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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프레임코웍스 Dec 12. 2019

넷플릭스의 도장깨기: 상대가 바뀌면 나도 바뀐다

RULE BREAKER 22.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6언더그라운드'



최근 TV를 보다가 눈길을 사로잡는 광고 한 편이 있었다. '6언더그라운드' 영화의 개봉 광고. 마이클 무어 감독이 만들었고, 라이언 레이놀즈 등의 배우가 출연하는 그 영화가 2019년 12월 13일 전 세계에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된다는 광고였다. (글을 쓰는 이 시점은 무려 D-1!) 이게 무슨 대수인가 싶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넷플릭스가 OTT라는 말로는 부족한 무언가로 상당히 변모했음을 알 수 있는 순간을 장식하고 있다.



OTT란,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라는 뜻이다. 전파 수신이나 케이블 셋톱박스가 필요 없이, TV에 인터넷을 연결하여 볼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든 곳이 여기에 해당된다. OTT가 스트리밍에 주력했던 것도 '인터넷 > 연결 > 재생'이라는 사용자 경험 흐름 때문이다.



6언더그라운드의 TV광고는 넷플릭스 스스로 영화 배급사처럼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왜 영화 정보 프로그램의 앞 뒤로 왜 자사가 배급하는 영화를 광고하는 것일까. 왜일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를 향한 전투태세



넷플릭스의 최근 행보를 보면, 넷플릭스가 그리는 미래는 아카데미 영화상 또는 깐느 여우주연상 같은 영화제가 아닐까 싶다. 넷플릭스는 OTT 서비스로 컸지만, 스스로 OTT 서비스에 국한되는 모든 요소를 버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수상이 탐나서? 아니다. 비즈니스의 구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첫째가 바로 영화 프로모션이다. 6언더그라운드의 사례로 볼 수 있듯, 영화관에서 개봉할 블록버스터 알리듯 TV광고도 하고, 월드 프리미어 행사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그린카펫 및 월드 프리미어 행사가 열렸다. 월드 프리미어란 전 세계에서 가장 최초로 상영되는 행사를 의미한다.) 넷플릭스의 기존 사용 공식에 의하면, 계정이 연결된 스마트 TV나 스마트폰으로 충분히 볼 수 있는데 말이다. 심지어 영화관 개봉은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6언더그라운드의 그린 카펫 및 월드 프리미어 행사. EXO가 그린카펫 행사의 축하공연을 맡기도 했다.



둘째는 넷플릭스가 영화관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맨해튼 소재의 스크린이 하나뿐인 '파리 극장(The paris theatre)'를 장기 임대했다. 우리나라의 역사 깊은 독립형 극장들이 멀티플렉스와 경쟁이 힘든 것처럼, 파리 극장도 문을 닫은 극장 중 하나였다. 뿐만 아니라 작은 영화 상영을 진행해왔던 극장 중심으로 인수나 계약 추진을 계속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6언더그라운드 이전에 이미 로마, 버드박스, 아이리시맨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은 적이 있다. 봉준호 감독에게 투자하여, 영화 옥자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OTT라는 서비스 카테고리에 속한 덕분에, TV용 콘텐츠는 영화로 인정되지 못한다는 의견에 가로막혀 영화제 출품 등에 좌절된 바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된 봉준호 감독의 '옥자'



그럼 영화제 수상이 아닌 출품을 위해서 극장을 인수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일까? 그럴 리 없다. 이 모든 건 바뀌어버린 상황 탓이다. 넷플릭스의 경쟁상대는 이제 유튜브나 OTT 플랫폼이 아니다. 디즈니, HBO 같은 OTT를 위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프로바이더들이다. 디즈니는 케이블채널도, 영화 배급망도, 캐릭터 굿즈와 플래그십 스토어도, 놀이공원(테마파크)도 다 가지고 있는데, 이제는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무려 심슨도 디즈니의 것이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서비스 개시 첫날 1천만 명 넘는 가입 러시가 이어졌다. 디즈니와 픽사는 물론 마블도 있고 스타워즈도 있고 심슨도 있다.



넷플릭스의 행보는 이제 이렇게 달라질 것이다. 넷플릭스는 수준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특히 그것도 전 세계에 깔려있는 1억 4천만 명 정도의 스마트 망 시청자를 보유한 사람들에게 독점적으로 선공개할 것이다. 그리고 일부는 극장에 훨씬 더 적합한 형태의 영화임을 인정하고 소유한 극장을 통한 상영을 동반하여, 마니아를 길러내고, 영화제에 내보내고, 명망 있는 영화제의 감독상/영화상/각종 배우상을 다 휩쓸 때까지 도장깨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넷플릭스의 도장깨기 : 상대가 바뀌면 나도 바뀐다



넷플릭스는 1998년 비디오 대여 서비스에서 DVD 서비스를 거쳐 현재 전 세계 점유율 1위의 OTT 회사로 거듭났다. 블록버스터와 비디오 대여 서비스로 겨룰 때는 수수료를 없애버렸고, DVD 서비스를 할 때는 우편으로 대여와 반납을 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OTT 서비스로의 변모 후에는 말도 안 되는 자본을 들여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다른 OTT 서비스와의 차별화였다.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내용만 버무려 탄생한 전설적인 콘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도 그렇게 탄생한 콘텐츠다. 옥자도, 로마도, 버드박스도 그런 식으로 탄생했다. 다 넷플릭스의 도장깨기가 남긴 콘텐츠다. 



국내에서 와챠와 비견되기도 하고, 넷플릭스에 도전하겠다는 옥수수는 웨이브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넷플릭스의 경쟁상대는 여기에 없다. 더 이상 OTT에 국한된 서비스만 고집하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망과 콘텐츠를 이용한 그 어떤 사업도 될 준비가 되어있는 넷플릭스. 고집하는 룰이 없기에, 필살기는 무엇이 될지 모른다. 나중에는 넷플릭스 전용 극장에서 빈지와칭(Binge-watching, 몰아보기) 데이를 갖고, 감독/배우/캐릭터의 매니지먼트 서비스까지 제공할지 누가 아는가?





* 뉴프레임코웍스 - https://newframe.imweb.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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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구글

* 참고기사

"대형 스크린의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감독은 없다." 티타임즈 2019-12-03

'6언더그라운드' 마이클 베이X라이언 레이놀즈, 넷플릭스 손잡은 이유(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2019-12-02

디즈니플러스, 출시 첫날 가입자 1천만명 돌파 ZDNET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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