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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건 태영인데, 내 집값이 뭐?

나는 집 값이 떨어져도 집을 안 판다.

빚을 못 갚아서, '산업은행'에게 회사 빚 처분을 맡겨 놓고 자기 돈은 안 내 줄라고 몽니를 부리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세금으로 운영되면서 윤세영회장의 자선전에서 친분을 과시하던 그 분들이 실질적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니겠지요..?


망해서 처분을 맡긴 회사가 살아날 기대로 주가가 오른다고요??

망해서 공개적으로 재량권을 빚쟁이에게 넘긴 것은 명확한 악재입니다.

주가를 올려서 처분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아닐까요?


물론 이 상황에 편승해서 수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회복으로 기대하면 안돼요.

누군가 억지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면, 올라간 가격에 태영을 던질거에요.



1997년 IMF 전날까지 문제없다는 우리나라 언론은
2024년 태영이 워크아웃 전날까지 투자안정적이라고 평가



SBS를 소유한 건설사 태영이 돈 못 갚겠다며 산업은행에게 처분을 맡기기(워크아웃:채무조정) 전 날까지 태영의 신용평가는 원리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평가되었어요.

한국신용평가 자료

돈을 빌려줄 회사의 신용이 투자부적격(C)으로 바뀌기 하루 전까지 투자자들에게는 안정적(A)인 채권으로 알려지는 것이 우리나라 대기업 정보의 현실입니다.


지금도 풍문으로는 건설사가 위기라는데,
제대로 된 신용평가로 드러나는 건설사는 없어요.
2024년에도 우리는 망하기 전날까지 몰라요.

태영이 망한다고, 사람들이 집을 파는 것은 아닐텐데,
집은 왜 더 떨어진다고 하는거야?


우리 주위의 누구도 집 값이 떨어진다고 살고 있는 집을 파는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집 값이 오를 때는 살고 있는 집을 팔아 더 비싼 집을 사람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집 값이 오르는데 동조한 것은 우리가 맞더라도 떨어지는 집 값은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에요.


우리는 살고 있는 집을 투자 손실이라며 절대 팔지 않아요. 그런데, 자꾸 집 값이 떨어집니다. 


우리는 늘 집을 사고 싶은데, 어느 수요가 줄어서 집 값이 떨어지는 것일까요?

우리가 그 수요가 아니라면, 지금의 집 값 하락은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가 집을 안 파는 것은 지금 하락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요.

심지어 우리는 집 값이 떨어진다고 집을 팔고, 전세로 옮기지 않아요.

그러니 우리는 망하는 상황이 아니면, 절대 집을 팔지 않아요.

앞으로도 우리가 하락을 만들지 않아요.


건설사가 망하면, 새로운 집 대출은 힘들어요.


건설사가 망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 건설사에게 빌려준 금융사의 돈이 사라집니다.

금융사가 건설사에 빌려줬다가 못 받을 것 같은 돈이 22조 원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7632#home 


금융사는 망하면, 물귀신처럼 모두를 끌고 들어갑니다. 금융사의 크기가 클수록 물귀신의 범위는 넓어지는데, 문제는 물귀신 다른 물귀신(금융사)을 잡고, 또 그 물귀신이 더 큰 물귀신을 잡는 연쇄 채무상황입니다. 

태영의 신용정보가 워크아웃 하루 전까지 '안정적'이었던 것처럼 물귀신의 범위는 투명하게 드러나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게 건설사가 망하면 건설사에 돈을 빌려준 금융사뿐만 아니라, 받을 돈이 있던 근로자나 협력 및 하청업체들도 돈을 받지 못합니다. 이런 미지급 사태들은 경제가 악화와 서민 경제의 붕괴에 일조를 합니다만, 당장 우리가 집을 팔도록 만들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뉴스에서는 우리들이 집을 팔거나 우리가 집을 살 것을 관망해서 집 값이 하락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우리는 아직 집을 팔지 않았습니다. 상승도 하락도 우리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경제 현상의 촉매일 뿐입니다.


금융사가 건설사에게서 돈을 받지 못하면서, 당장 집을 사라고 돈을 빌려줄 능력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대출도 회수해야 합니다. 그러면, 다주택자들은 기존의 갭으로 안고 있던 보증금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전세보증금을 상환하기 위해 집을 팔거나 전세금을 낮추는 등 급하게 처분을 하게 됩니다. 

즉, 집 값을 올린 것도 집 값을 떨어트리는 것도 다주택자들의 투기에 의한 결과입니다.


다주택자 덕분에 올랐고, 다주택자들 때문에 떨어지는 집 값

대출자들의 돈을 이용해 갭투자를 했기 때문에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은 그들 덕분에 앉아서 수억 원의 이익을 얻기도 했지만, 이제 그들 때문에 수억 원의 하락을 겪는 셈입니다.

다주택자 중에도 여전히 분양가 수준에서 집을 가진 부류에게는 손해가 아닙니다. 하지만, 금융사의 부실채권(빌려주고 못 받는 돈)이 늘어마면 다주택자들 중에서 약한 고리들이 집을 처분해야 하는 압박이 늘어나고, 영끌들의 강제경매까지 겹치면 분양가를 지키지 못하는 지역도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투기세력이 집을 투기자산으로 사용하면 우리의 자산은 언제나 급격한 손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세월이 좋아져서 다시 다주택자들이 집 값을 끌어올리면, 우리 서민들은 집 값 상승으로 거주비용이 늘어서 생활이 힘든 것은 마찬가지일 테니, 집을 투기대상으로 하는 것이 옳지 않은 일이라고 방관할 수도 없이 투기경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집이 투기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그 수익을 환수하는 등의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의 상당수는 그런 정책은 '사다리 걷어차기'라면서 지난 정부를 반대함으로써 집을 투기대상으로서 사용한다는 새로운 정부를 강력하게 지지했었습니다.

장하준 교수가 이야기한 '사다리 걷어차기'는 강자가 약자들의 진이을 막기 위해서, 강자가 했던 일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 단어를 '너는 하고서, 나는 못하게 하냐.'는 식으로 단순화하여, 나의 투기를 막는 것은 모두 '사다리 걷어차기'로 단순화하여 투기에 열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저들처럼 사고팔면서 수익을 얻었을까요?
우리는 사기만 했고, 손실을 막자고 팔지는 못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집은 살 것이 아니라 살 곳이 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부동산 투기가 우리에게는 없는 사다리입니다.
이대로 투기를 유지한다고 우리가 저들처럼 재산을 증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투기꾼은 언제든 집을 팔 수 있지만, 우리에게 집은 값이 떨어져도 팔 수 없는 목적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을 투기 대상으로 못하게 하는 것은 '쟤들은 되고, 우리는 하지 마.'가 아니라 '쟤들만 한 것을 이제는 투기를 못하게 할게.'였지만.. 여전히 투기를 기회의 사다리로 보는 프레임은 강력합니다.


집 값으로 돈을 벌던 저들의 손실이
우리에게 전가되는 현실을 바꾸려면,
비록 우리가 손해를 보지만
세금으로 저들을 살려주면 안 됩니다.

하락의 루프 

대출이 줄었다. -> 투기꾼이 줄었다 -> 집 값이 줄었다. ->건설사가 집을 못 판다. -> 건설사가 돈을 못 갚는다. -> 금융사가 돈을 못 받는다. -> 대출이 줄었다. 


하락의 루프 시작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지만, 시작된 루프를 끊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하가 아니에요.

미국의 금리 인상은 건설비 증가와 이자의 증가등 다양한 요소로 대출을 줄였어요. 대출은 경기를 살리기도 하지만, 물가를 올리면서 경기를 죽이기도 하는 양날의 검이라서 대출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에요.


그럼에도, 2023년 대한민국정부는 세금으로 대출을 늘려서 하락의 루프를 끊어보려고 했지만 대출은 추가적으로 늘어나지 못하고 세금이 고갈되면서 대출도 줄었어요.


이미 우리의 가계 빚은 국가의 소득을 넘어섰기 때문에, 더이상 우리가 빚을 내는 것은 위험한 투기의 영역으로 보아도 틀리지 않을거에요. 그럼에도 집 값의 상승을 위해서는 투기의 증가를 기대해야 합니다.


집 값을 올리는 것도 떨어트리는 것도 투기꾼들의 힘이고, 우리는 촉매일 뿐임을 이해하면 건설사의 붕괴가 왜 집 값 하락의 시발점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건설사의 위험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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