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디지털 클론'이란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디지털 클론은 인공지능으로 나와 똑같이 말하고 똑같이 행동하며 생각까지 똑같이 하도록 만든 디지털 세상 속 도플갱어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멀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2020년 2월 이러한 기술을 널리 알려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MBC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헤어진 이들의 그리운 만남을 위해 가상현실 콘텐츠 기업인 비브스튜디오스는 8개월 간 데이터를 수집하여 모은 기술로 재현했다고 하는데요.
인공지능 기술과 디지털 불멸성을 다루는 도서 《두 번째 인류》 에서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 사용된 기술을 이야기하며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완전히 허구의 이야기라 생각되던 것이 지금은 현실이 되었다. 2020년 2월 18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유튜브에서 9분짜리 동영상을 감상했다. 한국의 한 어머니가 3년도 더 전에 사망한 딸과 다시 만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었다. MBC 방송국의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의 한 장면은 곧 전 세계 사람의 공감을 샀다.
가상현실 콘텐츠 기업인 비브스튜디오스VIVE Studios가 8개월에 걸쳐 가족들이 찍어둔 동영상에서 추출한 얼굴과 몸, 목소리를 가상공간에서 재현했다. 이 모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녀의 생전 모습을 재현한 시뮬레이션은 수십 년 전에 SF나 사이버펑크 작품에서 시작된 판타지가 앞으로는 점점 우리의 삶을 결정하고 ‘인간다움’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으리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낯설고 기이한 증거였다.
우리는 터부시되던 것들이 더 이상 금기가 아니게 되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확신하고 있던 삶의 유한성을 빼앗긴다면 우리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인간의 자아상에 디지털 클론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감히 삶과 죽음의 톱니바퀴 사이에 억지로 끼어들어 디지털 세상에서 영원히 사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이런 기술이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지 않고 계속해서 그 사람과 살아갈 유가족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 사람을 디지털로 되살릴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 유가족에게 있을까? 죽은 사람의 데이터를 갖고 있는 기업에 있을까?
살아 있는 동안 끊임 없이 트위터에서 떠들던 대통령들이 죽은 이후에도 계속 떠들어댄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인터넷 공간을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는 디지털 불멸자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가? 미래에도 ‘옛날 사람들’이 영원히 살아 있게 된다면 그것을 과연 진보라고 할 수 있을까? 주변 사람들을 아무도 잃지 않게 된다면 기억하고 추억한다는 것은 무슨 뜻이 될까? 우리는 이런 의문을 탐구했고 놀라운 답을 얻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그저 시작인지도 모른다.
인간 유한성의 끝이 시작되고 있다.
*불멸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