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힘을 잘 보내고 싶다!
오늘도 무사히 달렸다. 중간에 런데이 어플이 두 번이나 꺼져서 포기할 뻔했지만 꾹 참고 끝까지 했다. 원래 운동 계획보다 3분 정도 더 뛰었다. 운동을 마치고 동생한테 전화해서 찡찡댔더니 '그럼 그만큼 더 건강해졌겠네!' 해서 그도 그렇구나 싶었다. 생각보다 할 만했다. 덕분에 다음 4회 차 달리기를 할 땐 좀 더 편할 것 같다. 1분부터 시작해 결국은 연속해서 30분을 달릴 수 있게 될 거라니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신기하고 기대된다. 지금은 트랙을 도는 방식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데, 날씨가 좀 더 풀리고 풍경이 덜 삭막해지면 예쁜 길을 따라 달릴 것이다. 따릉이를 타고 달리거나, 걷기만 했던 한강 산책길 경치를 새롭게 느껴보고 싶다. 천천히 달리며 바라볼 땐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때쯤이면 좀 더 가볍게, 오래, 즐기며 뛸 수 있길!
오늘의 요가 수련은 손목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요가 : 하타요가. 사용하던 버티컬 마우스가 고장 나서 다시 기본 마우스로 돌아왔는데,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손목이 자주 뻐근했다. 손목과 연결된 팔, 어깨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고, 각각의 근육에 힘이 들어갔다 나가는 것을 느꼈다. 손가락으로 몸을 지탱하는 동작은 역시나 어려웠다. 무거워진 몸을 버텨낼 힘이 손끝에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버거웠다. 비틀거리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몸을 내려놓을 무렵 들려오는 선생님의 나긋한 목소리. "손가락 끝도 근육 힘을 잘 사용해서 섬세해져 있고, 힘이 생겨야 손끝을 움직이는 행위를 할 때 손목을 보호해 줄 수 있어요."
그리고 보니 손끝, 발끝의 힘에 대해선 생각해 볼 기회가 잘 없었다. 그간 너무 중심, 코어에만 천착했던 것이다. 코어 근육도 물론 중요하지만, 필요한 때 적절히 몸에 있는 힘과 기운을 온몸의 끝으로 보낼 줄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오늘 했던 첫 시도에서는 온전히 몸을 지탱하기 어려웠지만, 계속해서 손과 발 끝의 힘을 느끼면서 수련을 이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손끝에 편안히 몸을 맡기는 날도 오겠지. 힘을 주고 빼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수련이었다.
『달리기의 과학』, 『요가의 과학』이라는 책을 구했다. 운동하면서 그 운동이 내 몸 곳곳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가져오는지 이 책을 들춰보며 함께 탐구해 볼 생각이다. 자극되는 부위가 색깔 별로 표시되어 있어서 알아보기 쉽고 재밌다. 물구나무서는 그날까지, 꾸준히!
-달릴 때 우리 몸의 반응을 이해하면 빠르게, 힘차게, 잘 달릴 수 있다. (크리스 네이피어, 『달리기의 과학』)
-요가를 시작했을 때의 목표는 사진처럼 완벽한 동작을 취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서서히 깨달았다. 요가는 동작을 '완벽하게' 취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동작을 취하는 매순간 몸과 마음이 완벽하게 '양호한'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요가 동작이 근육과 뼈의 해부학적 구조를 넘어 신경, 심리, 신체 활력에까지 매우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앤 스완슨, 『요가의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