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정보를 얻을 때 대개 어떤 매체를 이용하시나요? 저는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바로 검색 플랫폼이나 SNS를 켜서 검색을 해보는데요.
인스타그램과 검색 플랫폼에는 방대한 양의 정보가 있고, 트위터 같은 경우는 실시간 정보를 뉴스보다 빨리 알 수 있죠. 더불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고요.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SNS
정보는 더 이상 신뢰성이 중요하기보다 어떻게 제공이 되냐가 중요해진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핵심, 인플루언서와의 '준사회적 상호활동'이 있는데요.
<두 번째 인류> 中
소셜 네트워크는 정치,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시각적으로 강렬하고 빨리 파악할 수 있는 내용만이 널리 퍼지는 구조다. 어떤 소식이나 글이 감정적일수록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개인적이고 직접적이고 발신자가 자칭 진짜라고 주장하는 것만이 대중에게 전달된다. 사람들이 이 세상의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공영방송이나 저명한 신문사가 아니라 특정한 소식을 발빠르게 전달하는 블로거나 인플루언서들이다.
블로거나 인플루언서들이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쉽게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블로거나 인플루언서에게 직접 질문하고, 피드백을 주고, 원하는 바를 요청할 수 있다. 이것이 인터넷의 근본 원칙이다. 신문이나 뉴스 방송, 라디오는 말하자면 일방통행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나타나면서 미디어가 고수하던 일방통행의 원칙이 피드백의 원칙으로 대체되었다. 인플루언서들은 사람들과 직접 교류하고 소통하고 사람들의 편에 서고 자기를 각인시키는 식으로 대중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핵심은 사실 이들이 대중들과 이른바 ‘준사회적 상호작용(Parasocial interaction)’을 한다는 점이다. 관객과 연극배우 간의 상호작용을 상상하면 이 개념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쉽다. 우리는 그들을 보고 그들과 아주 친밀해졌다는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과 우리의 상호작용 역시 일방적일 뿐이다.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닌데 수백만 명과 소통하는 인플루언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다수 존재했다. 예를 들어 릴 미켈라는 20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인데, 진짜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이 가상의 인플루언서는 전 세계 사람에게 개인적인 일상을 공유한다. 릴 미켈라가 먹은 음식, 릴 미켈라가 하는 스포츠, 친구들과 일광욕을 하는 릴 미켈라. 팔로워들은 오랫동안 미켈라가 진짜 사람이라고 믿었다. 미켈라의 개발자들이 비밀을 밝히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팬들은 ‘팬심’을 잃지 않았다(어쩌면 팬심이 더 깊어졌는지도 모른다).
일본계 미국 기업인 1SEC1SEC Inc. 은 2019년에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 남성을 선보였다. 이 가상 인물은 다양한 기술의 조합으로 탄생했다. 이름은 리암 니쿠로(Liam Nikuro)이며,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인터넷의 여러 공간에 멀티미디어 포스트를 올린다. 투팍과 저스틴 비버의 팬인 그는 인스타그램에는 주로 음료 자판기에서 레모네이드를 구입하는 모습 같은 자연스러운 일상을 올린다. 개발자들은 리암이 최대한 실제 사람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그의 버추얼 신체를 만들 때 실제 사람의 사진을 합성했다.
준사회적 상호작용은 뷰티 팁이나 음식 및 건강 조언, 게임이나 e-스포츠 관련 내용을 올리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나 유튜버와 팬들만이 겪는 현상이 아니다. 준사회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지면서 인터넷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기대하는 것이 이전 세대 사람들과는 달라졌다. 매일 저녁 소파에 앉아 세계의 상황과 지식에 관한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던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미디어 생산자를 신뢰하는 이유는 그들이 고등교육을 받았고 특정한 신문방송학적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어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연극배우를 믿고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가 된 것 같다’는 감각, 학술적으로 말하자면 준사회적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감각 때문이다.
준사회적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감각 또는 착각
이는 인간의 감수성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낯선 사람이 말하는 내용보다 친구나 지인이 말하는 내용을 직관적으로 더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한다. 권위가 그 의미를 잃고 엘리트 집단에 대한 적대감이 팽배해지는 시대에는 이런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보 발신자가 주는 정보와 의견, 태도만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우익 선동가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놀라우리만치 빠른 속도로 수백만 명의 사람을 아주 간단하게 혼란에 빠뜨리고 조종하고 부추기는 시대에 우리가 그것에 저항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저널리스트들에게 귀를 기울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실의 망각이 계속해서 발생하지 않도록 서두르려면 특히 극우주의자들의 프로파간다에 저항력이 없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 계몽적인 내용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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