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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Aug 25. 2022

은행 직원이 왜 밥을 지어요?

이걸 갑질인 줄 모르는 너는 대체 뭐냐?


며칠 전, 정말 어처구니없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은행원으로 취직한 직원이 점심마다 밥 짓는 것도 모자라 회사 공용 공간의 수건을 직접 빨아오란 명령도 받고, 회식 자리에서 상사에게 술 따르기를 권하는 몰상식한 이야기를요.


네, 2022년 지금 이 시기에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전북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 이곳에 다니는 3년 차 직원은 입사하자마자 배운 일 중 하나가 바로 밥 짓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은행은 반찬을 매달 주문을 하고 밥은 직원들이 준비해서 먹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 밥을 준비하는 사람은 가장 막내, 그리고 여직원이었습니다.




여직원에게만 강요된 밥 짓기




사실 밥을 해 먹는 것조차 문제인 이 상황에서 성차별적 갑질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된 게 없는데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밥 상태를 평가받거나, 냉장고 관리가 별로라고 핀잔을 들을 때도 허다했습니다. 은행원으로 취직을 한 건데도 말이죠.




MBC 뉴스데스크




잡일, 아니 갑질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 일을 당한 직원은 회사의 남녀 화장실에 비치된 수건을 집에서 빨아오란 지시까지 받았습니다. 어이없는 명령에 직원은 '수건을 쓴 사람이 세탁하자'라고 제안을 했는데, 돌아오는 여성 상사의 대답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남자 직원들한테 '본인들이 쓴 거기 때문에 세탁하세요'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여기서 더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남성 차장이 여성 직원에서 사회생활이라며 조언한 내용입니다.



MBC 뉴스데스크



갑질이 만연해진, 그래서 무뎌진 회사.

기자가 찾아가 상사에게 왜 업무 이외의 일들을 시키냐고 묻자, 비상식적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다른 여성 직원들도 했던 관행이었다.



왜 여기서 '여성'이란 단어가 붙는지, 관행이면 모든 게 허용이 되는 건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는 갑질. 결국 새마을금고의 갑질 논란은 지금 부당 의혹 지시, 대출 요구, 출자금 입금 압박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병폐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사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은 갑질을 경험했다는 결과도 있을 만큼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뉴스1



이 몰상식한 관행들이 얼마나 시대에 뒤처진 일인지 해외 기업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 도서에는


2021년 3월 미국의 조사기관 갤럽이 조사한 <MZ세대가 조직에 바라는 4가지>라는 자료가 소개되어 있는데요. 미국에서 MZ세대는 정규직의 46퍼센트를 차지할 만큼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MZ세대가 조직에 바라는 4가지>




첫째, 조직이 직원들의 복지에 신경 쓰길 바란다.

= MZ세대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한다. 회사에 서 장시간 일하고, 그래서 빨리 승진한다는 사고는 최소한 MZ세대에 게 표준이 아니다.


둘째, 자신이 소속된 조직이 윤리적이길 원한다. 

= 과거에는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밝히고 지적하기보다 감싸고 옹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회사가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는 것 역시 철 지난 소리다. 직원이기에 앞서 사회 구성원이란 생각이 더 강하다.


셋째,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개방적인 조직을 원한다.

= 새로운 사안이 불거졌을 때 객관적인 근거를 요구한다. “관행이다. 그냥 따라라”, “선배들은 찍소리 없이 해냈다”라는 말은 이들의 반발심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넷째,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조직을 원한다.

= MZ세대는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표용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으로 여긴다. 




이처럼 요즘 세대들이 원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은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ESG입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첫 글 자를 모은 것이죠. 윤리적 가치를 어기는 기업들은 앞으로도 더욱 살아남기 힘들 겁니다. 앞의 갑질 기업처럼요.







브랜드의 주된 역할은 제품의 기능적 혹은 감성적 가치를 대변하거나 소비자 자신을 표현하는 상징으로서 작동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해 그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선도적이고 적극 적으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훌륭한 인격체 같은 브랜드를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공감하고 추종할 수 있는 대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달콤한 말과 아름다운 장식으로 빛나는 브랜드가 아니라 사회의 불의에 소리 내며 행동하는 브랜드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_<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 中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갑질 논란으로 회자가 된 이 기업.


브랜드 가치는커녕 소비자에 대한 배려 따윈 없는 이 기업에 2차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도록, 많은 사람이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줄 때입니다.





참고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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