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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프레임코웍스 Oct 05. 2020

이 시대의 겉치레는
재평가가 시급하다

뉴프레임마이라이프 시즌2. 인생은 에잇볼




한 때,
나는 이직의 신으로 불리고는 했다.



한 때, 나는 이직의 신으로 불리고는 했다. 과장 조금 더 보태면, 이직 고민 있는 주변 사람들은 경력이나 분야와 관계없이 나를 찾아와 비법을 묻기 일쑤였다. (현재는 사업을 하고 있어 나의 화려한 이직 드리블을 끝났지만, 방황하는 이직 고민은 여전히 환영입니다.)



내 소문난 이직의 비법은 딱 두 가지로 완성된다. 우선 최소한의 조건 충족, '업의 알맹이'가 반이다. 이직할 회사가 원하는 알맹이가 내게 있느냐 없느냐는 기본이다. 이직을 염두에 둔 회사가 요구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핵심 경력이 최소한 필요하다. 보통은 어느 정도 업력을 쌓다 보면, 어느 정도는 이 알맹이를 갖추고 있다.



진짜 문제는 남은 절반, '포장지'다. 아무리 알맹이를 갖춰도, 포장지가 부실하면 이직은 어렵다. 포장지는 원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꿰어 보여주는 일종의 연출력이다. 영업 실적 성장을 기대하는 회사에는 내가 진행한 일들이 '어떤 팔리는 실적'을 만들어냈는지가 이력서에서 한눈에 보여야 한다. 신사업을 기획하려는 회사에는 내 능력들로 신사업의 시행착오를 극복해 나간 이력과 작은 프로젝트라도 첫 시작부터 성공 또는 실패까지의 인사이트가 매 경력마다 구성이 되어야 한다.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유니버스가 있다.



스스로 삶을 놓아버린 게 아니라면, 알맹이 없는 사람은 없다. (적어도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스스로 보이게 초라하게만 느껴지는 삶을 산 것만 같아도, 겪어내고 남은 것이 모여 삶의 알맹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유니버스가 있다.



알바만 전전했던 사람에게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구축된 유니버스가 있다. 시급만 맞으면 했던 일은 무작위로 서비스 가장 끝단에서 만난 고객들과의 경험이 응집되어 있다. 반대로 오직 한 가지 일만 고집해왔던 사람에게는 그 고집의 이유와 그 고집을 지키기 위해 이겨내 온 수많은 과정이 쌓여있다. 그리고 반드시 그 안에는 의미가 살아있다. 단, 유니버스는 알맹이와 포장지의 합이다. 포장을 해야, 알맹이도 그때부터 의미를 지닌다.



나도 나의 경력만 보면 세상 이런 중구난방이 없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메시지 컨설팅을 10년 간 해오다가, 별안간 뷰티 분야의 리뷰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마케팅을 하고, 바이오벤처 회사에서는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동시에 했으니까. 분야만 보면 일관성이라곤 없어 보이지만, 나는 언제나 '사람들이 알기 어려웠던 사실을 깨닫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선택해왔다. 그게 나만의 알맹이고, 포장지다. 사업을 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나의 유니버스다.




이 시대의 겉치레는
재평가가 시급하다



요즘 유니버스는 이직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통한다. 파도 파도 훈훈한 미담이 계속 나오는 오뚜기, 누구보다 제품 잘 만들어놓고도 티 내지 않는 태만한(?) 마케팅으로 유명한 LG전자도 요즘엔 하나의 유니버스인 셈이다. 하다 못해 킴 카다시안의 '유명한 걸로 유명한' 유니버스는 1억 8천9백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와 함께 한다.



'겉만 번드르르한'이란 말에는 '속 빈 강정'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이미 있다. 하지만 이 시대의 겉치레는 재평가가 시급하다. 본질보다 포장이 강하면 '과대포장'이라고 구박하던 시대는 저물었으니까. 이제는 포장이, 컨셉이, 유니버스가 본질만큼 중요하다. 카페에 갈 때 커피의 맛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분위기의 맛이 더 중요한 게 요즘 우리들 아닌가.



짧은 시간 안에 나의 진가를 다 보여줘야 하는 면접처럼, 우리의 매일은 하나하나 알맹이를 헤아리기에 너무 바쁘다. 그래서 이 시대의 겉치레는 결코 나쁘지 않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내 안의 알맹이 발견하고 내가 먼저 알아주는 것, 그리고 이 알맹이를 정말 가치 있게 감싸 안아줄 포장지를 열심히 빚는 것이다. 그렇게 내 안의 유니버스는 빛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뉴프레임마이라이프


뉴프레임마이라이프는 평생 직업이 회사원일 줄 알았던 제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한 기회에 회사를 그만두고, 고정관념을 깨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뉴프레임코웍스라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생활 속에서 느낀 점들의 기록입니다. 원래 그랬으니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 것들은 없음에 대해서,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을 써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뉴프레임마이라이프 -인생은 에잇볼'이라고 지었습니다. 숫자8은 많은 문화 속에서 과거를 벗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이유로 뉴프레임코웍스의 시그니처 넘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당구게임에서도 새 게임을 시작하려면 반드시 이번 게임을 종료하는 에잇볼을 쳐야 하나 봐요.



언젠가 숫자 8이 적힌 까만 당구공을 본다면, '뉴프레임마이라이프 - 인생은 에잇볼'을 떠올려주세요. 고정관념을 뒤집으면 새롭고 자유로운 삶을 느낄 수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그것이 제가 이 글을 써나가면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전부입니다.



WRITER https://www.instagram.com/newframe.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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