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소화불량,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편두통, 커피 없이는 하루가 힘든 만성피로.
현대인들이라면 경험해 봤을 이러한 증상은 보통 스트레스에서 시작된다고 하죠.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만큼 위험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고 계시나요?
맛있는 음식 먹기, 노래방에서 소리 지르기, 음악 들으며 뛰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몸의 후련함을 느끼고 계실 텐데요,
일본의 임상 심리사 '도하타 가이토'가 쓴 책 《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에서 마음이 답답할 때 이런 후련함을 이용해 오히려 마음을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배설
우리는 평소 후련함을 다용하고 있습니다. 아니, 다용을 넘어 상용하고 있고, 어쩌면 남용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현대는 후련함의 시대입니다. 후련해지기 위한 갖가지 서비스가 개발·제공되죠. 사람들은 후련함을 구매하고요. 대표적인 예가 스트레스 발산입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 먹거나 다 함께 수다를 떠는 등, 당신에게도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후련함은 우리 주변에 차고 넘칩니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싹둑 끊어버리면 후련해지죠. 방에 있던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하면 후련합니다. 자기 계발서를 읽고 생각을 단순하게 정리해 긍정적인 기분이 들면 후련합니다.
잠깐만요. 이상하지 않나요? 노래방과 방 정리는 전혀 다른 행동입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마음이 똑같이 후련해졌다면,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후련함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마음의 후련함을 생각할 때 참고가 되는 것은 몸의 후련함입니다.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고 후련해진다, 과음한 술을 토하고 후련해진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후련해진다. 이들의 공통점은 몸속의 불필요한 요소를 밖으로 내보낸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후련함은 곧 배설입니다. 우리 몸은 배설을 잘하면 후련해지게끔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와 꼭 닮은 일이 마음에도 일어납니다. 즉, 후련해질 때 우리의 마음은 배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변비가 계속되면 몸 상태가 안 좋아지듯이, 마음도 정기적으로 노폐물을 밖으로 빼내서 후련하게 만들지 않으면 컨디션이 나빠집니다.
그렇다면 마음은 대체 무엇을 배설할까요?
여기에서도 몸에 비유해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머리를 잘라서 후련해졌다, 손톱을 깎고 후련해졌다, 때를 벗겨내서 후련해졌다, 변비가 해결되어 후련해졌다. 자신에게 엉겨 붙어 있던 ‘내가 아닌 것’이 없어지면 기분이 상쾌합니다. 마음의 배설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후련해지기 전 우리의 마음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거기에 ‘내가 아닌 것’이 엉겨 붙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가령 회사를 그만두고 후련해졌을 때, 우리는 그 직장에서 일하던 자신을 ‘나답지 않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우리는 억지로 ‘내가 아닌 것’이 될 때 상처를 받습니다. 수용하기 힘든 말을 들으면 상처받고, 동의하지 않은 일을 무리하게 강요당하면 상처받습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주위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요구되는 것에 따라 우리는 끊임없이 비非자신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에 점점 비자신이 증식합니다. 정신 차리고 보면 자신의 인생이 가짜로 뒤덮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끔씩 그렇게 증식한 비자신을 배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후련함이란 ‘나다움’을 되찾기 위한 마음 지킴법입니다.
*후련함에 이어 '답답함'을 이용한 마음 지킴법도 알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