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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Jan 24. 2022

잡코리아는 어떻게 1,000억 매출을 올릴 수 있었을까




취업 준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검색해서 들어가 봤을 '잡코리아'

'잡코리아'는 2005년 매출이 100억 원 안팎의 벤처기업이었으나 회사의 미래를 미리 알아본 사모펀드 운용사들 덕분에 시장을 키웠고, 현재는 매출만 1,000억 원, 시장가치는 9,000억 원을 웃도는 독보적인 플랫폼 회사가 되었는데요!

과연 잡코리아가 성장한 배경에는 무엇이 키포인트였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잡코리아는 IMF 여파로 구인・구직이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자 온라인을 통한 채용정보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한 회사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H&Q는 기업과 구직자가 채용 정보를 교류하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부분의 투자에 더욱 확신과 의욕이 있었다. 이후 49.9% 지분을 950억 원에 사들이며 2대 주주에 올랐다. 2015년에는 몬스터 측이 마음을 바꿔 경영권을 매각하겠다고 하자 나머지 지분 50.1%를 약 1100억 원에 인수했다.
 


연평균 20%대의 성장세


H&Q의 선구안은 적중했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 채용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연평균 20%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등 외부 충격에도 온라인 채용 시장이 확대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했다. 성장은 단순히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이뤄진 결과물은 아니다. 그랬다면 후발주자에 따라잡혀 경쟁력을 잃는 일이 나타났을 것이다. 그러나 잡코리아는 4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 업체인 사람 인보다 두 배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변화


PEF만의 유연한 의사결정이 잡코리아의 폭발적 성장을 끌어냈다. H&Q는 기업을 인수한 후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는 일부터 시작했다. PC 기반이었던 플랫폼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빠르게 바꿔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조응했다. 당시 내부에서도 고객의 저항이나 기존 PC 기반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생각해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는 변화의 물결에 먼저 올라타야 플랫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봤다. 그 판단은 현재 회사 매출의 70% 이상이 모바일 기반에서 나올 정도로 적중했다.
 




잠재적 고객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


마케팅 방식의 변화도 매출 증가의 밑바탕이 됐다. 당시 플랫폼 회사는 인터넷 기반의 퍼포먼스 마케팅을 주로 사용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온라인에서 집행한 광고와 마케팅 도달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방법을 의미한다. 사업이 인터넷, 모바일에서 이뤄져 마케팅 효과를 측정하기 용이해 플랫폼 업체들이 주로 사용했다. 반면 전통 마케팅인 TV, 라디오, 옥외 광고는 효과성 측정이 어려워 배제되는 게 일반적 인식이었다. H&Q는 고객 외연을 넓히기 위해 잠재적 고객을 대상으로 한 TV 광고 캠페인에 집중했다. 마케팅 발상의 전환으로 고객층이 매년 2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풀타임, 파트타임 채용 플랫폼 모두 운영


고용 시장의 변화에도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도 강점이다. 정규직 채용정보 사이트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등 파트타임 채용을 중개하는 알바몬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풀타임, 파트타임 채용 플랫폼을 모두 보유해 국내 온라인 채용정보 시장에서 앞서 살펴봤듯이 4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플랫폼 업체이지만 지속해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1000억 원의 매출 중 상각 전 영업이익이 500억에 달한다. 이익률만 50%에 달하는 캐시카우다.

글로벌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21년 5월 잡코리아 경영권을 9000억 원에 사들였다. H&Q는 경영권 인수 6년 만에 원금 대비 4.5배를 회수했다. 변화하는 고용 시장 트렌드를 겨냥해 과감하게 베팅 한 PEF의 전략이 빛을 봤다.




놀랍게도 한 회사가 성장하는 이유에는 단순히 기업의 리더, 직원, 분위기, 업무 환경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가치판단 능력과 유연한 의사결정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잡코리아처럼 경영진이 회사 대표에게 있는 게 아니라 사모펀드 운용사에 있는 곳들이 꽤 많은데요. 매일 장을 보는 홈플러스그곳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롯데카드패스트푸드점 버거킹과 맘스터치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도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한 회사죠!




이처럼 사모펀드를 모르고서는 국내 유망 산업과 시장 자본의 흐름을 알 수 없는 시대가 된 듯합니다. 더욱 트렌드 하게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싶으시다면, 뜨는 산업이 무엇인지 궁금하고 투자하고 싶으시다면, <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을 추천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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