원 정도를 잊고 산 꼴이 된 것이다. 이 정도의 비용이 나가면서도 못 느끼고 살았던 내가 한심스러웠다. 그래도 지금이나마 깨달은 게 어디인가. 앞으로 대비하면 될 일이다.


 장사를 하면서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지만 항상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내가 알면서도 마주하고 싶지 않아 모른 척한 것 일수도 있는 문제들도 있음을 인정한다. 어느 정도 이 바닥에서 자리를 잡고 매출이 안정화가 진행된 것 같다면 이제는 재무관리에 신경을 써서 새는 돈은 막고 엉뚱한 곳에 낭비하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장사...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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