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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과 함께 걷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8월 호

글 폴 살로펙  | 사진 존 스탠마이어



폴 살로펙은 아프리카를 떠난 인류의 여정을 따라가며 오랜 세월 전해질 이야기, 즉 수많은 사람이 더 나은 곳을 찾아 가는 집단 이주의 연대기를 기록하고 있다.



나는 거의 7년 동안 이주민과 함께 걷고 있다. 2013년 겨울, 에티오피아 북부에 있는 헤르토 부리라고 불리는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 화석의 발굴지에서 출발해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은 여정, 즉 석기시대에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게 된 여정의 길을 걸어서 다시 가보기로 했다. 나의 장거리 도보 여행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인류가 최초로 지구를 개척하게 된 경로들을 따라가면서 현장에서 내 눈으로 본 것을 보도한다.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6만 년 전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벗어나 정처 없이 떠돌다시피 하다가 결국에는 남아메리카의 끝자락에 이르렀다. 그곳은 바로 내 여정의 종착점이기도 하다. 우리 인류는 사냥꾼이자 채집인이었다. 우리에게는 문자나 바퀴, 가축, 농업 기술도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이 잊혀진 모험가들의 흔적을 1만 6000km 넘게 따라왔다.



폴 살로펙(왼쪽)과 그의 안내인 아메드 엘레마가 헤르토 부리 마을에서 대장정의 둘째 날을 시작하고 있다.



오늘 나는 인도를 횡단하고 있다. 


자유롭게 탐험하던 황금 시대 이후 인간들이 정착해서 집에 살게 되면서 오늘날 우리의 삶은 몰라 볼 정도로 바뀌었다. 


2011년에 내전이 시작되자 자신들의 고향인 시리아에서 달아난 난민들은 요르단을 떠돌며 가능한 곳이면 어디에서나 일거리를 찾는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

유엔의 추산으로는 10억 명 이상, 즉 일곱 명 중 한 명이 자국 내에서 혹은 국경을 넘어 해외로 이주하고 있다. 수백만 명이 전쟁, 박해, 범죄,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같은 폭력 사태를 피해 달아나고 있다. 또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적 대책을 찾고 있다. 이 새로운 대규모 이주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사회 안전망을 무너뜨리는 세계화된 시장 체제, 환경 오염으로 초래된 이상기후, 소셜 미디어로 더욱 강해진 더 나은 삶을 향한 욕구가 있다. 이동 인구의 수만 따지면 이는 인류의 긴 역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구 이동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8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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