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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디샘 May 13. 2020

내 냉면을 나눠줄 수 있어! 당신이니까

욕심많은 나에게 선뜻 나눠주는 행복을 알게 해준 당신이니깐.

나는 국밥을 매우 좋아한다. 

순대국, 육계장, 설렁탕등등 이와 같은 술술 정감나는 국밥을 좋아한다.

나의 남편 저스틴은 미국인이라서인지 밥보다는 육류를 좋아한다. 결혼초에는 한 식탁에서 따로따로 식사를 할 정도로 우리는 입맛이 매우 달랐다.

이제 결혼한지 14년이 후루룩 지나고 나니 우리는 많이 닮아져있다. 남편이 좋아하는 스테이크를 먹을때 그는 한국사람처럼 공기밥이 있냐고 물어본다. 파스타를 전혀 맛있다고 생각 못했던 나도 가끔은 파스타가 먹고 싶을때가 있기도 하니 세월은 우리를 많이 변화시켰다.


저스틴과 나는 오전에 함께 운동을 간다.  함께 가지만 운동하는 취향 역시 다르다. 저스틴은 친구 로버트와 함께 근육강화 운동 위주로 하고 나는 음악과 함께 땀을 줄줄 쏟는 줌바댄스와 스피닝을 좋아한다. 그렇게 다르게 운동을 하고 우리는 점심을 같이 먹는다. 


" 신디!   점심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


음.... 그리고 우리 둘이 동시에 생각해내는 음식이 있다. 그건 바로 냉면이다.  운동후 먹는 냉면은 정말 꿀맛이다. 저스틴은 물냉면곱배기, 나는 비빔냉면.... 운동을 열심히 한게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는 음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하니 쉽게 포기하긴 힘들다.  냉면을 맛있게 먹다보니 저스틴의 먹는 속도가 빨라서 내 냉면이 많이 더 남는다.  본인 것을 다 먹고 나를 애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면 나는 내 남아있는 냉면을 숯불고기 한점과 함께 선뜻 준다.  항상 부모님께서 모든것을 챙겨주신 덕분에 나는 어렸을때부터 누구에게 나눠주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나이를 들면서 깨닫는 것들이 많다. 삶은 서로 나누고 받고 가까이에서 정을 나누는 것을 깨닫는다.


이는 모두 결혼후 유대인 남편 저스틴에게서 배운 삶의 방식이다.  친구를 만나고 소통하고 함께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내게 알려주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사랑 비냉을 선뜻 남편에게 나눠줄 수 있다.  그가 나눠준 사랑과 행복에 비해 나의 냉면 한 젓가락은 너무 작다. 냉면을 함께 맛있게 먹고 밖에 나오면 서로가 활짝 웃는다. 

진정 행복해서 우리는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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