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컴퓨터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요즘, 여러 문화 공연에 관객이 제한되고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선 9시 이후 테이크아웃만 가능한데요. 조금 괜찮아지나 했더니, 이렇게 다시 코로나로 강제 집콕행!
그런 상황에서 여러분의 가장 큰 재미는 무엇인가요? 저는 출판사 직원 다운 대답으로 "독서"라고 해야 마땅하지만,(응 아니야) 요즘 저의 일상에서 큰 재미를 차지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넷플릭스 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는 바로 "퀸스 갬빗"
1950년대 한 보육원,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소녀. 점점 더 넓은 세계로 향하며, 체스 스타의 여정을 이어간다. 하지만 더 이기고 싶다면 중독부터 극복해야 한다.
1950년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체스'의 세계에 여자 신동이 등장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룬 드라만데요. 주인공 '베스 하먼'이 성장하는 모습도 재밌지만, 무엇보다 남성들의 세계에서 홀로 당당히 맞서는 게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중에 하나랍니다.
극 중에 재밌는 부분 중에 하나는, 주인공 베스 하먼이 상상으로 체스를 두는 장면인데요. 체스를 처음 배운 후, 계속 체스를 두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자 매일 밤 상상으로 체스를 두기 시작합니다. (약에 취해 두는 건 비밀...)
체스에서 나올 수 있는 수십 가지, 수백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상상의 체스를 두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은 흡사 컴퓨터가 기본 패턴과 데이터를 놓고 학습하는 머신러닝처럼 기본 틀 안에서 자신만의 체스를 진행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과연, 머신러닝이 활성화되어있는 2020년에 베스 하먼이 컴퓨터와 체스를 두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인간 VS 컴퓨터
다들 아시겠지만 이미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은 지난 2016년 진행된 적이 있었습니다. 바둑 천재 이세돌과 알파고의 싸움이었죠. 결과는 '알파고의 4승 1패, 승리'
수치론적으로는 알파고의 완벽한 승리라고 할 수 있지만 과학자 헤닝 백은 조금 다른 의견을 제시합니다.
배움이라는 것이 정말로 정보들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곧 머신러닝machine learining에 패할 것이다. 포커, 체스, 바둑, 스타크래프트 등의 세계 챔피언을 보라. 기계를 상대로 사람이 이길 기회는 더 이상 없다.
다만 무언가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는 우리 인간뿐이다.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의 패턴thought pattern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이해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머릿속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해가 배움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해란 예측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인간에게만 주어진 기술이다. 컴퓨터는 무시해도 좋다.
<이해의 공부법> 中
컴퓨터는 정보를 정리하고 저장하는 일만 할 뿐, 결국 저장한 지식을 활용하는 일을 못한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수천, 수만 가지 확률 싸움은 컴퓨터가 인간보다 월등히 앞설지 몰라도 그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는 '이해'하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배움과 이해의 차이'
고유한 영역을 가지고 있는 것과 없는 것, 얼마나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느냐 보다 훨씬 다양한 세계를 구축할 수 있겠죠?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변하고 있고, 미래에는 사람들이 지금과는 다른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8년 직업의 미래 보고서’를 보면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엿볼 수 있다. ‘혁신적인 계획 펼치기’, ‘능동적으로 배우기’, ‘창의력’, ‘문제 해결력’과 같은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해지는 반면, 다른 능력, 예를 들어 ‘기억력’, ‘읽기와 쓰기’, ‘손재주와 정확성’ 등은 점점 의미를 잃을 것이다.
내가 이 연구 결과에 전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나는 적어도 읽기와 쓰기는 미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 믿는다) 방향성만은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별다른 생각 없이 무언가를 반복하는 행동이나 능력은 쓸모 없어지는 반면 이해력은 더 중요해진다. 미래의 노동시장은 시험에서 100점을 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지배받을 것이다.
미래로 향하려면 이미 퇴색한 학습 경로와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학습 방식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 조금은 비효율적인 방법을 따라야만 정보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의 공부법> 中
자, 다시 퀸스 갬빗으로 돌아와 얘기해보자면 높은 확률로 컴퓨터가 베스 하먼을 이길 경우가 많을 거예요. 머신러닝을 통해 경우의 수를 이미 파악했으니까요.
하지만 컴퓨터가 이해하지 못한 경우의 수를 베스 하먼이 발견한다면?
영원히 그 경우의 수는 승리의 열쇠가 될 겁니다. 따라서 그 누가 이길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는 거죠. (체스 경우의 수 : 약 10,100,000가지)
퀸스 갬빗으로 시작해 머신러닝을 거쳐
배움과 이해의 차이까지!
이해의 방법을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이해의 공부법>을, 무료한 일상을 타파하신 분에겐 <퀸스 갬빗>을 적극 추천해드립니다! 비록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방해하고 있지만 여러 방법으로 슬기롭게 타파해보도록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