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1일 신림역 칼부림 사태부터 8월까지 대한민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향해 묻지마 및 칼부림 예고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무서운 요즘입니다.
총 2가지 유형으로 분리되는데 하나는 예고 없는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7월 21일 신림역 칼부림 사건을 시작해서 8월 3일 서현역 칼부림 사건까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죠. 그 외 실제 흉기를 들고 현장까지 갔으나 미수에 그친 사건들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예고글을 올려 공포를 조성하는 수많은 칼부림 예고가 발생했습니다.
며칠 새 이어진 다발적 흉기 난동 사태
이런 사태가 급작스럽게 많아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흉기 난동 사건의 언론 노출을 우려 삼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극단적인 콘텐츠를 보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고자 모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도서 <손 안에 갇힌 사람들> 에서는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우릴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극단적인 성향으로 바꾼다고 말합니다.
출처 : 『손 안에 갇힌 사람들』 中
오늘날 우리는 반세기여 만에 가장 심각한 시민 동요의 일부로서 학교 총격 사건을 비롯한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 시위, 유혈 사태를 겪고 있다. 이 동요를 자극하는 사회적 문제는 분명 실재하지만, 동요는 대개 양극화 된―정치적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있는―소셜 미디어 반향실에 의해 악화되고 증폭된다. 이러한 디지털 반향실은 외부의 영향을 받고 쉽게 심리적으로 취약하고 유순한 젊은이들에게 불균형하게 영향을 끼치고 이들의 생각을 형성하는데, 젊은이들은 의미와 소속감을 찾는 과정에서 극단주의와 세뇌에도 빠지기가 쉽다.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와 틱톡 투레트 증후군 다음으로 취약한 젊은이들, 특히 젊은 남성들 일부를 삼켜버리는, 디지털로 동력을 얻는 극단주의를 살펴보자. 소속될 수 있는 팀이나 집단을 찾는, 길 잃고 소외되고 공허한 젊은이는 기회주의적 과격 단체에는 포섭하기 손쉬운 중요한 대상이다.
많은 젊은이가 삶에서 진정한 목적의식과 의미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지만, 아직 자신의 핵심 정체성이나 독립된 자아의식을 구축하기 위한 회복력과 비판적 사고를 발달시키진 못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그들은 원래의 정치 성향과 상관없이 굶주린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에 의해 분노를 증폭시키며 이념적으로 극단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받는다.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에 의해 중폭된 분노
오른쪽으로 기울면 디지털 반향실은 젊은이들을 오른쪽으로 세뇌시킬 것이다. 그리고 왼쪽으로 기울면 알고리즘은 언제나 조회 수와 관심을 높일 목적―‘눈알 전쟁the battle for the eyeballs’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좌파 성향의 세뇌 콘텐츠를 꾸준히, 점점 더 독이 되는 방향으로 제공할 것이다.
거대 기술기업은 정치적 중립의 땅에서는 이득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들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도마뱀 뇌’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언론계에 이런 말이 있었다. “피를 흘리면, 시청률이 올라간다.” 자동차 사고의 사망 현장을 꼭 봐야만 하는 인간의 병적인 호기심을 생각하면 일리 있는 말이다. 이제 디지털 시대는 “피를 흘리면, 시청률이 올라간다”를 넘어 “감정을 자극하면, 시청자가 몰두한다”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게 되었다. 경제적인 면에서 현실을 이야기하자면, 중도 성향 컨텐츠에는 돈이 따르거나 디지털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AI의 일은 사용자가 영상을 연이어서 보도록 시청 욕구를 적절히 부추기는 영상을 추천하고 자동 재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다. 처음에 연구자들은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이미 본 영상과 비슷한 영상을 보여주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사용자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은 AI 연구팀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어 신경과학, 신경경제학, 인지 및 행동심리학, 도덕적 추론, 심층적 사고를 코드에 적용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개발자들은 알고리즘에 극단화 루프를 끼워 넣었다.
사용자들은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에 끌리기 때문에, 알고리즘은 사용자를 점점 더 극단적인 콘텐츠로 몰고 가 사용자가 계속 참여하게 만든다. 결국은 모두 사용자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인데, 분열을 초래하는 정치 콘텐츠는 이에 아주 적합하다.
진정한 핵심 가치가 담긴 본질적 정체성 없이, 비본질적인 디지털 세계에서 형성된 빈 자아를 지닌 십 대는 진짜가 아닌 세상에서 자신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하거나, 더 나쁘게는 대개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고 마는 디지털 세뇌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바로 다음에 나오는 연구 사례에서 이에 대한 극단적인 예를 확인할 수 있다.
신문을 읽거나 저녁 뉴스를 보면서 정치에 관한 정보를 얻는 시대는 끝났다.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 콘텐츠의 바다에 빠져 익사할 정도인 정보화 시대information age(이를 지혜의 시대로 헷갈려서는 안 된다)에 살고 있다. 수백만 개의 블로그, 뉴스 기사, 소셜 미디어 게시물, 트윗, 이미지, 유튜브 영상…우리의 감각과 정신을 향한 공격은 끝이 없다.
신테크노크라트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정보 문지기로서 정보를 독점하고 우리가 보고 읽는 것의 모든 관점을 통제하는 것 역시 사태를 악화시킨다. 옛것은 잊어라. 시청자를 낚기 위한 AI 기반 알고리즘이 신테크노크라트가 꿈꾸는 것―그리고 우리의 악몽을 만든 것―이니까.
공허한 청년이 알고리즘에 기반한 디지털 반향실에서 길을 잃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출처 : 도서 『손 안에 갇힌 사람들』
* 참고 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