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아이디어를 얻는 법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이자 자선가인 빌 게이츠는 오랜 세월 동안 일 년에 두 번씩 이른바 ‘생각의 주’를 갖는다. 숲속 오두막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것이다. 숲속에 들어감으로써 업무가 주는 일상의 방해를 물리적으로 제거해두고 그는 정말로 가만히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빌 게이츠는 그곳에 혼자 있지만 외로움을 느낄 겨를은 거의 없다. 몇 시간씩 조용히 앉아 한 번에 수백 쪽의 문서를 읽을 때도 있다. 인쇄물로 읽을 때도 있고 계곡 방향으로 놓인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읽을 때도 있다. 빅토르 위고의 초상화가 걸린 서재에서 책을 읽기도 한다. 자신의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긴 편지를 쓰기도 한다. 휴식 시간이라고는 잠시에 카드게임 ‘브리지’를 하거나 산책을 갈 때뿐이다. 오두막에서 고독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의 빌 게이츠는 토마스 아 켐피스의 말을 그림으로 재현해놓으면 이럴까 싶은 모습이다.
평화로운 곳을 찾아 도처를 헤맸으나
책 한 권 놓인 이 방구석보다 더 나은 곳이 없구나
빌 게이츠에게 이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휴가가 아니다. 그는 이 일주일 동안 몇 날 며칠씩 잠도 못 자고 고된 시간을 보낸다. 복잡한 문제, 상충하는 아이디어, 정체성에 맞서는 개념들과 씨름한다. 이토록 애써야 하는 일임에도 빌 게이츠는 숲속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나면 재충전되어 다시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멀리 내다보기에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우선하고 싶은지, 직원들에게 어떤 일을 맡겨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는 숲속에서 얻은 조용한 고요를 고스란히 지닌 채 복잡한 세상으로 돌아와 사업가이자 자선가로서 다시 방향을 잡고 나아간다.
그렇다면 당신에게도 고독이 도움되지 않겠는가?
다만 이럴 시간을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이다. 멀리 떠나기에는 비용도 많이 들고 우리에게는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다. 그러나 먼 곳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잠시 있던 곳으로부터 떠나보는 것은 우리의 일에도 더 도움이 된다. 고독으로부터 고요를 얻고 돌아온 우리는 인내, 이해, 감사, 통찰의 형태로 그 고요를 드러내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고독한 시간을 충분히 갖지 않기 때문에 인생에서 충분한 침묵을 누리지 못한다. 그리고 침묵을 추구하거나 함양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고독을 누리지 못한다. 대부분 침묵 속에서 깨어나는 자기반성과 고요, 좋은 아이디어를 가로막는 악순환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의 말마따나 고독이 천재들의 학교라면 혼잡하고 분주한 세상은 멍청이들이 가득한 지옥이다.
당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스스로와 더욱 잘 소통하려면 가끔은 관계로부터 떨어져 나와야 한다.
참고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