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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프레임코웍스 Jul 16. 2019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을 굳이 피한 당신께

RULE BREAKER 4. 리처드 더글러스 딕 포스버리


그 시절엔 누구나 그렇게 뛰어야 했다



리처드 더글러스 딕 포스버리 (또는 포스베리). 이름이 긴 만큼 높은 곳에서 전설이 된 남자다. 직업은 높이뛰기 선수이며,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높이뛰기 신기록 2.24M의 기록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그는 종종 경영서적이나 마케팅 서적에 등장한다. '포스버리 플롭(Forsbury flop)'이라는 이름으로, 차별화와 혁신의 상징으로 말이다.



한때 그는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기도 한 그저 그런 선수였다. 자기 키보다 낮은 기록에 머무르는 정체기를 맞기도 했다. '스트래들(straddle)'이라는 방식으로 훈련하던 때의 이야기다. 훈련 방식은 그에게 맞지 않았고, 기록은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옆으로 떨어지는 스트래들 특유의 자세 탓에 그는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높이뛰기의 다양한 점프 방식. 포스버리는 스트래들을 버리고 포스버리 플롭이라는 자기만의 방식을 창조했다.



그 시절엔 누구나 그렇게 뛰어야 했다. 스트래들은 감독에게, 코치에게, 선수에게 당연한 훈련방법이었다. 포스버리에게 잘 맞지 않았을 뿐. 높이뛰기를 더 잘하고 싶었던 포스버리는 힘은 덜 들이되, 바에 닿는 굴곡면의 위험을 최소화한 점프방법을 직관적으로 고안한다. (여기까지는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조금만 찾으면 알 수 있는 멋진 이야기다.)




'가장 게으른 높이뛰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포스버리가 멋진 이유는 우선 그의 남다른 점프가 올림픽 신기록이라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이는 일부이지만, 결코 전부가 될 수 없다. 우리의 인생이 결과로 판단되려면, 우리가 죽은 후여야 한다. 우리는 아직 살아있고, 포스버리 역시 멀쩡히 숨 쉬고 있다.



왼쪽은 선수 시절, 오른쪽은 노년기를 맞은 포스버리. 그는 아직 살아있다. 결과로 판단되기 이르다.



포스버리가 끝내주게 멋진 이유는 그가 모든 걸 견뎠기 때문이다. 차별화라는 말은 회의 시간에 빠지는 법이 없다. 서점에 가도 가득하다.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와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은 아직도 인기 있게 인용된다. 하지만, 묻고 싶다. 누가 차별화가 중요한 걸 모르냐고-



14년전 출간된 보랏빛 소가 차별화를, 평균의 종말은 개개인의 잠재력은 다르게 깨어남을 알려준다. 우리는 차별화의 중요성을 잘 알 수 밖에 없다. 다만 쉽지 않을 뿐이다.



문제는 차별화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 치러야 하는 대가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 이 사회를 떠올려보라. '굳이...', '유난이야', '자제하지' 등등등. 포스버리도 정에 맞아야 했다. 포스버리 플롭이라는 이름은 지역신문사가 포스버리를 조롱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었고, 가장 게으른 높이뛰기 선수(World's Laziest High Jumper)라는 놀림도, 발작 같은 자세라는 혹평도 그를 따라다녔다. (가장 충격적인 건 다리가 두 개 달린 낙타 갔다는 표현이다.)



무엇보다 그의 곁엔 같이 고민할 감독이나 코치도 없었다. 스트래들 방식을 고집하던 그들에게 포스버리는 전문가의 말을 듣지 않는 고집쟁이자, 잘하고 싶은 나머지 좀 이상해져 버린 선수였을 것이다. (포스버리는 토목과였고, 무게중심에 대한 수학적 지식으로 감독과 코치를 설득했지만 먹히진 않았다.) 감독과 코치는 높이뛰기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포스베리와 같이 고민해주기는 커녕, 훈련을 스스로 할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포스버리는 견뎠다. 될 때까지 한 것이다. 그게 포스버리가 끝내주게 멋진 이유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을 굳이 피한 당신께



누가 봐도 탁월하고 말이 되는 포스버리 플롭이 하나의 주류 기술로 자리잡기까지는 약 1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참 오래 걸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데도 그 못지않은 시간이 필요한 탓이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보편적인 질서와 방법, 기준 등이 존재한다. 그런 일종의 룰에 우리는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그런 기준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깎아 내거나, 꿈을 단념한 적도 있을 것이다. 



추측인데, 포스버리는 정말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올림픽 이후 은퇴하고, 엔지니어로서의 새 삶을 선택했다. 사진은 멕시코시티 올림픽 신기록 경신 후의 순간.



포스버리는 외로움을 택했다. 차별화라는 건 외로움의 길이다. 반대에 부딪히거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거나. 게다가 성공할 때까지 반복하고, 결국 성공의 끝을 봐야지만 인정받는다. (실패하면, 그냥 좀 이상한 사람이나 괴짜로 남을 수도 있다. 그러면 어때, 라고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포스버리만큼 멋진 사람일지도.) 



결과가 뭐가 됐든, 과정이라는 게 결국 포기하고 싶은 스스로와 끝까지 해내고 싶은 나와의 싸움인 셈이다. 그리고 약간 재밌는 사실은 굳이 차별화를 택하지 않아도 사는 것 자체가 저렇다는 점이다. 몸을 웅크리고 평균에 맞춰봤자, 기존 관습에 맞춰봤자, 삶에는 피할 수 없는 기본값의 딜레마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을 굳이 피한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이왕 힘들게 사는 거라면,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고. 포스버리처럼-




* 사진출처 - 구글

*  룰브레이커즈 시리즈는 뉴프레임코웍스가 추구하는 정신을 보여주는 브랜드, 인물, 사건 등에 대해 소개합니다. 뉴프레임코웍스는 일종의 마케팅 프로젝트이지만,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뉴프레임코웍스는 룰셋터(RULE SETTER)의 공식,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는 룰브레이커(RULE BREAKER)로 존재하기 위해 활동합니다. 어떤 형태로든지 이 이야기를 보고, 함께 나눈다면 누구나 이미 뉴프레임코웍스 크루가 되어 그 움직임을 함께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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