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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Jul 06. 2023

세계 금기를 깬 중국 과학자의 몰락


최근 넷플릭스에서 흥미로운 다큐멘터리가 나왔습니다. 2000년대 세계 최고의 과학자이자, 희대의 사기극 주인공이 된 


킹 오브 클론 : 황우석 박사의 몰락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 : 황우석 박사의 몰락>


현재 아랍에미리트에서 세계적인 부자 '만수르'의 초청을 받아 동물복제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는 황우석 박사. 그가 걸어왔던 과학적 성취와 그에 따른 윤리적 문제, 과학적 사기를 다큐에서 다루고 있는데요.


한때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기록될 만한 과학자이기도 했으나 지나친 과욕으로 순식간에 몰락한 인물이기도 하죠.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 : 황우석 박사의 몰락>



황우석 박사가 진행했던 동물, 인간 유전자 복제는 비단 한국만의 관심사는 아닙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유전자' 실험에 촉각을 곤두세워 '신의 영역'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는데요.


신의 영역에 접근하는 과학자들


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윤리적인 문제도 함께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모든 진화를 정리한 도서 <사피엔솔로지>에서는 금기를 깬 중국 과학자의 몰락을 언급하며 '유전자 편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피엔솔로지> 中


유전자 편집 인간의 탄생


2018년 홍콩에서 열린 제2차 국제인간유전자편집정상회담에 참석한 연구자들은 중국 센젠에서 온 한 젊은 과학자의 발표에 충격을 받는다. 남방과학기술대학교의 허 젠쿠이(賀建奎, 1984~)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아기 쌍둥이 자매 출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앞서 인간의 CCR5 유전자가 HIV 바이러스의 통로가 되는 단백질을 만든다고 이야기했다. 이 유전자를 제거하면 HIV 바이러스가 침입하기 어려워진다. 허 젠쿠이는 HIV 양성 남성과 HIV 음성 여성인 부부들을 모집해 배아를 기증받았다. 아마도 그는 아이가 HIV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도록 CCR5를 제거한다고 설득했을 것이다.

인류 게놈 편집 콘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중국 과학자 허첸쿠이


그의 연구팀은 크리스퍼-캐스9으로 배아에서 CCR5를 제거하고 이를 착상시키는 실험을 반복했다. 시행착오 끝에 가까스로 한 쌍의 쌍둥이 자매가 탄생했다. 이 사실을 접한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HIV 양성인 아버지에게 태어났다고 해서 자녀 역시 에이즈에 걸리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실험 결과가 이 실험의 시도 자체를 합리화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실험 결과에는 윤리위원회를 속인 흔적도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태어난 아이 중 하나는 CCR4가 다 제거되지 않은 모자이크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두 아이에게 다른 어떤 표적 이탈 부작용이 나타났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당국자들도 이 사건에 당황스러워했다. 중국 과학자들은 서둘러 공동성명을 발표해 해당 실험이 비윤리적이며 중국 과학계 명성을 실추했다고 비난했다. 허는 중국 과학계에서 퇴출되어 징역형을 살고 있다. ‘루루’와 ‘나나’라 불리는 이 쌍둥이 자매들은 신원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현재 어디에서 어떤 상태로 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중국은 아이가 출생하기 전까지는 생명으로 보지 않는 전통이 있다. 게다가 중요한 국가 과제인 생명과학 분야에 성과를 보인 사람에게 영웅의 대우와 지위를 부여해왔다. 다우드나는 한 인터뷰에서 허 젠쿠이가 발표 전 뿌린 이메일을 자신도 보았는데, ‘아마 그는 순진한 기대를 했던 것 같다. 상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인간게놈편집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보고서


이 사건을 계기로 다음 해 3월, 세계 7개국의 생명과학자와 윤리학자들은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최소 5년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과 착상과 같은 연구를 전면 중단하는 ‘인간 게놈 편집에 대한 모라토리엄’ 선언문을 《네이처》에 게재했다.


원자폭탄은 1945년 8월, 인류 역사를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20만 명을 몰살시키고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유전자 편집 인간 실험도 허 젠쿠이 사건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사건이 될 것인가?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을 위험이 크다. 유전자 편집은 즉각적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내는 원자폭탄보다 덜 무서우면서도 편익도 제공한다. 따라서 이 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유혹이 너무도 크다. 





*인류의 진화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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