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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동물이 골칫덩어리로 전락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2월 호

글 제러미 벌린 사진 스테파노 운테르티네르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캥거루는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녀석들은 농작물을 훼손하고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지금 호주에서는 캥거루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시원한 봄날 저녁,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있는 독특한 오팔 광산 마을 화이트클리프스에서 어미 캥거루와 새끼 캥거루가 성긴 풀을 뜯어먹기 위해 메인스트리트를 껑충껑충 건너간다. 이곳 사람들은 J. R. R. 톨킨의 소설에 나오는 호빗처럼 환기 구멍 속에서 살아간다. 메마른 땅 위에는 수직 갱도 수천 개가 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기이한 존재는 바로 이 동부회색캥거루 두 마리다.


스튜어트 국립공원에 있는 농가에서 동부회색캥거루와 사진작가 운테르티네르의 아들이 서로를 자세히 살피고 있다.



“이런 마을에서 캥거루를 본 적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애완동물이 아닐까 싶네요.” 50년간 캥거루를 연구해온 전문 생태학자 조지 윌슨은 말한다.


관광객들은 캥거루를 가리키면서 넋을 놓고 바라보고 아이들은 감탄의 함성을 내지른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루’들은 마을 밖으로 나간다. 호주인들은 캥거루를 ‘루’라고 줄여서 부른다. 잠시 후 한 젊은이가 뒤에 갈고리가 달린 흰색 트럭을 타고 어디론가 떠난다. 그날 밤 그가 해야 할 일은 가능한 한 많은 캥거루를 잡는 것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있는 노스두라스 마을에서 동부회색캥거루들이 잔디밭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호주는 자국을 상징하는 동물 캥거루와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 힘차게 뛰어오르는 캥거루는 호주의 독특한 생물다양성을 대표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매혹적인 동물에 속한다. 몸집이 큰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껑충껑충 뛸 수 있는 캥거루는 진화의 측면에서 볼 때 경이로운 동물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2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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