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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쑥들꿩 구하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11월 호

글 해나 노드하우스  사진 찰리 해밀턴 제임스


못생기고 그다지 영리하지 않은 이 새는 미국 서부에서 토지 사용과 보존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을 상징한다.


동이 트기 한참 전, 미국 와이오밍주 남부의 리틀스네이크강 인근에서 팻과 샤론 오툴 부부가 탄 픽업트럭이 산쑥으로 뒤덮인 광활한 계곡을 덜컹거리며 달린다. 오툴 가족은 이곳에서 5대째 가축을 기르며 살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가슴을 부풀리고 꼬리를 펼친 채 우쭐대고 있는 수컷 산쑥들꿩 위로 태양이 떠오른다.



팻이 전조등을 끄고 빈터로 차를 몰고 간다. 이지러지기 시작한 달 아래에서 우리는 어둑한 들판에서 폴짝폴짝 뛰고 있는 하얀 점 수십 개를 발견한다. 산쑥들꿩들이 밤새도록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이다.


2017년 8월, 한 소방관이 아이다호주 보이시 인근에서 맹렬한 들불을 잡기 위해 맞불을 놓고 있다.



아침 햇살이 동쪽 산맥 위로 퍼지자 녀석들의 기이한 짝짓기 의식이 시야에 들어온다. 키가 사람의 무릎 높이만 한 수컷들은 하얀 가슴 깃털을 부풀리고 꼬리를 활짝 편 채 우쭐대며 돌아다닌다. 녀석들은 서로를 쫓으며 한바탕 소란을 피운다. 한편 몸집이 더 작으며 얼룩덜룩한 잿빛 깃털 때문에 산쑥이나 흙과 구분이 잘 안되는 암컷들은 따분하다는 듯 우두커니 서 있다.



와이오밍주 서부에 있는 조너필드에서 프레리도그 한 마리가 포식자가 있는지 살피고 있다.


1877년에 조류학자 찰스 벤다이어는 산쑥들꿩에 대해 “두말할 것 없이 내가 본 새들 중 가장 우스꽝스럽게 생겼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산쑥들꿩 수백만 마리가 미국 서부에서 서식하고 있었다. 아메리카 원주민과 유럽 이민자들은 모두 깃털과 식량을 얻기 위해 녀석들을 사냥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11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나도 사진작가]

본지에 사진을 응모하신 분들 중 1명을 선정하여, 다음달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에 사진을 실어드리며 "5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https://www.nationalgeographic.co.kr/contest/index.asp?cno=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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