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려보니 장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한 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나의 두 번째 식당은 이미 개업을 한 지 2주가 지났고 하루하루를 밀려드는 주문에 정신없이 살고 있다.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글을 쓰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항상 노트북을 펼치면 오늘은 어떤 내용을 쓸까 고민하다가 다시 덮은 적도 많았다. 생각해보면 게으르고 귀찮았던 한 달이었던 것 같았다.
글감이 부족해서도 아닌데 쉽게 글쓰기가 되지 않았다. 간략하게나마 가게 상황은 폐업신고를 했던 기존 가게의 부가세를 정산해서 납부하였고, 시청 위생과에서 설비 점검을 받아서 영업신고증과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았다. 그 사이 공사는 막바지 정리만 남겨둔 상황에서 가게에 필요한 짐들을 하나씩 들여놓고 정리를 했다. 며칠간 홍보 없이 개업 전 시범운영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10월 26일 개업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흘러왔다.
지금은 아무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어서 잘 모르지만 개업 직전까지만 해도 도무지 의욕이 생기질 않았다. 나와 내 가족이 사는 동네로 이사해서 집 근처에 가게를 다시 차리려는 가장 큰 목적이 사라졌기 때문이기도 했고 여기서 나와 비슷한 업종으로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장사 선배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어서다. 어쨌든 우리는 정해진 파이를 나눠 먹는 건데 그 파이를 먹으려는 입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니 나로서도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부동산 계약은 했고 인테리어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들을 무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랑 나이는 같고 SNS로 어느 정도 친분을 쌓은 이 동네 동종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장님한테는 이해를 부탁하는 연락을 취했다. 아내의 유산에 대한 소식도 전하면서 위로도 받고 같이 장사 잘해보자는 격려도 받았다. 큰 힘이 되었다.
사실 내가 이렇게 먼저 이해를 바라는 연락을 한 것도 우스운 일이다. 솔직히 내가 뭐라고... 프로들 사이에 끼인 아마추어 신세인지라 생존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데 남의 밥그릇 빼았을 까 봐 미안해하는 그런 김칫국부터 시원하게 마시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대단지 아파트 근처 상가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 별에 별 사람들을 2주 사이에 겪어본 것 같다. 그래도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확실히 매출은 전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 코로나로 인해 가게 운영에 타격이 생길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오픈을 했는데 생각보다 매출이 괜찮아서 다행이다. 개업 발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이렇게 호기심으로라도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단골로 만들어서 이 텐션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