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인형 대신 어른에게 필요한 것

뉴욕 어느 여배우의 이야기

by 나름이

“삶이 힘들었을 때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어요?”
“힘든 삶을 겪어도 어떻게 좌절하지 않을 수 있었죠?”
“정신없고 번잡스러운 뉴욕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비결이 뭐죠?”





코지작가.jpeg 이사벨 길리스


남들이 보기에 나는 뉴욕에 살고 있으며 칼럼을 연재하고 때로는 배우로서 영화에 출연하는 멋진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잘난 척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캐릭터 성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요소가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다. 그러나 이렇게 남들의 부러움을 받을지라도 나는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이혼을 했을 때는 패닉에 휩싸였다. 남은 인생을 살 용기가 나지 않아 매일 밤 불안이 엄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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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힘든 순간이 오면 그때보다 상황을 잘 컨트롤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는 어떠한 여유도 가질 수 없었다. 세상이 끝나버린 것만 같았고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거 같았다. 내가 하찮은 존재로 여겨졌다. 좌절한 내게 힘을 준 건 아빠였다. “길리스! 너답게 해.” 아빠는 이 한마디를 하며 따뜻한 차가 담긴 머그컵을 쥐어주셨다. 그 순간 혼자인 것만 같았던 인생이 세상과 연결된 듯한 느낌이 들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렇게 운명처럼 코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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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를 보자면 ‘아늑한, 단란한, 친밀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내리는 눈과 타오르는 모닥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코코아 한 잔, 아버지에게서 소중한 물건을 물려받았을 때. 코지가 어떤 것인지 딱 꼬집어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수프가 끓고 있는 집 안 풍경은 코지라고 할 만한 모든 것이 다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코지도 이러한 느낌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러한 느낌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인생에 있어서의 코지(coziness)는 좀 더 넓은 개념을 포함한다. 어떤 것을 수식하는 형용사로써의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터득하고 배워서 습득해야 하는 기술로써의 명사적 의미이다.


즉 어떤 물질적인 거나 안정된 환경을 넘어 그 이상의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 자신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정체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상태를 태도로 가지고 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편안함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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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의 모든 순간마다 행복할 수 없다. 항상 평온하거나 강건할 수 없다. 살아가다 보면 흔들리는 순간에 직면한다.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삶에서 맞닥뜨린 장애물을 뛰어넘고 다시 평온을 되찾으려면 주변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내면의 중심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럴 때 우리는 코지의 힘이 필요하다. 코지는 행복한 삶을 위해 매일매일 쌓아가는 일종의 ‘자기 연마술’이다. 흔들리는 인생을 다잡고 조절할 수 있는 삶의 기술, 그것이 ‘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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