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직장

by 김쓰새

볼일, 그러니까 똥.


볼일은 이곳에서만 본다.

핸드폰을 충전하고, 카페인을 수혈하고,

자리를 차지하고 시간을 죽인다.


누추한 여기에서 하기에 딱인 일들이다.


이 정도는 해야

내가 받는 대우가

어쩐지 합당해지는 것 같다는

더러운 생각이 드는 곳.


여기가 직장이다.


가끔은 나 같은 누군가가

변기 물을 끝까지 내리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봉변을 당한다.


그럴 때면 생각한다.


여기 밖은 전쟁터라던데.


더러운 게 나을까,

위험한 게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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