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가 나서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의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현재는 대부분 정상화가 이뤄졌지만, 3~4일의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생활의 불편함을 겪었는데요. 그만큼 '카카오'가 우리 생활에 많이 침투했다는 걸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죠.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말 밤샘 근무로 한밤중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카카오 건물 사진이 SNS 상에 많이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사건으로 카카오 직원이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쓴 글이 엄청 화제를 모았고, 아직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카오 직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글쓴이의 글은 '무급인데 내가 일할 필요가 없다.'라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선 무급의 여부부터 알아봐야겠죠? 원론적으로 카카오의 근무 형태에 따르면 어느 정도 정답에 가까운 말이긴 합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는 격주 단위 '놀금'(출근하지 않는 금요일)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주 5일 기준 의무 근무 시간이 40시간이 아닌 36시간이다. 따라서 월간 근무 시간은 16시간이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경우, 카카오 기준 16시간 추가 근무는 의무 근무 시간 40시간을 하게 되는 셈이기에 16시간까지는 별도 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번 사태에 추가 근무를 한 직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할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야간·휴일 수당은 별도로 지급한다. 이번 상황의 엄중함과 긴급함을 감안한 별도의 근무 가이드라인도 발표 예정이다"며 "격주 '놀금' 및 연장·야간·휴일 근무할 경우 조직상 재량으로 특별 휴가를 부여한다"고 전했다.
출처 : 한국경제
하지만 위의 기사에서 나온 대로 이번 사태에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한다고 공지했습니다. 그 이후의 비난의 여론이 더 커지고 있는데요. 이 글에 비판이 가해지는 이유는 카카오의 평균 연봉이 다른 곳보다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위 자료와 같이 카카오 평균 연봉은 1억 7천만 원으로 상당히 높고 '놀금 제도'와 같은 복지도 다양하게 지원되고 있는데, 그럼에도 무급이라는 이유로 서비스 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건 직업 정신에 어긋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죠.
세계 최고 경영컨설턴트 야마구치 슈는 이러한 현상을 경제적 보수만을 쫓는 행위라고 말합니다.
경제적 보수는 그야말로 금전적인 부분을 말하고
정신적 보수는 그 일을 통해 성취감, 만족감 등을 뜻하죠.
<비즈니스의 미래>에서는 정신적 보수의 중요성을 '리눅스 개발에 무료로 참여한 개발자들'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리눅스 개발에 관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IBM과 인텔 등 기업에 근무하는 바쁜 전문가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왜 무상으로 자신의 지식과 기술, 그리고 시간을 제공한 것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즐거웠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해, 리눅스 개발에 참여한 사람들은 확실히 경제적 보수는 얻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노동 자체에서 높은 정신적 보수를 받았다.
이러한 현상을 이 책 머리말에서 사용한 용어로 바꿔 말하면, 리눅스 개발에 관여한 사람들에게 그 일은 ‘경제적 보수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수단적인 일=인스트루멘털(instrumental)’이 아니라 ‘활동 그 자체가 보수인 자기충족적인 활동=컨서머토리(consummatory)’였다고 할 수 있다.
_<비즈니스의 미래> 中
리눅스의 사례처럼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성이 보장되었을 때 정신적 보수 활동이 활성화되곤 하는데, 카카오 직원의 블라인드 글은 오로지 경제적 보수만을 쫓는 아쉬운 지점이 보입니다. 현재의 우리 사회는 경제적인 원칙만 따져서 진행, 이해되지 않은 부분들도 있기에 더욱 조심하고 견제해야 합니다.
시장 원리는 사회에 다수의 물질적 문제가 남아 있던 시대에 극히 효율적이어서 이들 문제를 해소하는 데 유용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 남아 있어 있는 문제의 대다수는 더 이상 경제 합리성에만 의존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
_<비즈니스의 미래> 中
하지만 다행히 정신적인 보수를 중요시 여기는 다른 카카오 직원들의 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자로써 많은 사람이 쓰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한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살았습니다.
경제적 보수와 정신적 보수.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나은 사회를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두 직원의 글이었습니다.
참고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