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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프레임코웍스 Dec 03. 2019

유산슬,
공중파 콘텐츠의 미래가 될까

RULE BREAKER 21. '유산슬'


김태호와 놀면 뭐하니? 그리고 유산슬



2018년 3월 31일, MBC 무한도전의 종영. 그리고 2019년 6월 12일, 무한도전을 만든 김태호 PD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MBC가 아닌 유튜브에서 시작되는 콘텐츠, '놀면 뭐하니?'는 그렇게 세상에 탄생했다.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브이로그 개념의 '릴레이 카메라', 드러머 도전기 '유플래쉬', 그리고 지금 가장 뜨거운 대중문화 콘텐츠 중 하나인 '뽕포유'까지. 놀면 뭐하니는 2019년 12월 1일 자, 35만 명에 가까운 (349K)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채널로 성장했다.



유재석은 정말 신적인 존재의 유느님일지도 모른다. 유산슬의 등장은 내리막으로 치닫는 상황 앞에 속수무책이던 공중파 TV의 미래를 열심히 구원하고 있는 중이니까.



김태호의 MBC를 등에 업은 유튜브 진출은 신선한 사건이다. 하지만 <룰브레이커즈>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선 유튜브 공개, 후 공중파 편성의 공식은 아니다. 바로 '유산슬'이라는 페르소나형 캐릭터의 등장 이후 시작된 공중파 TV의 흥미진진한 룰브레이킹.



선 유튜브 공개, 후 공중파 편성.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진짜 룰브레이킹 모먼트는 유산슬의 행보 그 자체다.



유산슬은 어쩌면 슈퍼히어로일지도 모른다. 'ㄴㅇㄱ (상상도 못 할 정체라는 의미를 담은 코미디언 신봉선 리액션의 도식화)' 포즈를 불러일으키는 공중파 콘텐츠의 미래를 거머쥔. 나아갈 곳을 알려줄지도 모르는 그런 존재 말이다.




'콘텐츠냐 플랫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장고 끝에 둔 묘수, 유산슬


(라떼는 말이야) '엄마 나 TV 나왔어!'라는 말이 있던 때가 있었다. 공중파 TV는 '영향력'의 대명사였다. 2008년, 스마트폰의 소비와 유튜브의 한국 진출에도 이 공식은 건재했다. 그리고 2019년. 공중파 TV는 확실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우선 돈줄이 위기다. 2017년 공중파 TV 광고매출액은 약 1조 4121억 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13% 감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방송통신위원회, 2018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 기준) 언론에 공개된 최신 내용으로 보자면, 2018년 MBC와 KBS는 적자, SBS는 순이익 전년 대비 90% 감소한 상황. 광고 매출 상황은 참담하다. KBS는 3328억 원 (전년대비 338억 감소), MBC는 2236억 원 (전년대비 189억 감소), SBS는 3590억 원 (전년대비 139억  감소). 반면 영업손실은 5배 이상 늘었다. 방송국 하나가 1 보람 튜브만 못해지는 이 상황. 중간광고 도입으로 올해 상황은 나아질 수도 있으나, 시청자의 절대수는 자꾸 줄어들고 있다. 



JTBC나 CJ ENM은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이동한 그리고 어쩌면 돌아오지 않을 시청자의 흐름을 읽고, 플랫폼이기보다 콘텐츠 프로바이더로의 변신을 이미 마쳤다. JTBC는 '스튜디오 룰루랄라'로 와썹맨과 워크맨을 선보이며 유튜브를 평정했다.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이라는 콘텐츠 제작사를 설립하고, 미생이니 호텔델루나니 드라마계를 접수했다. 그들은 이미 깨달았던 것이다. 앞으로 이 시대에는 잘되는 플랫폼이면 어디든 콘텐츠를 태워 보내는 게 살 길이라는 걸. 



KBS 아침마당에 이어 KBS 뉴스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는 유산슬. 그는 MBC를 등에 업은, 살아있는 콘텐츠다.



그래서 이제 유산슬이 출동한다. 정확히는 유튜브의 놀면 뭐하니 채널 콘텐츠다. 김태호 PD라는 명분이 유튜브 콘텐츠의 공중파 고정 편성을 납득시켜준다. 동시에 KBS 아침마당에도, 교통방송에도 자유롭게 출연한다. (SBS 런닝맨에는 자료화면으로 출연했다.) MBC는 이 과정을 유산슬의 스케줄로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유튜브 라이브도, 차이나타운의 버스킹도, 유산슬이니까. 




유산슬, 와썹맨과 워크맨의 성공을 진화시키다



유산슬은 공각기동대의 마지막 대사를 떠올리게 한다. "자, 아디로 갈까. 네트를 광대하니까." 유산슬은 어디에나 출연할 수 있는, 플랫폼에 갇히지 않는 콘텐츠다. 유산슬은 MBC의 놀면 뭐하니 출연자가 아니라, 유튜브의 놀면 뭐하니의 캐릭터이니까. 곧 단독 콘서트도 연다고 한다.



2017년 우리나라에서 개봉했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 생각하는 힘과 육신의 관계는 콘텐츠와 플랫폼(방송국)의 관계를 닮았다.



왜 하필 가수일까. 단독 콘서트는 왜 여는 것일까. 아마도 유산슬은 와썹맨과 워크맨의 고민을 잘 알았을 거다. 와썹맨과 워크맨은 유튜브에 최적화된 포맷과 프로그램이다. 방송국이라는 플랫폼 없이,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유튜브가 아닌 다른 곳에서 활용도가 떨어진다. 수십 명의 고급 인력이 붙어 만드는 '원소스 원유즈' 타입의 콘텐츠는 여전히 방송국형 공식이다. 방송국 장외에서는 빨리 만드는 게 더 중요한데 말이다.



와썹맨과 워크맨. 콘텐츠가 출력되는 곳은 유튜브지만, 만드는 방식도 그럴지. 유산슬의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속도와 사뭇 다르다.



그래서 유튜브 밖을 벗어나도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유튜브에 얹어도, 넷플릭스에 얹어도, MAMA 시상식에 서도, 지방 축제를 뛰어도, 팬미팅을 해도, 단독 콘서트를 열어도, 런웨이에 서도 괜찮은 콘텐츠. 방송 포맷이 아닌, 캐릭터의 창조. 바로 유산슬 같은 존재. 유산슬은 밈(MEME)을 만들어내지만, 와썹맨과 워크맨은 편집 스타일을 남기는 이유다. 꿈보다 해몽일까? 그렇게 치부하기엔 유산슬은 너무 잘 기획된 콘텐츠다. 현실의 벽을 넘어 영업하기 좋고, 마케팅 메시지가 명료하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밈이 생산되는 그런 콘텐츠 말이다.





* 뉴프레임코웍스 - https://newframe.imweb.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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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구글

* 참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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