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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가격이 떨어지는 게 왜 문제?

저도 시장을 많이 봐봐서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이 되고..
-윤석열 대통령


소비자인 우리 입장에서 대파 값이 싸지면 좋아요.

얼마 전에 5천 원이었던 대파가 895원이었던 그날은 참 좋은 날인 것 같은데,

대통령이 대파가 895원이 합리적이라고 했다는 것으로 언론이 너무 비난하는 기분이에요.


그런데, 대파값이 싸지면 안 되는 사람이 있나요?
우리가 급여의 절반도 못 받는 날에 대통령이 와서 그 급여가 합리적이라고 말한 것과 같아요.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소득인 농산품은 받아야 하는 적정가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통상인에게 팔아야 하는 최초의 가격은 일 년간 노동을 하면서 들어간 비용을 상계하고 향후 일 년의 농업을 하면서 생활을 할 수 있는 금액이어야 하죠. 그런데, 그 최초의 가격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을 합리적이라고 이야기하면, 생산자인 농민은 지난 일 년간의 노동의 대가는 고사하고 다음 해에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 처참한 수준의 가격을 받는 것입니다.


농산물의 가격은 생산물의 양을 사전에 확정할 수 없는 탓에 농산물의 가격은 ‘행복해야 할 것 같은 풍년’에 오히려 가격이 떨어져서 농민들은 적정한 소득을 얻지 못하는 모순적인 균형에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농산품의 가격 균형을 위해 풍년의 경우 일정량의 쌀을 정부가 비축하는 방식으로 쌀 가격 안정을 위한 양곡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작년 4월 이 양곡관리법 조정을 대통령이 거부함으로써 농민 측의 쌀 가격 안정을 어렵게 만들었어죠.


그런 대통령이 대파값은 895원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농민의 생계를 위한 적정 물가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게 모르는 대통령이 서민의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인 것 같아요.



내 입장의 가격도 중요하지만,
상대 입장의 가격도 중요한 것.
물가는 그런 거예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곡물의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식비는 물론이고 생산물 전반의 물가가 상승하는 국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보면, 농업은 식재료의 생산의 의미 외에도 식재료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서 국내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특별히 농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거나 농민의 문제를 고민하면서 살지는 않아요.

농민의 안정성은 정부의 정책에 맡기고 우리는 우리의 일상에만 충실하도록 대의민주주의를 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농민의 모든 문제를 알고, 직접 해결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그런데, 정치가 생산자인 농민의 물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탓에 우리가 일상 외에도 신경 써야 할 문제까지 늘어난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물가를 조정했다가는 우리의 노동도 평가 절하되어 급여를 줄이는 것을 합리적이라고 이야기할지도 몰라요.

우리의 노동의 물가 기준은 '최저급여' 혹은 '최저생계비'라고 합니다.  


물가가 균형을 벗어나면
소비자도 생산자도
치명적인 피해입니다.

누가 하든 상관없는 정치란 없습니다.

나에게 득이 되는 정책을 하고, 나의 피로를 줄여주는 정책을 하는 사람에게 우리의 정치를 맡겨야 우리가 일상을 즐기며 살 수 있는 것입니다.


투표가 곧 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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