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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Jul 26. 2022

"콘돔 사는 여자는 야해?" 편견을 깨부순 놀라운 사연

콘돔 직접 사본 적 있으세요?


여성 여러분, 혹시 편의점 등에서 콘돔을 직접 구입하신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혹시 콘돔을 구입하면서 '부끄러운 감정'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특히 카운터 직원이 남성이라면 말이에요. 사실 부끄러울 이유는 1도 없잖아요. 오히려 콘돔은 건강한 성 생활을 위한 필수 도구인데 말이죠.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 번쯤은 이런 감정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에잇, 민망해...
얼른 계산하고 나가고 싶다.

대체 무엇이 우리를 주눅 들게 하고 상황을 회피하고 싶게 만드는 걸까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이죠. 



친환경 성 제품을 만드는 기업인 '서스테인내추럴'은 콘돔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포장 디자인에서 그 원인을 찾았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콘돔은 트로잔의 제품입니다. 미국에서 점유율 1위와 2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 트로잔 제품의 포장에는 투구를 착용한 남성이 있습니다.

제품 포장에 투구를 착용한 남자의 두상이 그려져 있다. 트로이의 목마에서 브랜드명을 차용했다고는 하지만, 투구를 쓴 남성은 남성성의 강함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콘돔 구매자의 40퍼센트는 여성이며, 조사에 따르면 약 71퍼센트의 여성이 피임 도구를 구입할 때 수치심을 느낀다고 한다.

_《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 본문 중


대부분의 콘돔 제품들은 은연적으로 남성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자 모델이 광고하는 제품은 극히 드물고, 대부분이 남성 모델이며 남성이 남성에게 전달하는 듯한 문구도 함께 포함하고 있죠.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서스테인내추럴은 포장 디자인부터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누구나 부끄럼 없이 콘돔을 파우치 백에 넣고 다니게 하고 싶다!


자극적인 컬러나 이미지가 아닌 연두색, 흰색, 하늘색 등이 어우러진 우아하고 차분한 디자인을 탄생시켰으며 또한 일반 여성을 기용하여 친근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서스테인내추럴 공동 설립자 Meika Hollender


이뿐만이 아닙니다. 콘돔이 삽입되는 여성의 신체 부위는 평소 약산성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 균형이 깨지면 염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에도 주목했습니다. 즉 모든 제품을 약산성 상태로 제조하고 인공적인 향료를 첨가하지 않는 등 화학적으로 안전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세전이익의 10퍼센트를 저소득 여성의 성 건강과 가족계획을 지원하는 단체에 기부하며 여성 스스로 성을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콘돔의 소재인 천연고무는 공정무역 제품만 사용하며, 생산 근로자들은 적절한 임금을 지급 받고 있고 아동 노동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니 환경, 여성, 노동, 건강 등 모든 부분에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스테인내추럴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더 큰 이익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말이지요. 그 이유는 바로 서스테인내추럴의 ESG 기반의 경영 철학 때문입니다. ESG는 환경, 사회, 지배 구조로 통칭되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뜻하는데요. 서스테인내추럴은 ESG 철학을 기반으로 콘돔을 단순한 피임 도구로 여기지 않고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격상시키고자 했습니다.


저렇게 좋은 기업은
돈쭐을 내줘야 해!


이러한 시도를 통해 콘돔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의식을 변화시켜 대표적인 ESG 브랜드로 자리잡는 데 성공할 수 있었죠. 서스테인내추럴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은 무조건적으로 매출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ESG에 기반한 철학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맥주를 파는 이유,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가 전 세계 매장의 문을 닫는 이유, 제약 회사 머크가 공짜로 약을 주는 이유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비밀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ESG 시대 속에서 통찰력 있게 브랜드를 바라보는 책, 《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가 우리에게 새로운 브랜드 언어가 무엇인지 안내해 줄 것입니다.



#왜파타고니아는맥주를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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