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해서 읽기는 내용을 최대한 오류 없이 기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두 가지 전문 분야의 글을 읽게 했다. (하나는 가죽을 수선하는 방법이었고 다른 하나는 개괄적인 호주 역사였다.) 10분 후에 참가자들에게 열 개의 단어마다 단어 하나를 지운 똑같은 지문을 주고, 빈칸을 채우게 했다. 참가자들은 다섯 개의 빈칸 중에 하나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글을 네 번 연달아 읽고 빈칸을 채우게 했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이 절반 가까운 빈칸을 채울 수 있었다. 많이 반복하면 많이 기억할 수 있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학습법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실험 역시 50여 년 전에 이미 실시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똑같은 내용을 여러 번 읽는 학습법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반복만큼 중요한 것이 시간이기 때문이다. 신경망이 어떤 자극에 익숙해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몇몇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작은 그룹이 어떤 정보 자극 때문에 활발해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신경세포들은 신경망을 조정해서 다음번에는 자극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전체 프로그램을 바꾼다. 이런 개조에는 시간이 걸리므로 잠시 휴식이 필요하다. 운동선수들이라고 해서 훈련할수록 실력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훈련을 마친 후의 몸은 훈련을 시작하기 전보다 약하다. 이때 휴식을 취하면 몸이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갖게 된다.
반복적인 읽기도 언제 쉬느냐에 따라 내용이 머릿속에 오래 남을지, 아니면 금방 사라질지가 결정된다. 학습에서 반복은(예를 들어 읽기의 반복)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연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효과가 있다. 이는 다른 실험에서도 증명되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이산화탄소 저장에 관한 짧지만 과학적인 글을 읽게 했다. 글을 읽은 다음 일부 참가자는 곧바로 다시 한 번 더 읽었고, 나머지 참가자는 일주일 후에 다시 한 번 더 읽었다. 첫 번째 그룹과 두 번째 그룹은 다시 둘로 나뉘어 테스트를 받았다. 네 그룹 중 두 그룹은 마지막으로 글을 읽은 직후 테스트를 받았고, 다른 두 그룹은 마지막으로 글을 읽고 이틀 후에 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 내용은 글의 요점을 기억나는 대로 적는 것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마지막으로 글을 읽은 직후에 테스트를 받은 참가자 중에는 곧바로 두 번 글을 읽은 참가자가 더 좋은 점수를 냈다. 그런데 이틀 후에 테스트를 받은 참가자 중에는 오히려 일주일의 간격을 두고 글을 두 번 읽은 참가자가 더 좋은 점수를 냈다.
그러니까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시험 바로 전날에 집중적으로 복습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써먹을 만한 조언이 한 가지 있다. 다음 날 중요한 시험이 있다면, 공부한 내용을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단 5분 동안만 다시 한 번 복습하라. 그리고 곧바로 누워서 잠들어라. 그래야 우리가 자는 동안 해마가 잠들기 직전에 본 내용을 집중적으로 되새기고 더 잘 기억하게 된다. 하지만 잠자기 전에 복습 시간이 길어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참고 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